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MOMA, 현대·근현대 미술작품 85점 대거 신규 소장…원주민·여성 작가 대폭 확대

사진·조각·디자인 아우르며 포용적 미술 서사 강화
젊은 한인 가구 디자이너 김민재 작품도 소장품에

캐누파 한스카 루거, ‘미래 조상 기술: 새로운 신화’, 2021. 이미지 제공=작가 및 뉴욕 가스 그리넌 갤러리. © 캐누파 한스카 루거. (Photo by 가브리엘 페르민)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이 최근 6개월간 현대·근현대 미술작품 85점을 새로 소장품으로 편입했다고 20일 보도자료르 통해 발표했다. 이번에 새로 추가된 작품들은 미디어 아트, 사진, 도자기, 조각, 회화, 디자인 오브제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동시대 미술의 흐름과 사회적 담론을 폭넓게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FMOMA가 공개한 신규 소장 목록에는 루스 아사와의 드로잉, 마이클 아미티지, 레노어 친, 조지 롱피시, 존 퀵투시 스미스, 실비아 슬레이, 케이 워킹스틱의 회화 작품이 포함됐다. 사진 분야에서는 낸 골딘의 초기 빈티지 프린트 30점을 비롯해 외젠 아제, 도로시아 랭, 가브리엘 오로스코, 웬델 화이트 등의 작품이 새로 추가됐다.

조각과 입체작품 부문에서는 파이어레이 바에즈, 실라 힉스, 타우 루이스, 요시토모 나라의 대형 조각을 비롯해 로라 안데르손, 아서 에스페넷 카펜터, 데이비드 길훌리, 거트루드·오토 나츨러, 준 슈바르츠 등의 도자 및 금속 작품이 포함됐다. 또한 로벨 어웨이크, 게리 녹스 베넷, 크리스 코넬리우스, 그레테 얄크, 파울로·나데즈다 멘데스 다 호샤, 레온 랜스마이어 등의 디자인 작품도 소장품으로 들어왔다. 촉망받는 한인 가구 디자이너 김민재의 작품도 소장품 목록에 올랐다.

특히 이번 신규 소장품 가운데 상당수는 원주민과 토착 공동체의 목소리를 현대미술의 서사 안에서 조명하려는 SFMOMA의 지속적인 노력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레노어 친, ‘더 패밀리’, 1991.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 소장, 이미지 제공=SFMOMA, © 레노어 친 (Photo by 돈 로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캐누파 한스카 루거의 ‘미러 실드 프로젝트: 강(물뱀)’과 ‘미래 조상 기술: 새로운 신화’가 있다. 루거는 노스다코타 스탠딩록 보호구역 출신의 원주민 작가로, 다코타 액세스 파이프라인 건설 반대 운동 당시 시민들과 함께 제작한 거울 방패 퍼포먼스를 영상으로 기록했다. 이 작품은 감시와 저항, 공동체의 연대를 시각적으로 강렬하게 드러낸다.

풀리처상을 수상한 나바호 출신 작곡가이자 시각예술가 레이븐 차콘의 사운드 설치 작품 ‘스톰 패턴’도 새로 편입됐다. 스탠딩록 현장에서 수집한 소리와 나바호 전통 직물 문양에서 영감을 받은 이 작품은 드론 소음과 자연의 소리가 겹쳐지는 구조를 통해 저항과 회복의 상징성을 담아낸다.

존 퀵투시 스미스의 ‘I See Red: Indian Hand’는 미국 사회 속 원주민 정체성과 식민 폭력의 기억을 현대 회화 기법으로 풀어낸 작품으로, 이번이 SFMOMA 첫 소장이다. 손의 윤곽 안에 광고, 만화, 신문 헤드라인을 겹겹이 배치해 재현과 왜곡, 역사 인식의 문제를 직시하게 한다.

베이 지역을 오랫동안 기록해 온 레노어 친의 ‘더 패밀리’와 ‘복카이 사원’ 역시 주목된다. 에이즈 위기 시기의 개인적 서사와 중국계 이민 공동체의 신앙 풍경을 담아낸 이 두 작품은 2026년 1월 24일부터 2층 ‘1900년부터 현재까지: SFMOMA 컬렉션’ 전시에 소개될 예정이다.

여성주의 미술의 중요한 작가 실비아 슬레이의 대형 회화 ‘수태고지: 폴 로사노’는 이번 소장을 통해 SFMOMA에 처음으로 들어온 작품이다. 1970년대 반문화 시대의 젊은 남성을 성스러운 이미지로 재해석한 이 작품은 미술사적 의미와 사회적 메시지를 동시에 지닌다.
그레테 얄크, ‘GJ 체어(보우 체어)’, 1963.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 소장, 이미지 제공=SFMOMA, © 그레테 얄크. (Photo by 돈 로스)
사진 부문에서는 멕시코 출신 작가 가브리엘 오로스코의 스트리트 기반 사진 작품 4점이 추가돼 기존 소장품과 함께 그의 사진 세계를 보다 풍부하게 보여줄 수 있게 됐다. 또한 웬델 화이트의 ‘유색인종 학교’ 시리즈는 흑인 공동체의 역사와 교육 불평등을 기록한 작품으로, 건축 사진에 ‘백색의 베일’을 덧입혀 역사적 침묵과 소외를 시각화했다.

디자인 분야에서는 로벨 어웨이크의 의자 ‘사파리’가 눈길을 끈다. 이 작품은 콩고의 코발트 채굴 노동 착취 문제를 은유적으로 드러내며, 아프리카계 상징과 현대 사회의 기술 소비 구조를 연결 짓는다. 덴마크 모더니즘을 대표하는 디자이너 그레테 얄크의 ‘GJ 체어’ 역시 소장품으로 들어오며, 20세기 디자인 혁신을 보여주는 대표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라 힉스의 섬유 조각 ‘렘파트’와 ‘케랄라’는 현재 SFMOMA에서 전시 중인 ‘New Work: Sheila Hicks’에서 선보이고 있으며, 섬유를 조형 언어로 확장한 작가의 실험 정신을 잘 보여준다.

크리스토퍼 베드퍼드 SFMOMA 관장은 “이번 소장품들은 사진이든 회화든, 도자기든 디지털 미디어든,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와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게 해주는 예술의 힘을 보여준다”며 “특히 그동안 충분히 조명받지 못했던 작가들을 포함해 보다 포용적인 현대미술 서사를 만들어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편 SFMOMA는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 3번가 151번지에 위치한 미국 최대 규모의 현대미술관 중 하나로, 스뇌헤타와 마리오 보타가 설계한 LEED 골드 인증 건물에서 회화, 조각, 사진, 건축, 디자인, 미디어 아트를 아우르는 방대한 컬렉션을 전시하고 있다. 현재 약 4만5천 스퀘어피트에 달하는 무료 공공 공간도 시민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자세한 정보는 SFMOMA 홈페이지(sfmoma.org) 또는 415-357-4000으로 문의할 수 있다.


최정현 기자 / choi@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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