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텍사스 감독, 양현종 선발 가능성 거론…”매우 인상적”

양현종, 빅리그 두 번째 등판에서 무실점 쾌투쇼.
메이저리그(MLB) 텍사스 레인저스의 크리스 우드워드 감독이 두 번째 빅리그 등판에서 무실점으로 역투한 양현종(33)에게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우드워드 감독은 30일 보스턴 레드삭스에 1-6으로 패한 뒤 인터뷰에서 비록 표본이 적긴 하지만, 양현종의 선발 가능성을 거론하는 게 말도 안 되느냐는 물음에 “전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양현종은 이날 선발 투수 아리하라 고헤이가 6점이나 주고 물러난 3회초 2사 1루에서 구원 등판해 4⅓이닝 동안 삼진 4개를 뽑아내고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특히 안타와 볼넷을 1개씩만 허용하고 보스턴 타선을 완벽하게 봉쇄했다. 지난달 27일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를 상대로 한 빅리그 데뷔전에 구원 등판해 4⅓이닝 2실점 한 것보다 진일보한 내용이었다.

우드워드 감독은 “J.D. 마르티네스가 친 안타 또한 먹힌 타구였고, 대부분이 빗맞은 타구였다”며 “매우 강렬했고, 그의 보직을 논하는 게 절대 이르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양현종은 33살 베테랑으로 던지는 법을 아는 투수이며 빅리그에서 던진 경험이 없었을 뿐”이라며 “현재 메이저리그 최강인 보스턴 강타선을 상대로 양현종이 어떤 투구를 보여줄지 궁금했고, 공격적이며 좋은 투구를 펼쳤다”고 강조했다.

우드워드 감독은 개막전 로스터를 결정하기 전 양현종의 보직을 선발보다는 롱 릴리프로 한정했다. 또 빅리그에서 던진 경험이 없다는 점에 ‘꽂혀’ 양현종을 개막전 로스터에서 제외했다. 그러나 최근 두 경기에서 양현종이 호투한 것을 보고 완전히 인식을 바꾼 모양새다.

세계 최고의 무대라는 메이저리그에서 그것도 꽉 찬 관중이 보는 앞에서 양현종은 두 번이나 평정심을 잃지 않고 자신의 무기를 극대화해 조기 강판한 선발 투수보다 나은 성적을 냈다. 강타자가 즐비한 보스턴과의 경기에선 세 번이나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무리해 벤치에 확실한 믿음을 심었다. 양현종을 롱 릴리프 또는 선발 투수 2명을 잇달아 투입하는 ‘1+1’ 전략의 뒤축으로 기용하겠다던 우드워드 감독의 구상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아리하라에게서 공을 빼앗은 우드워드(가운데) 텍사스 감독.
텍사스 선발진 중에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2.16을 기록한 에이스 카일 깁슨을 빼놓고 나머지 4명의 성적은 그리 좋지 않다. 조던 라일스는 평균자책점 6점대로 부진하고, 아리하라의 평균자책점도 5점대 후반으로 치솟았다. 상황에 따라서는 양현종이 부진한 선발 투수들에게 휴식을 주기 위해 투입되는 6선발로도 뛸 가능성이 생긴 셈이다.

인상적인 호투로 빅리거로 가는 길을 스스로 개척한 양현종의 보직에 한국과 미국 야구팬의 시선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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