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여자오픈 골프대회 우승 앨리슨 코푸즈, 한국 이름은 고미연

지난해 LPGA 데뷔…메이저 대회 US여자오픈서 ‘첫 우승’
우승 계기로 어머니가 한국인인 한국계 선수임이 밝혀져
미셸 위·오바마 전 대통령과 고교 동문…“미셸은 나의 롤모델”

페블비치에서 7월 9일 막을 내린 제78회 US여자오픈 골프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앨리슨 코푸즈 선수가 우승컵을 들고 어머니 메이 코푸즈, 아버지 마르코스 코푸즈와 함께 포즈를 취했다.
7월 9일 페블비치 골프링크스에서 막을 내린 제78회 US여자오픈 우승자 앨리슨 코푸즈가 한국계 선수임이 알려지며 경기장을 찾은 북가주 지역 한인 팬들에게는 또 다른 감동을 선사했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앨리슨 코푸즈가 ‘고미연’이라는 한국이름을 가지고 있는 한국계 선수로 알려지면서다. 지난해 데뷔한 앨리슨 코푸즈가 한국계 선수라는 것은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번 대회 우승으로 어머니가 한국인인 한국계 선수라는 것이 밝혀진 것.

코푸즈의 한국인 어머니인 메이 코푸즈 씨는 남편인 마르코스 코푸즈 씨와 함께 마지막날 챔피언 조에서 경기를 펼치는 딸 앨리슨을 응원하기 위해 8일 페블비치를 찾았다. 18번 홀에서 앨리슨의 경기를 지켜보던 어머니 메이 코푸즈 씨는 경기가 끝난 뒤 우승컵을 들어올린 딸을 꼭 안아준 뒤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시상식이 끝난 뒤 만난 메이 코푸즈 씨는 “딸의 이름은 고미연”이라고 밝혔다. 외할아버지의 성을 따서 이름을 붙였다. 남편인 코푸즈의 성과도 비슷해 성을 ‘고’로 하게 됐다고 메이 씨는 설명했다. 메이 씨는 자신의 이름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는 ‘손낙원’이라고 말했다. 메이 씨는 이어지는 기자의 질문에 감정이 북받친 듯 말을 잇지 못했다.
우승을 차지한 뒤 뜨거운 눈물을 흘리고 있는 앨리슨 코푸즈 선수.
제78회 US여자오픈 골프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앨리슨 코푸즈는 지난해 루키로 데뷔한 선수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기 전까지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선수였다. 지난해 5차례 톱10에 이름을 올리긴 했으나 우승은 하지 못했다. 최고 성적은 지난해 8월 ISPS 한다 월드 인비테이셔널에서의 준우승이다.

하와이주 호놀룰루에서 태어난 코푸즈는 골프광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골프를 시작할 수 있었다. 코푸즈의 부모님은 하와이의 유명 골프장인 카폴로이 골프 코스 인근에 살고 있다. 앨리슨 코푸즈가 16살이던 2014년 하와이주 오픈에서 우승하며 두각을 나타냈고 USC에 진학해 골프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아마추어 시절 미국과 영국, 아일랜드 등이 참가하는 국가대항전인 커티스컵에 미국 대표로 출전하기도 했다.

올해 최고 상금이 걸린 US여자오픈 골프대회에서 우승한 코푸즈는 “올해 일어난 모든 일이 이 순간을 위해 나를 준비하게 한 것 같다. 부모님이 모두 오신 가운데 우승해 더욱 특별하다”며 “역사적인 장소인 페블비치라는 것도 놀랍다”고 감격스러워했다.
우승컵에 입을 맞추고 있는 앨리슨 코푸즈 선수.
우승컵을 들고 있는 앨리슨 코푸즈 선수.
하와이 출신인 코푸즈의 롤모델은 역시 하와이 출신인 미셸 위 웨스트다. 코푸즈는 미셸의 고교 동문이다. 미셸이 졸업한 푸나호우고교를 다녔다. 부모님이 모두 한국인이었던 미셸 위와 비슷하게 코푸즈의 어머니도 한국인이라는 점에서 공통점도 많다. 특히 이번 대회를 끝으로 더 이상 대회에 출전하기 않겠다고 밝힌 미셸 위 웨스트의 고별대회에서 하와이 출신으로는 두 번째 US여자오픈 골프대회 우승자가 됐다.

코푸즈는 우승컵을 들어 올린 뒤 가진 인터뷰에서 “2014년 파인허스트에서 미셸 위가 우승했을 때 집에서 보며 그저 놀랐다. 그에게서 정말 큰 영감을 받았다”며 “보는 것만으로도 그는 저의 큰 롤 모델이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코푸즈는 “나와 그를 비교하지는 않는다”며 “나는 나 스스로 이름을 떨치고 싶다”고 덧붙였다.

코푸즈와 미셸 위 웨스트가 졸업한 호놀룰루의 푸나호우 스쿨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나온 곳이기도 하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코푸즈의 우승 뒤 트위터에 “같은 하와이 출신인 코푸즈의 우승을 축하한다. 당신은 우리 모두를 자랑스럽게 만든다”며 “카폴레이에서의 라운드를 기대한다”고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한편 코푸즈와 이번 우승을 합작한 캐디 제이 모너핸은 프로 출신으로, LPGA 투어에서 뛰는 제니퍼 컵초 선수의 남편이다. 공교롭게도 PGA 투어 커미셔너와 이름이 같다.
앨리슨 코푸즈 선수의 우승을 도운 캐디 제이 모너핸(왼쪽).


최정현 기자 / choi@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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