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야구대표팀, ‘첫판 징크스’ 깨야 4강 간다…”준비대로 안 돼도 호주전 필승”

김현수 "많이 나왔는데도 내가 제일 긴장돼"
양현종 "호주전, 부담스러워도 이겨야 하는 경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개막한 8일 오전(현지시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양현종(왼쪽부터), 김현수, 나성범이 호주전에 임하는 각오를 말하고 있다. 한국대표팀은 9일 도쿄돔에서 B조 본선 1라운드 호주와 첫 경기를 펼친다.
9일(현지시간) 개막하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본선 1라운드를 앞두고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국 야구대표팀 선수들의 시선은 조별리그 첫판 상대인 호주로 고정했다.

대표팀 주장 김현수(LG 트윈스)는 8일 대회가 열리는 일본 도쿄돔에서 진행한 WBC B조 공식 기자회견에서 “긴장도 되고 설레기도 하고 준비는 잘했다”면서 “준비한 대로 안 되더라도 꼭 이길 수 있는 경기를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숱한 국제 경기에 출전했던 왼손 투수 양현종(KIA 타이거즈)도 “첫 경기가 좋은 분위기로 결과가 나온다면 대회 끝날 때까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다. 부담스럽기도 하고 잘해야 하는 경기”라고 호주전 중요성을 강조했다.

2006 WBC 4강, 2009 WBC 준우승으로 전성기를 맞이했던 한국 야구는 2013 WBC와 2017 WBC에서는 연달아 1라운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2013 WBC에서는 쉽게 생각했던 상대인 1차전에서 네덜란드에 0-5로 패해 조별리그를 2승 1패로 마치고도 짐을 쌌고, 2017 WBC는 첫판부터 이스라엘에 1-2로 덜미가 잡혀 1승 2패로 대회를 마쳤다.
질문 답하는 양현종.
이강철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은 일찌감치 이번 대회 1차전 상대인 호주에 초점을 맞추고 호주전에 활약할 선수 위주로 대표팀을 꾸렸다. 대표팀 선수들은 길에서 우연히 마주치면 무심코 인사할 정도로 호주 선수들의 영상을 숱하게 돌려봤다.

김현수는 “전력 분석했을 때는 까다로운 투수가 많은 것 같다. 호주는 좌완이 많고 까다로운 거 같아서 잘 준비해야 한다. 무조건 이기겠다”고 했고, 양현종은 “호주에는 힘 있는 선수도 많고 정교한 타자도 많다. 야구라는 건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는 스포츠다. 전력을 다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이들은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태극마크의 무게를 실감하며 대회를 준비한다. 한국 야구 부흥의 임무를 짊어진 선수들이 느끼는 부담감은 상당하다.
질문 답하는 나성범.
나성범은 “(주장) 현수 형과 함께 좋은 분위기에서 훈련을 해왔다. 저희가 준비한 대로 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번이 10번째 국제 대회인 김현수는 “많이 나왔는데도 제가 가장 긴장하는 거 같다”는 말로 고충을 토로했다.

목표로 한 4강에 진출하면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행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다. 하지만 선수들은 미국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호주전만을 생각하고 준비한다.

양현종은 “미국에 가는 게 목표지만 한 명도 ‘가서 무엇을 하겠다’는 생각은 안 할 거다. 가장 중요한 건 첫 경기다. 그걸 치르고 난 뒤에는 그다음 경기가 중요하다”고 했다.

선수들의 각오대로 이번 WBC는 결과를 내야 하는 대회다. 김현수는 “긴장은 풀 수 없는 거다. 그게 가능하다면 정신적으로 대단한 선수일 것”이라며 “다들 긴장해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풀어가야 한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이번 대표팀의 장점은 팀워크다.
8일 오전(현지시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주장 김현수가 호주전에 임하는 각오를 말하고 있다.
김현수는 “(벌써 대회가 끝나면 어쩌나 하는) 아쉬움이 남을 정도다. 처음 모였을 때부터 분위기도 좋고, 하나가 돼서 이긴다는 마음만 있었다”며 “끈끈함이 있는 분위기가 우리 팀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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