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풋볼(NFL) 애틀랜타 팰컨스의 한국인 키커 구영회(27)가 다음 시즌에도 애틀랜타에서 뛴다.
13일 NFL 공식 사이트인 NFL닷컴에 따르면 애틀랜타는 키커 구영회를 비롯해 와이드리시버 크리스티안 블레이크, 코너백 타일러 홀, 디펜시브엔드 제이컵 튜오티–매리너 등 4명과 재계약했다.
구영회는 올 시즌을 끝으로 애틀랜타와의 계약이 종료됐지만, 아직 서비스 타임 3년을 채우지 못해 독점적 자유계약선수(ERFA) 신분이다. ERFA는 원소속구단에 협상의 우선권이 있다. 원소속구단이 계약을 제시하면 해당 선수는 다른 구단과는 협상할 수 없다.
구영회는 지난 시즌 39개의 필드골을 시도해 37개(성공률 94.9%)를 성공시키며 애틀랜타 구단 역사를 새로 썼다. 전임자였던 맷 브라이언트가 2016년과 2017년에 각각 세운 34개를 넘는 애틀랜타 구단 신기록을 작성했다.
50야드 이상 거리의 필드골을 최소 8번 이상 시도해 모두 성공한 선수는 구영회(8-8)가 애틀랜타 선수로는 역대 처음이다. 구영회는 이 같은 활약을 앞세워 프로볼(올스타전) 팬 투표에서 양대 리그를 통틀어 최다표를 쓸어 담고 생애 첫 올스타에 선발되는 영광을 누렸다.
시즌 후 구영회를 붙잡아야 한다는 애틀랜타 팬들의 목소리는 컸다. 재계약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구영회는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NFL에 진출하며 새 역사를 쓴 선수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미국으로 이민한 구영회는 그의 축구 실력을 본 친구들의 권유로 미식축구에 입문했다.
2017년 로스앤젤레스 차저스에서 한국인 최초로 NFL 무대를 밟았으나 기쁨은 잠시였다. 구영회는 첫 시즌 4경기에 나와 6번의 필드골 시도 중 3번 성공에 그친 뒤 그해 10월 방출당했다.
와신상담한 구영회는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했다. 2019년 2월 출범한 미국 신생 풋볼리그인 AAF에서 애틀랜타 레전드 소속으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AAF에서 14번의 필드골 기회를 한 번도 놓치지 않고 모두 성공할 정도로 확 달라진 기량을 선보였다. 이후 줄기차게 NFL 구단의 문을 두드린 구영회는 2019시즌 후반기에 애틀랜타와 계약하며 NFL 무대에 재입성했다.
이제는 애틀랜타의 확고한 주전으로 자리 잡은 구영회는 비범한 온사이드킥 능력까지 겸비해 탐내는 구단이 여럿이다. 다가오는 새 시즌에도 활약을 이어간다면 돈방석에 오를 날이 머지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