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3일부터 한국 입국전 코로나19 검사 안한다…입국후 검사는 유지

국가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회가 해외에서 국내로 입국하기 전에 시행하는 코로나19 검사를 폐지하고, 입국 직후 검사로 대체해야 한다는 의견을 정부에 제시한 가운데 30일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자 전용 코로나 검사센터가 해외 입국자들로 붐비고 있다.
9월 3일 0시부터 국내에 입국하는 모든 내·외국인은 코로나19 PCR(유전자증폭) 음성 확인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31일(한국시간) 중대본 회의에서 “9월 3일 0시부터 국내에 도착하는 비행기편이나 선박편을 이용하시는 모든 내·외국인은 PCR 음성 확인서를 제출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밝혔다. 모든 입국자에게 적용돼 온 입국 전 코로나19 검사 의무가 중단되는 것이다. 이번 조치는 접종이력이나 출발 국가와 상관없이 적용된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해외에서도 코로나 유행 규모가 감소하는 추세이고, 국내 유행도 9주 만에 감소가 확인됐다”며 “전세계적으로 음성 확인서 제출을 중단하는 흐름에 맞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외에서 치명률이 높은 우려 변이가 발생하는 등 상황이 변하는 경우 사전 PCR 검사 재도입 등 입국 관리를 신속하게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치가 이동량이 많은 추석 연휴 이전에 시행되면서 유행 확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백 청장은 이에 대해 “추석 연휴 이동량 증가로 인해서 감염 기회가 증가할 수 있으나 재유행이 현재 정점 구간을 지나고 있고 지난주부터 감소 추세에 들어섰기 때문에 유행 양상이 많이 커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입국 후 PCR 검사를 입국 1일 이내에 하도록 권고하고 있으니 이 검사를 신속히 받아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 조치에 대해 “기내에서의 전파가 생각보다 적고, 입국자 중 확진자 비율이 입국 후 검사 기준 1.3% 이하여서 입국 전 검사를 중단할 수 있는 시점이라고 본다”며 “입국 후 모니터링 기간을 2주가량으로 늘리고 검사 비용을 지원하는 등 강화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 입국하는 모든 사람은 입국 전 48시간 이내의 PCR(유전자증폭) 검사 또는 24시간 이내의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RAT) 음성확인서를 제출하고 입국 후 1일 이내에 PCR 검사 결과를 추가로 받아야 한다. 이번 조치로 입국 전 검사 의무는 사라지지만 입국 후 검사는 유지된다. 방역 당국은 입국 후 검사가 ‘해외 유행 변이를 차단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입국 후 검사는 PCR 검사로만 가능하고,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RAT)는 인정되지 않는다. 앞서 국가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회는 입국 전 코로나19 검사를 폐지하고, 입국 직후 검사로 대체해야 한다는 의견을 정부에 제시했다고 밝혔다.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지난 29일 “귀국 전에 다른 나라에서 출발 48시간 전, 24시간 전에 하는 유전자증폭(PCR) 검사와 신속항원검사는 궁극적으로 폐지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에서는 선진국이든 개도국이든 검사를 굉장히 부실하게 하고 있다. 부실한 검사를 굳이 불편하게 할 이유가 있는지, 진짜 양성인지 위양성인지 모르는 우리 국민을 외국에서 방황하게 만드는 것이 옳은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현재 코로나19 유행의 우세종인 BA.5 변이에 효과적인 2가 백신(개량백신)을 4분기 중에 도입하기로 했다. 개량백신은 60세 이상,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에 우선 접종한다. 다만 변이에 대한 효과를 고려해 기존에 2차 이상 접종을 완료한 18세 이상 성인도 접종받을 수 있도록 했다.

백 청장은 “국내에는 BA.1 기반의 모더나 2가 백신이 가장 먼저 도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모더나사는 지난달 말 우리나라 식약처에 허가를 신청한 상황”이라며 “화이자의 BA.1 기반 백신과 BA.4, BA.5 기반 백신 2종에 대해서도 개발·허가 절차를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신속한 도입을 위해 제조사와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역당국이 임상자료를 분석한 결과 BA.1 기반 2가 백신은 기존 백신 대비 코로나19 초기주에는 1.22배, BA.1에는 1.75배 더 높은 중화능을 보였고 BA.4과 BA.5에 대해서도 기존 백신 대비 1.69배 높은 중화능이 확인됐다.국내 기업인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한 ‘스카이코비원’ 백신 접종도 시작된다.

예약 없이 시행하는 당일·방문 접종은 내달 5일부터, 내달 1일부터 시작되는 사전예약에 따른 예약접종은 13일부터 가능하다.

이 1총괄조정관은 “스카이코비원 백신은 기존 백신에 비해 중화항체 값은 2.9배 높고 이상반응도 대부분 미미한 정도”라며 “18세 이상 성인 중 아직 접종을 안 하신 분들은 국산 백신 접종을 권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또 내달 9일부터 나흘간 이어지는 추석연휴 기간 전국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모든 차량의 통행료 면제를 추진한다. 가족 모임·방문에는 따로 제한이 없고 휴게소와 버스·철도 내 실내 취식도 허용된다.

경기, 경남, 전남 지역 고속도로 9개 휴게소에서는 임시선별검사소를 추가로 설치해서 누구나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도록 한다. 현재는 60세 이상, 자가진단검사 양성자, 확진자의 동거인, 감염취약시설 종사자 등에 대해서만 선별검사소 등에서 PCR 검사가 무료인데, 추석 기간 휴게소내 임시선별검사소에서는 국민 누구나 무료 PCR 검사가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다만 고위험군이 많은 요양병원·시설 접촉 면회는 금지된다. 연휴 전후로 해당 시설 입소자와 종사자는 증상 확인을 하도록 하고, 종사자는 연휴 복귀 시점에 신속항원검사를 반드시 실시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 1총괄조정관은 “고향을 방문하기 전에는 가급적 백신을 접종하고 방문 중에는 되도록 짧게 머무르길 권한다”고 밝혔다.

연휴 기간에 코로나19 원스톱 진료기관은 전국 4천900여개소 운영되고 당번약국, 지역 보건소에서 먹는 약을 구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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