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방문한 전남 지역 학생들…SF한인회 환영식 참석 ‘위안부 기림비 의미·한인 이민사’ 배워

전남교육청 꿈실현재단 소속 방문단
미주 공공외교 현장학습으로 SF 방문
미주 이민·독립운동 역사 현장서 체험

전남교육청 꿈실현재단 ‘전남학생공공외교스쿨’ 방문단에게 샌프란시스코 위안부 기림비 건립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는 김한일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 한인회장.
전남교육 꿈실현재단이 운영하는 ‘전남학생공공외교스쿨’ 방문단이 샌프란시스코를 찾아 미주 한인 이민 역사와 해외 독립운동, 그리고 위안부 문제를 직접 마주하며 의미 있는 현장 체험의 시간을 가졌다.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 한인회(회장 김한일)는 방문단을 환영하는 행사를 개최해 샌프란시스코 지역이 미주 한인 이민 역사가 시작된 곳이자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의 중심지라는 점을 학생들에게 알렸다.

학생 22명과 지도교사 8명 등 총 30여 명으로 구성된 방문단은 워싱턴과 뉴욕을 거쳐 샌프란시스코를 마지막 일정으로 방문했다. 이들은 2017년 건립된 샌프란시스코 위안부 기림비와, 도산 안창호 선생을 비롯해 장인환·전명운 의사, 이대위 목사, 김종림 선생, 유일한 박사, 이회영 선생 등 미주 독립운동가들의 동상이 모셔진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 한인회관을 찾았다. 학생들은 이곳에서 미주 한인 이민의 시작과 일제강점기 해외 독립운동의 중심지였던 샌프란시스코의 역사를 직접 보고 듣고 느끼며, 교과서 속 역사와는 또 다른 깊은 울림을 체험했다.

이날 일정은 샌프란시스코 위안부 기림비 앞에서 먼저 진행됐다.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 한인회 김한일 회장은 학생들에게 기림비 건립 과정과 의미를 설명하며, 위안부 문제는 특정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쟁 속에서 반복돼서는 안 될 인권 침해의 역사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 회장은 이 기림비가 한국뿐 아니라 중국, 필리핀, 네덜란드 등 성노예 피해를 겪은 13개 커뮤니티가 연대해 세운 상징물이라는 점을 소개하며, 여성 인권과 인간 존엄의 가치를 다음 세대에 전하는 것이 이 기림비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샌프란시스코 위안부 기림비를 방문한 전남학생공공외교스쿨 방문단이 위안부 기림비 앞에서 위안부 강제동원 피재다들을 기리는 묵념을 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위안부 기림비를 방문한 전남학생공공외교스쿨 방문단이 위안부 기림비 앞에서 위안부 강제동원 피재다들을 기리는 묵념을 하고 있다.
김 회장은 또 기림비 건립 당시 한인 사회가 겪었던 고민과 변화의 과정을 솔직하게 전했다. 아픈 역사를 드러내는 것에 대한 부끄러움과 망설임이 있었지만, 피해자들의 용기 있는 증언과 “이 역사는 다시는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가 한인 사회를 움직였다고 말했다. 특히 위안부 기림비로 세워진 김학순 할머니의 동상을 설명하며 김 할머니의 증언이 전 세계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침묵 속에 있던 다른 피해자들에게도 목소리를 낼 용기를 줬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학생들이 이 자리에 서 있는 것 자체가 기림비 건립의 의미를 완성하는 일이라며, 역사를 기억하고 전하는 주체가 되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한일 회장을 비롯해 이정순 전 미주한인회총연합회 회장, 김순란 김진덕·정경식 재단 이사장, 박미정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샌프란시스코협의회 수석부회장 등 한인 단체장과 회원 20여 명이 참석해 학생들을 환영했다. 이정순 전 미주총연 회장은 방문단을 환영하는 환영사도 전했다.

샌프란시스코 위안부 기림비에서 진행된 환영식에는 나상덕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 부총영사도 자리를 함께했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인사말은 물론 기념촬영에도 참여하지는 않았다.
방문단을 환영하는 인사말과 함께 위안부 기림비 건립 의미를 설명하는 김한일 회장.
방문단을 환영하는 인사말과 함께 위안부 기림비 건립 의미를 설명하는 김한일 회장.
위안부 기림비 건립당시 많은 역할을 했던 김순란 이사장도 위안부 기림비 건립 과정을 상세히 설명하며, 이 기림비가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고 여성 인권과 전쟁 속 인권 침해의 참혹함을 알리기 위한 교육적 목적에서 세워졌다고 밝혔다. 그는 샌프란시스코 기림비를 시작으로 서울 남산, 중국, 캐나다 등 세계 곳곳에 같은 정신을 잇는 기림비가 세워지고 있다며, 이는 기억과 연대를 통해 다시는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샌프란시스코 한인들과 지역 주민들의 의지를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남학생공공외교스쿨 방문단을 대표해 인사말에 나선 남창우 고흥고등학교 교감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처럼, 이렇게 먼 타국에서 우리의 아픈 역사를 직접 마주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남 교감은 이번 방문이 단순한 견학이 아니라, 학생들이 자유, 인권, 평화, 기후, 경제통상 등 다양한 주제를 놓고 세계 속에서 한국을 어떻게 설명하고 소통할 것인지 고민하는 공공외교의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학생들이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으로 돌아가서도 역사적 책임과 국제적 시각을 잊지 않고 성장해 나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참석자들은 기념비에 헌화하고 참배하며 위안부 기림비 건립의 의미를 다시 되새겼다. 이어 학생들은 위안부 기림비 앞에서 대형 태극기와 함께 기념촬영을 한 뒤, 한인회가 준비한 오찬을 함께하며 지역 한인들과 교류의 시간을 가졌다.
환영의 인사말을 하고 있는 이정순 전 미주한인회총연합회 회장.
샌프란시스코 위안부 기림비 건립 과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는 김순란 이사장. 김 이시장은 서울과 중국, 캐나다에도 위안부 기림비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방문단 대표인 남창우 교감이 한인회의 환영에 대핸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방문단 대표인 남창우 교감이 한인회의 환영에 대핸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이후 한인회관으로 이동한 방문단은 환영행사를 이어갔다. 김한일 회장은 한인회관 곳곳을 안내하며 샌프란시스코가 미주 한인 이민의 출발점이자 독립운동의 거점이었음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또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한 현재의 샌프란시스코가 창조와 혁신의 상징이 된 만큼, 학생들이 훗날 다시 이곳을 찾아 미래를 이끄는 주인공이 되길 바란다는 희망도 전했다.

한인회관 행사에서는 박미정 민주평통 샌프란시스코협의회 수석부회장과 이진희 미주한인회총연합회 부회장도 학생들을 환영하며, 해외 동포 사회가 한국의 역사와 가치를 지키고 전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소개했다. 위안부 기림비 앞에서는 인사말을 하지 않았던 나상덕 부총영사는 한인회관에서는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의 한인 이민사를 중심으로, 초기 이민자들의 삶과 도전, 그리고 오늘날 한인 사회의 위상을 긴 시간을 할애해 학생들에게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특별한 전달식도 진행됐다. 남창우 교감은 지난해 사전답사 과정에서 알게 된 장인환·전명운 의사의 의거를 기리기 위해 제작한 기념패를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 한인회에 전달했다. 그는 원래 의거 장소인 페리 빌딩 인근에 조형물이나 명판을 설치하고 싶었지만, 현지 법규 등의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기념패를 제작하게 됐다고 설명하며, 이 패가 두 의사의 뜻을 기억하고 전하는 상징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방문단 학생들은 전남교육 꿈실현재단의 의미를 담은 마스코트 인형을 김한일 회장과 나상덕 부총영사에게 전달하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워싱턴과 뉴욕, 샌프란시스코를 잇는 7박 9일의 일정을 마친 전남학생공공외교스쿨 방문단은 샌프란시스코를 끝으로 29일 한국으로 돌아간다.
위안부 기림비에 헌화하는 방문단 학생 대표.
위안부 기림비 참배하는 학생들.
방문단이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 한인회 등 한인 단체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형 태극기와 함께 기념촬영하는 방문단과 한인들.
위안부 기림비가 세워진 샌프란시스코 세인트 메리스 스퀘어 공원 입구에서 방문단 학생 및 지도교사들이 김한일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 한인회장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한인회관에서 진행된 환영식에서 방문단이 준비한 장인환 전명운 의사 의거 기념패를 김한일 회장에게 전달하고 있다. 오른쪽은 기념패 제작 과정과 의미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방문단 대표 남창우 교감
한인들이 방문단에서 준비한 기념패와 인형을 전달받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전남교육 꿈실현재단이 운영하는 ‘전남학생공공외교스쿨’에 대해 설명하는 남창우 교감.
전남교육 꿈실현재단이 운영하는 ‘전남학생공공외교스쿨’ 방문단 환영식에 참석한 참석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글·사진 = 최정현 기자 / choi@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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