2026년 바뀌는 생활법규들…공립학교 성중립 화장실 의무설치·약값 인하·AI정책 등

인슐린 가격 상한제와 임대 아파트 의무 강화
플라스틱 봉투 금지·AI 규제까지 전방위 개편

2026년부터 모든 공립학교에는 한 곳 이상 성중립 화장실이 설치된다. 성중립 화장실 표지판. 자료사진.
캘리포니아 주의회와 개빈 뉴섬 주지사는 올해 900건이 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내년부터 실제 생활에 바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약값 인하, 주거 환경 개선, 인공지능(AI) 규제, 이민 단속 방식 제한 등 주민들이 체감할 변화가 적지 않다.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인슐린 가격 인하다. 내년 1월 1일부터 주정부 규제를 받는 대형 건강보험사는 인슐린 본인 부담금을 한 달 기준 최대 35달러까지만 받을 수 있다.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이와 함께 자체 브랜드 인슐린을 출시해, 5개 펜을 55달러에 판매할 예정이다. 이는 현재 시중 가격보다 훨씬 저렴한 수준이다. 당뇨병 환자들에게는 생명과 직결된 약값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또 다른 법안은 약값을 관리하는 중간업체의 과도한 이익을 제한해 전반적인 의약품 가격 인하를 목표로 한다.

미국당뇨병협회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성인 인구의 약 10.6%, 약 350만 명이 당뇨를 앓고 있어 이번 조치는 생명과 직결된 부담 완화책으로 평가된다.

이민 단속과 관련해서는 논란이 큰 법도 시행을 앞두고 있다. 내년부터 캘리포니아에서 활동하는 경찰과 연방 요원은 얼굴을 가리기 위한 마스크를 쓰고 단속을 할 수 없게 된다. 또한 모든 법 집행관은 이름이나 배지 번호가 적힌 신분증을 착용해야 한다. 다만 이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가 소송을 제기해 실제 시행 여부는 법원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생활과 밀접한 변화도 있다. 내년부터는 고양이 발톱 제거 수술이 금지된다. 또 임대 아파트에는 반드시 작동하는 스토브와 냉장고를 갖춰야 한다. 그동안 세입자가 직접 냉장고를 준비해야 했던 일부 지역에서는 큰 변화가 될 전망이다.

성폭력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도 통과됐다. 기업이나 개인이 성폭력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주장이 있는 경우, 2026년부터 2027년 말까지는 사건 발생 시점과 관계없이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다만 공립학교나 정부기관은 이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교육 현장에서도 변화가 있다. 2026년 7월부터 모든 공립학교는 최소 한 곳 이상의 성중립 화장실을 설치해야 한다. 이는 트랜스젠더 학생을 포함해 누구나 차별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자는 취지다.

AI와 관련한 규제도 강화된다. 어린이가 사용하는 AI 챗봇에는 “실제 사람이 아니다”라는 안내 문구를 반드시 표시해야 하며, 자해나 자살을 부추기는 내용이 나오지 않도록 대응 체계를 갖춰야 한다. 이와 함께 AI가 만든 음란물 단속, 경찰의 AI 활용 공개, 의료인으로 가장하는 AI 챗봇 금지 등 여러 규제가 내년부터 시행된다.

환경 분야에서는 플라스틱 쇼핑백이 사실상 완전히 사라진다. 기존에 허용됐던 두꺼운 플라스틱 봉투까지 금지되면서, 대형 마트와 식료품점은 종이봉투만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법안들이 캘리포니아 주민들의 일상과 권리를 직접적으로 바꾸는 동시에, 연방 정부 정책과는 다른 독자적인 방향을 분명히 보여주는 신호라고 평가하고 있다.


최정현 기자 / choi@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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