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E, 조지아 현대차·LG 배터리 공장 대규모 단속 영상 공개…손・발 쇠사슬 묶인 채 끌려가

ICE, 군용 차량·헬기까지 투입해 ‘최대 규모’ 단속 작전 공개
AP “한국 국적자 대거 구금, 이례적 사례…외교 갈등 우려돼”
글로벌 대기업 투자 프로젝트 불법 고용 논란 대표적 사례될 듯

ICE가 공개한 조지아 현대차·LG 배터리 공장 대규모 단속 모습. 사진 ICE공개 영상 캡처.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 위치한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에서 대규모 불법 체류·고용 단속 작전 과정을 담은 사진과 영상을 공개했다. ICE는 지난 4일 연방수색 영장을 근거로 현장을 급습해 총 475명을 구금했다고 밝혔다. 이 중 약 300명이 한국 국적자로 확인되면서 한·미 양국 사회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ICE가 공개한 2분 34초 분량의 영상은 군용 차량과 다수의 차량, 헬리콥터가 현장으로 진입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곧이어 단속 요원들이 공장 부지를 봉쇄한 뒤, 작업복을 입은 직원들이 줄지어 버스로 이송되는 모습이 이어졌다. 직원들은 양손과 다리에 체인이 묶인 채 이동했으며, 일부는 ‘DSK 메카닉’, ‘HL-GA 배터리회사’, ‘LG CNS’ 등 협력업체로 추정되는 이름이 적힌 조끼를 착용하고 있었다. 영상 속에는 단속을 피해 부지 내 연못으로 도망쳤다가 요원들에 의해 끌려 나오는 직원들의 모습도 담겼다.

이번 단속 작전에는 ICE뿐만 아니라 국토안보수사국(HSI), 마약단속국(DEA), 연방수사국(FBI), 주류·담배·총기·폭발물단속국(ATF), 국세청(IRS), 조지아주 경찰 등 연방과 주·지방 기관 인력 약 500명이 투입됐다. 작전 규모와 준비 태세는 사실상 군사작전을 방불케 했으며, ICE는 이를 “법집행의 정당성과 절제된 대응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ICE는 보도자료를 통해 “구금된 인원 다수가 방문 비자나 단기 체류 비자를 부정하게 사용해 불법 취업을 했다”며 “관광 목적의 비자나 비자면제 프로그램(ESTA)으로 입국한 사람은 미국 내에서 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적격한 형사 유죄 판결을 받은 영주권자도 추방 대상이 될 수 있다”며 마약, 총기, 절도 등 중범죄 전과를 근거로 일부 영주권자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ICE가 공개한 조지아 현대차·LG 배터리 공장 대규모 단속 모습. 사진 ICE공개 영상 캡처.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구금된 직원 규모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협력업체를 포함해 약 300명의 직원이 구금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했으며, 현대차 측은 “자사 소속 직원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협력업체 고용 관행 전반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단속은 ICE의 통상적인 불법 고용 단속 가운데서도 규모 면에서 이례적이다. 슈랭크 국토안보수사국 조지아 담당 특별수사관은 “이번 작전은 기관 역사상 단일 사업장에서 벌어진 최대 규모의 법집행”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ICE는 지난 몇 년간 농장, 음식 제조업체, 마리화나 재배지 등 다양한 사업장을 단속해왔지만, 이번처럼 글로벌 대기업의 핵심 제조 시설을 대상으로 수백 명을 체포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

미국 주류 언론들도 이번 사건을 비중있게 보도했다. AP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추방 정책의 연장선에서 이뤄진 이번 단속은 규모와 상징성에서 특별하다”고 분석했다. AP는 특히 한국 국적자들이 대거 구금된 점을 주목하며 “지난해 27만여 건의 강제 추방 사례 중 한국인은 46명에 불과했는데, 이번에 단일 현장에서 수백 명이 적발됐다”고 전했다.

AP는 또, 일부 구금자는 합법적으로 입국했지만 체류 기간이 만료되었거나 비자면제 프로그램으로 입국해 취업이 불가능한 상태였으며, 일부는 아예 국경을 불법으로 넘어온 경우라고 보도했다. 이민 전문 변호사 찰스 쿡은 “구금된 한국인 일부는 미국에 입국한 지 불과 몇 주에 불과했고 곧 귀국할 예정이었다”며 “관광 목적의 단기 체류에도 불구하고 단속에 걸렸다”고 전했다.
ICE가 공개한 조지아 현대차·LG 배터리 공장 대규모 단속 모습. 사진 ICE공개 영상 캡처.
미국 내 이민 단속의 정치적 성격도 드러난다.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를 비롯한 공화당 주정부 인사들은 “법은 모든 고용주에게 동일하게 적용된다”며 강경한 입장을 내놨다. 반면 아시안계 권익단체 ‘아시안 아메리칸스 어드밴싱 저스티스-애틀랜타’는 성명을 통해 “우리 이웃이자 가족인 노동자들이 먹고 살기 위해 일하다가 단속에 희생됐다”며 “이번 대규모 단속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지역 사회에도 파장이 나타나고 있다. 현대차 공장 인근에서 마켓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이번 단속 이후 매출이 급격히 줄었다”며 “한인 사회가 불신과 두려움 속에서 떠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또 현지 주민 일부는 “공장이 지역 사회에 충분한 일자리를 제공하지 못했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이번 단속으로 체포된 인원 대부분은 현재 조지아주 플로리다 경계선 인근 포크스턴 이민자 구금센터에 수용돼 있으며, 아직 범죄 혐의로 기소된 사람은 없는 상태다. 수사는 계속 진행 중이며, 연방검찰은 “불법 고용의 실질적 책임자가 누구인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ICE가 공개한 조지아 현대차·LG 배터리 공장 대규모 단속 모습. 사진 ICE공개 영상 캡처.
ICE가 이번 작전과 관련 영상을 공개한 것은 단속 과정의 정당성을 홍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한국 국적자가 대거 포함되면서 이 사안은 단순한 불법 고용 단속을 넘어 한·미 양국 간 외교 현안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 외교부는 “투자 기업 활동과 자국민 권리가 법집행 과정에서 부당하게 침해되어서는 안 된다”며 외교 채널을 통한 대응을 예고했다.

이번 사건은 글로벌 대기업의 투자 프로젝트가 불법 고용 논란에 휘말린 대표적 사례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며, 향후 미국 내 이민 단속 정책과 외국 기업 투자 환경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ICE가 공개한 조지아 현대차·LG 배터리 공장 대규모 단속 모습. 사진 ICE공개 영상 캡처.
ICE가 공개한 조지아 현대차·LG 배터리 공장 대규모 단속 모습. 사진 ICE공개 영상 캡처.
ICE가 공개한 조지아 현대차·LG 배터리 공장 대규모 단속 모습. 사진 ICE공개 영상 캡처.
ICE가 공개한 조지아 현대차·LG 배터리 공장 대규모 단속 모습. 사진 ICE공개 영상 캡처.


최정현 기자 / choi@baynewslab.com
저작권자 © SF Bay News Lab,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광고문의 ad@baynewslab.com

Related Posts

의견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