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퍼드대 ‘한국한 콘퍼런스’…이수만 “K팝, 메타버스 만나 새 창작자 생태계 형성할 것”

"프로슈머들, 즐겁게 콘텐츠 만들며 돈버는 '창작자 경제' 시대 온다"

20일 스탠퍼드대학 벡텔 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린 한국학 콘퍼런스. 신기욱(왼쪽부터) 스탠퍼드대 월터쇼렌스틴 아시아태평양연구소 소장,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 그룹 엑소의 수호.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K-팝이 앞으로 메타버스·블록체인 같은 첨단 신기술과 만나 생태계를 더 확장할 것이라고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가 20일 말했다.

이 프로듀서는 이날 스탠퍼드대학 벡텔 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린 ‘한국학 콘퍼런스’ 행사의 ‘K-팝의 미래 비전’ 세션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이 같은 사업 구상을 밝혔다. 그는 “우리는 새로운 문화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모든 SM 아티스트의 세계관이 융합되는 SM의 메타버스, 즉 ‘SM 컬처 유니버스’는 K-팝과 한류가 한 세대의 열풍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영원히 사랑받는 콘텐츠가 되기를 바라는 염원으로 오랫동안 준비해온 세계관이자, 비전, 설계도”라고 말했다.

이 SM 컬처 유니버스는 SM이 생산한 오리지널 콘텐츠뿐 아니라 프로슈머(제품의 소비에 그치지 않고 생산·제작에도 참여하는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콘텐츠를 재창조하고 이를 다시 확산시키는 세상이라고 이 프로듀서는 설명했다.

일례로 유튜브나 틱톡 등을 보면 이미 한류 스타들의 공연 장면이나 뮤직비디오 등을 재연하거나 재창조한 동영상이 많이 생산·소비되고 있는데 SM 컬처 유니버스가 좀 더 본격적으로 이런 재창작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되겠다는 것이다.

이 프로듀서는 “오래전부터 (소속) 아티스트들의 오리진 스토리와 세계관을 축적해왔다”면서 그룹 엑소의 수호는 물을 통제하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돼 있다고 예를 들었다. 그는 “모든 SM 아티스트의 세계관이 초거대 버추얼 세계관인 ‘메타버스 오리진 스토리’로 융합될 것이고, 블록체인과 메타버스 기술을 결합해 SM의 모든 콘텐츠가 모두의 콘텐츠로 무한확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인간의 최상위 본성은 바로 창조성이라고 생각한다”며 “그걸 일깨우고 창작을 통한 경제활동이 가능한 새로운 문화 생태계, 창조를 할 수 있는 ‘플레이 투 크리에이트'(P2C)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일 스탠퍼드대학 벡텔 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린 한국학 콘퍼런스에서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이 프로듀서의 구상은 콘텐츠 창작에 관심 있는 일반인들이 누구나 자신의 창작열을 불태우면서 이를 통해 돈벌이에 나설 수 있는 생태계를 메타버스를 통해 만들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미 일부 게임에도 ‘게임을 하면서 돈을 번다’는 ‘플레이 투 언(earn)’의 개념이 도입되고 있다. 이 프로듀서는 “플레이 투 언은 인터넷과 메타버스의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프로듀서는 이런 생태계가 매끄럽게 가동되도록 SM이 보유한 오리지널 콘텐츠의 저작권을 공유하고, 스마트계약을 통해 누구나 자유롭게 이 IP(지식재산권)을 이용해 제2의 창작 활동을 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그는 “누구나 IP를 막 써도 블록체인에 모든 게 기록되고 저장되기 때문에 이상하게 쓰거나 악용하면 다 알 수 있다”며 “스마트계약을 통해 그렇게만 못하게 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프로슈머들이, (K-팝) 팬덤의 팬들이 재창조가 가능하도록 만들어진 콘텐츠를 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하면서 즐기고 수익도 창출하는, 창작 활동이 곧 경제 활동이 되는 창작자 경제(creator economy)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프로듀서는 “P2C 문화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 SM은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와 같이 일하고 같이 대체불가토큰(NFT)이나 공동펀드도 만들고 기술 컨설팅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메타버스 플랫폼인 샌드박스에 SM의 전용 테마공간인 ‘SM타운랜드’를 만들고, SM의 독자적인 메타버스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이 프로듀서는 “우리의 킬러 콘텐츠가 수많은 미래의 아티스트, 창작자, 프로슈머를 위한 초석이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미래의 크리에이터가 되도록 훈련하고, 나중에는 독자적인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만들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는 스탠퍼드대 월터 쇼렌스틴 아시아태평양연구소가 한국학 과정인 ‘코리아 프로그램’을 개설한 지 20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것으로, 한류와 북한 문제를 양대 주제로 잡아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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