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시장 출신 다이앤 파인스타인 상원의원, 내년 선거 불출마 선언…31년 여정 마무리한다

정계 유리천장 깬 89세 최고령 현직 연방 상원의원
총기규제 등 입법 성과…바이든 "최고의 상원의원 중 한명"

내년 선거 불출마 선언으로 사실상 정계은퇴를 밝힌 다이앤 파인스타인 연방 상원의원. 사진 다이앤 파인스타인 SNS 캡처.
30년간 연방 상원의원으로 재임한 ‘노익장’ 다이앤 파인스타인(89·캘리포니아)이 14일 내년으로 예정된 연방 상원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정계 은퇴 예고 선언이다.

워싱턴포스트(WP)와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파인스타인 의원은 이날 성명을 내고 “2024년 재선을 위해 출마하지 않겠지만, 임기가 끝나는 내년 말까지 캘리포니아를 위해 힘닿는 데까지 많은 것을 성취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인 파인스타인 상원의원은 지난 1992년 11월 보궐선거에서 당선되며 워싱턴 의사당에 첫 입성했다. 이후 1994년 선거부터 2018년 선거까지 5차례 연속 승리해 30년 넘게 캘리포니아주 연방 상원의원 자리를 지켜 왔다. 그는 현재 89세로 최고령 현직 연방 상원의원이기도 하다.

파인스타인 상원의원은 앞서 1978년 조지 모스콘 샌프란시스코 시장 피살로 시장 대행을 맡았다가 그해 말 정식으로 사상 첫 여성 샌프란시스코 시장으로 취임했으며, 두 차례 재선에 성공해 1988년까지 자리를 지켰다.

그가 캘리포니아주의 첫 여성 연방 상원의원으로 처음 당선된 1992년은 이른바 ‘여성의 해’로 불린 때였다. 1991년 흑인 여성 변호사인 어니타 힐은 연방대법관으로 지명된 클래런스 토머스 판사가 상사로 일하던 때 자신을 성희롱했다고 폭로했고, 토머스는 이를 부인했다.

이때 미 상원이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선 힐을 부당하게 대했다는 비판이 거셌고, 1992년 상원 선거에서는 여성 5명이 당선되는 돌풍이 일어났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바버라 복서가 파인스타인과 함께 당선됐으나 복서는 이듬해인 1993년 1월 취임했기 때문에 ‘캘리포니아의 사상 첫 여성 상원의원’ 타이틀은 파인스타인이 가졌다. 파인스타인이 처음 상원에 합류했을 때 여성 상원의원은 그 외에 2명뿐이었다. 이제 그 수는 25명으로 불어났다. 상원 전체 100개 의석의 4분의 1에 달한다.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이들(25명) 모두 조금씩은 다이앤의 어깨를 딛고 서 있는 것”이라며 “그는 수많은 유리천장을 깨뜨렸다. 캘리포니아의 전설이고 상원의 전설”이라고 추어올렸다.

파인스타인은 상원에서 첫 여성 법사위원, 첫 여성 정보위원장 등을 지냈다. 입법 활동으로는 1994년 ‘공격용 무기'(assault weapon) 금지법안 발의를 주도해 통과로 이끈 것이 가장 잘 알려져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상원의원이던 시절 파인스타인 의원과 공격용 무기 금지 법 등 역사적인 입법 과정에 함께 일했으며 그를 오랜 친구이자 동료로 여기고 있다고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이 이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많은 상원의원과 함께했지만, 파인스타인은 정말 최고 중 하나라고 나는 솔직히 말할 수 있다”고 했다.

파인스타인은 남은 임기에 총기 폭력과의 싸움, 환경 보전, 경제 성장을 위한 입법 활동을 우선시하겠다고 밝혔다.

그의 후임 자리를 두고 민주당에서 케이티 포터(49)와 애덤 시프(62), 바버라 리(76)가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했거나 의향을 내비치고 있다.

WP는 값비싸고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방 선거관리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시프는 가용한 선거 자금으로 2천60만달러를 확보했으며 포터는 770만달러 현금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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