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호황 기대 속 캘리포니아 부동산 투자 급증…샌프란시스코 24% 증가

AI 산업 성장·사무실 복귀 영향
서부 도시 중심 투자 수요 확대

샌프란시스코를 비롯한 미 서부지역 도시들에서 투자자들의 주택 매입이 다시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사진.
미 서부 지역에서 부동산 투자자들의 주택 매입이 다시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역 언론인 SF게이트가 12일 보도했다. 특히 캘리포니아 주요 도시에서는 집을 사서 임대하려는 투자 움직임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이 보도는 덧붙였다.

부동산 중개업체 레드핀(Redfin)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4분기 샌프란시스코에서 투자자가 구매한 주택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4% 증가했다. 이는 미국 주요 도시 가운데 세 번째로 높은 증가율이다. 오클랜드에서도 투자자 주택 매입이 17% 늘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의 배경으로 인공지능(AI) 산업 성장과 기업들의 사무실 복귀 정책을 꼽는다. 기술 기업들이 직원들의 출근을 다시 늘리면서 도심 주택 수요가 높아지고 있고, 이에 따라 임대료 상승 가능성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집을 사서 임대 수익을 얻을 기회로 보고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또 샌프란시스코처럼 집값이 매우 높은 도시에서는 일반 구매자가 집을 사기 어려워 투자자들이 임대용 주택을 사들이는 경우도 많다.

레드핀의 경제 연구 책임자 첸 자오는 “캘리포니아 주요 도시들은 최근 다시 인기 있는 부동산 시장이 되면서 매물은 줄고 수요는 늘고 있다”며 “이 때문에 투자자들에게 더 매력적인 시장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캘리포니아 다른 대도시에서도 투자 활동은 증가했다. 로스앤젤레스, 산호세, 샌디에이고에서는 투자자 주택 매입이 모두 11% 늘었다. 반면 새크라멘토는 3% 감소했는데, 팬데믹 기간 동안 높아졌던 인기가 점차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전체 주택 거래 가운데 약 25%가 투자자로 분류된 구매자에 의해 이루어졌다. 다만 여기에는 개인 투자자뿐 아니라 신탁이나 회사 명의로 집을 구입한 경우도 포함된다. 부유층이나 일부 가정에서는 개인정보 보호나 자산 관리 목적으로 이런 방식으로 집을 구입하기도 한다.

최근 미국 정치권에서는 투자자의 주택 매입이 주택 가격 상승의 원인이라는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사모펀드가 단독주택을 사들이는 것을 금지하는 방안을 의회에 요청하기도 했다. 상원은 최소 350채 이상의 주택을 보유한 투자자가 추가로 주택을 사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일부 연구에서는 임대료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은 투자자가 아니라 주택 공급 부족이라고 분석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대형 투자 기관이 보유한 단독주택 임대는 전체의 약 3% 수준에 불과하다.

투자자 주택 매입이 가장 크게 늘어난 곳은 태평양 북서부 지역이다. 시애틀에서는 투자자 주택 매입이 전년보다 37% 증가했고, 오리건주의 포틀랜드도 27% 증가했다. 현재 샌프란시스코, 샌디에이고,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전체 주택의 약 25% 정도가 투자자 소유로 추정된다. 이는 전국 평균인 18%보다 높은 수준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현재 시장 상황이 과열 단계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자오는 “현재 변화는 시장의 정상적인 범위 안에서 일어나는 움직임이며 투자자 때문에 시장이 과열됐다고 볼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과거 투자자들이 많이 몰렸던 플로리다 지역에서는 오히려 투자 활동이 줄어드는 모습이다. 올랜도는 투자자 주택 매입이 16% 감소했고, 포트로더데일도 15% 줄었다. 라스베이거스와 내슈빌에서도 각각 12%, 9% 감소했다.

보고서는 보험료 상승, 임대료 하락, 그리고 시장에 나오는 주택 매물이 늘어난 것이 이런 감소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또 최근 투자자들은 일반 주택보다 고급 주택 시장에 더 관심을 보이고 있다. 고가 주택에 대한 투자자 매입은 지난해보다 5% 증가했다.

최근 미국 주택 시장은 거래가 다소 둔화된 상태지만 회복 가능성도 있다. 2월 말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약 6% 아래로 내려가면서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중동 지역 긴장 등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모기지 금리가 다시 상승하는 등 시장 회복 속도는 예상보다 느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스티브 권 기자 / steve.kwon@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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