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통신, 법무부 감사보고서 입수
피해자들, 위계에 신고 못 해
연방수사국(FBI)의 한 고위관리가 여러 차례 권력형 성폭력을 저지르고도 무사히 퇴임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AP 통신은 12일 법무부 감사보고서를 입수해 이같은 내용을 전하면서, 성비위 의혹에도 처벌 없이 퇴임한 FBI 고위관리가 몇 명 더 있다고 밝혔다.
통신은 지난해 10월 자체 취재를 토대로 FBI 고위직의 성 비위 의혹이 최근 5년간 최소 6건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이는 FBI 본부 대량파괴무기 담당 부서장과 뉴욕주 올버니 지부장을 지낸 제임스 헨드릭스(50)다.
헨드릭스한테 성폭력을 당했다는 이는 8명에 달한다. 그는 켄터키주에서 경찰로 일하다가 1998년 FBI에 들어왔고 지난해 퇴임했다. 법무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헨드릭스는 사무실에서 여성과 대화할 때 계산된 자세와 머리 각도로 들키지 않고 가슴과 몸을 쳐다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부하 여직원과 차를 타면서 “네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가지고 놀 수 있게 조수석에 타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그는 여직원에게 회의실에서 성관계를 맺자고 하거나 여성이 방에서 나간 뒤 음란행위를 하는 듯한 행동을 하고 여성들의 신체를 만진 적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 여성은 헨드릭스가 다리나 가슴을 만지려고 손을 뻗으면 때릴 요량으로 자를 지니고 다녔다고 토로했다. 다른 여성은 비공개회의에서 헨드릭스가 귀를 잡아당기고 뺨에 입을 맞춰 충격을 받고 귀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료들은 헨드릭스를 ‘숙련된 포식자‘로 묘사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피해자나 목격자들은 위계에 눌려 신고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차 조수석에 타달라고 요청받은 부하 직원은 업무적으로 성공하길 원하는 상황에서 모든 업무에 헨드릭스의 결재가 필요했기에 신고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헨드릭스는 법무부 감사에서 피해자들이 자신의 행동을 과장하거나 잘못 해석했으며, 이들에게 성적으로 끌린 적이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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