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주요 기업들이 잇따라 소비자 제품 가격을 올리기로 해 물가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다. 프록터앤드갬블(P&G)은 20일 기저귀와 생리대 등 생필품 가격을 올리겠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기용품과 성인용 기저귀, 여성용품 등의 가격이 오는 9월부터 한 자릿수대 중후반의 퍼센티지로 상승한다. P&G는 펄프 등 원자재 가격과 운송비가 올라 가격 인상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는 제품 가격 인상을 선언하는 소비재 기업과 식음료 제조사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하기스 기저귀와 스콧 화장지를 만드는 킴벌리클라크는 오는 6월부터 아기용품과 성인용품, 화장지 가격을 역시 한 자릿수대 중후반의 퍼센티지로 올리겠다고 앞서 발표했다.
호멜 푸드는 지난 2월 사료 가격 상승을 이유로 칠면조 제품 가격 인상을 공표했고, JM 스머커는 최근 피넛버터 가격을 올리면서 애완동물 사료 가격도 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 제임스 퀸시 코카콜라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1분기 실적 발표 직후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일부 가격 인상이 있을 것“이라며 몇몇 음료 제품의 가격을 올리겠다고 말했다.
원재료 값 상승으로 유발된 대대적인 소비자 제품 가격 인상은 지난 2018년 이후 3년 만이이라고 WSJ이 전했다. 당시 펄프 가격 상승이 기저귀와 화장지 등의 소비자 가격을 밀어올렸다. 또 도널드 트럼프 당시 행정부의 알루미늄 관세 부과가 코카콜라 가격 인상으로 이어진 바 있다.
최근의 잇따른 소비재 가격 인상 발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약해지면서 전반적인 물가가 오르는 가운데 나오고 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보다 0.6% 올라 2012년 이후 9년 만의 최대폭 상승을 기록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2.6% 상승으로 2018년 8월 이후 최대폭이다.
한편 P&G는 1분기 매출 181억달러, 순이익 32억7천만달러를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5% 증가했고, 순이익은 전문가 전망치(30억9천만달러)를 웃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