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대선주자 TV토론’ 무산…국힘, 기자협회·JTBC손석희 정치편향 주장

국힘, 윤 후보 건강문제로 날짜변경 요구도
더불어민주당 "애초 토론 의사 없었던 것"

3일(한국시간) 오후 서울 여의도 KBS 공개홀에서 열린 방송 3사 합동 초청 '2022 대선후보 토론'에서 후보들이 리허설 준비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당 심상정 후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오는 8일(한국시간)로 합의됐던 여야 대선후보 4인의 ‘2차 TV토론’이 돌연 무산됐다. 토론의 세부적인 주제와 방식을 결정하는 실무협상이 결렬되면서다. 애초 토론을 수용하겠다고 밝힌 국민의힘은 룰 협상에서 주최 측인 한국기자협회와 생방송 진행을 맡은 JTBC의 편향성을 문제 삼았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건강(컨디션)을 이유로 날짜 변경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국민의당 안철수,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 측은 5일 오후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TV토론 관련 실무협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국민의힘은 이번 토론을 주최하는 한국기자협회와 진행을 맡은 JTBC의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며 TV조선과 채널A, MBN까지 종합편성채널(종편) 4사 공동주관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JTBC 손석희 사장의 정치적 편향성을 주장하며 문제 삼았다고 한다.

다른 참석자 측이 국민의힘의 요구에 대해 대부분 수용 의사를 밝혔지만, 국민의힘이 이번 토론회를 제안하고 주관하는 기자협회를 계속 문제 삼고 윤석열 후보의 건강을 이유로 토론회 날짜 변경까지 새롭게 요구하면서 토론 자체가 불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 결렬 후 국민의힘을 제외한 여야 3당은 일제히 유감을 표했다. 민주당 박찬대 수석 대변인은 논평에서 “느닷없이 주최 측은 빠지라고 요구한 것은 처음부터 토론할 의사가 없었던 것”이라며 “윤 후보는 아직도 토론이 두렵나. 갖은 꼼수로 회피하겠다는 꿈은 꾸지 말고 즉각 토론에 응하라”고 밝혔다.

국민의당도 논평에서 “룰 미팅에서 국민의당은 다른 당의 제안에 어떤 반대도 한 바 없으며, 원만한 토론 개최를 위해 최선을 다해 중재했다”고 밝혔다. 정의당 이동용 수석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윤 후보의 말도 안 되는 억지와 생트집이 파국을 만들었다”면서 “토론을 하기 싫거나 두려운 것인지, 주최형식이 문제인지, 아니면 날짜가 문제인지 솔직하게 입장을 밝혀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TV토론협상단은 입장문에서 “기자협회에서 주최하고 특정 방송사가 주관해 진행하는 이번 4인후보 초청 합동토론회는 토론의 기본전제가 되는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는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기자협회는 “국민의힘이 윤석열 후보의 건강상 이유 등을 들어 토론회를 2~3일 정도 연기해줄 것을 요청했고, 최종적으로 8일 토론회 개최를 위한 실무협상은 결렬됐다”고 밝혔다. 이어 “윤석열 후보를 제외한 3당 후보를 놓고 토론회를 진행하는 안과 종편 4사와 보도전문채널 2사를 포함한 6개 방송사가 공동주최하는 토론회 안을 놓고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31일로 추진되던 민주당 이재명·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간 양자 토론도 자료 지참을 둘러싼 기싸움 끝에 결국 무산된 바 있다. 대선 후보 4인의 TV토론회는 지난 3일 처음 개최됐다. 오는 21일부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최하는 법정 토론이 3회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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