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B 황제’ 알 켈리, 미성년자들 성착취 혐의 ‘징역 30년’ 중형 선고받아

판사 "성이 아닌 폭력, 학대 사건"…피해자들 눈물의 증언

R&B 스타 알 켈리가 미성년자 성매매와 공갈 등의 혐의에 대해 30년 중형을 선고 받았다. CBS 뉴스 캡처.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을 풍미한 미국의 R&B 스타 알 켈리(55)가 미성년자들을 조직적으로 성착취한 혐의 등으로 거의 30년 만에 마침내 중형을 선고받았다.

뉴욕시 브루클린 연방지방법원은 29일 미성년자 성매매와 공갈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켈리에 대해 징역 30년과 10만달러의 벌금을 선고했다고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이 전했다.

앤 도널리 연방판사는 “당신이 무기로 사용한 것은 성이지만, 이번 재판은 단지 성에 관한 사건이 아니라 폭력, 학대, (정신적) 지배에 관한 사건”이라며 “당신은 피해자들에게 사랑은 노예와 폭력이라고 가르쳤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에는 다수의 피해자가 나와 직접 증언하며 눈물과 분노를 쏟아냈다. 한 피해자는 켈리에게 “당신은 내 영혼을 박살 내는 일을 시켰다. 당신이 날 너무 비참하게 느끼게 했기 때문에 말 그대로 죽고 싶었다”라며 “당신도 기억하는가”라고 물었다.

그러나 켈리는 재판 내내 한마디도 하지 않고 침묵을 지켰다고 언론들은 보도했다.

‘아이 빌리브 아이 캔 플라이'(I Believe I Can Fly)를 비롯해 수많은 히트곡과 다수의 플래티넘 앨범(100만장 이상 판매된 음반)을 발표한 싱어송라이터 켈리는 이미 1990년대부터 어린 소녀들을 성적 착취한다는 소문에 휩싸인 바 있다.

본명이 로버트 실베스터 켈리인 그는 1997년 한 여성으로부터 미성년자 성폭력과 성희롱 혐의로 고소당했고, 이어 시카고에서 아동 포르노 혐의로 기소됐으나 2008년 배심원단으로부터 무죄 평결을 받았다.

법망을 피해 가는 듯했던 켈리의 혐의는 2010년대 후반 ‘미투 운동’이 활발히 전개되면서 관련 다큐멘터리가 제작되는 등 다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결국 브루클린 연방검찰은 켈리가 “자신의 명성과 돈, 인기를 이용해 아이들과 젊은 여성을 자신의 성적 만족을 위해 조직적으로 희생시켰다”며 그를 기소했다.

다수의 피해 여성은 자신들이 미성년자일 때부터 켈리가 변태적이고 가학적인 행위를 강요했다며 그를 고소했다. 이들은 비밀 서약서에 강제로 서명했으며, 켈리가 정한 규칙을 어기면 폭행을 비롯한 벌을 받았다고 밝혔다.

피해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켈리는 자신이 성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숨기고 피해 여성들에게 헤르페스를 옮겼고, 자신이 정한 규칙을 어겼다는 이유로 한 피해 여성의 얼굴에 배설물을 바르게 한 뒤 동영상까지 찍었다.

또한 켈리는 1994년 당시 15세에 불과했던 떠오르는 R&B 스타 알리야를 임신시킨 뒤 알리야의 나이를 18세로 조작한 운전면허증을 마련해 운동복 차림으로 사기 결혼한 혐의도 받았다. 알리야는 22살이던 2001년 비행기 추락사고로 사망했다.

이날 재판에서 켈리의 변호인들은 켈리가 심각하고 오랫동안 지속된 아동 성학대와 가난, 폭력으로 점철된 어린 시절 트라우마가 있다는 이유로 10년 이하의 징역형을 선고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019년부터 보석 없이 구속 수감 중인 켈리는 오는 8월 시카고에서 아동 포르노와 사법방해 혐의에 관한 재판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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