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유혈충돌 사태를 촉발한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의 남부연합 상징물이 10일 철거됐다. AP통신에 따르면 샬러츠빌 시는 이날 오전 남북전쟁 당시 노예제를 옹호한 남부연합의 로버트 리 장군의 동상을 철거했다. 1920년대에 설치된 후 100년가량 자리를 지키던 리 장군의 동상이 석조 받침대에서 들어 올려지자 이를 지켜보던 시민 수십 명은 손뼉을 치며 환호성을 질렀다. 이날 철거 대상에는 남북전쟁 때 남부군의 또 다른 장군인 토머스 잭슨의 동상도 포함됐다.
미국에선 지난해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에서 촉발된 인종 차별 반대 항의시위 사태 이후 곳곳에서 옛 남부연합 상징물을 없애려는 노력이 탄력을 받고 있다. 특히 이날 샬러츠빌의 움직임이 관심을 끈 것은 2017년 8월 이곳에서 발생한 유혈 사태의 단초를 제공한 동상이 제거됐기 때문이다.
샬러츠빌의 동상 철거 논란은 2016년 한 고교생의 청원으로 시작됐고, 시의회는 2017년 2월 동상을 철거하기로 의결했다. 그러나 이 결정은 백인우월주의자들의 반발을 초래했고, 그해 8월 11~12일 샬러츠빌에서는 전국의 백인우월주의자 수천 명이 남부연합, 신나치 상징물 등을 들고 모인 가운데 ‘우파 단결'(Unite the Right) 시위가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