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은행 붕괴로 시작된 은행권 불안 진정세…”은행 수백곳 위험” 평가도

미 당국의 은행권 신규 대출·MMF 신규 유입액 감소세

실리콘밸리은행(SVB) 로고. 자료사진.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로 시작된 미국의 은행권 불안이 한 달을 넘기며 진정되는 모양새지만, 지난해 미국 은행 수백곳이 비슷한 위험에 있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등 우려가 여전한 상황이다.

블룸버그통신은 13일 은행권 불안 이후 두드러졌던 중소은행 예치금의 머니마켓펀드(MMF) 이동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증가세는 둔화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자산운용협회(ICI)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미국 MMF 시장 자금 규모는 5조2천800억 달러로, 종전 최대치인 전주의 5조2천500억 달러를 넘어섰다.

다만 12일까지 일주일간 미국 MMF 시장에 유입된 자금은 303억 달러가량을 기록, 전주 491억 달러보다 줄어들었다. SVB 위기설이 나올 즈음인 지난달 8일 이후 MMF 자금 유입 누적액은 3천840억 달러 수준이다.

이뿐만 아니라 미국 당국이 은행권 진정을 위해 제공한 긴급 대출액도 4주 연속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에 따르면 12일까지 일주일간 당국이 은행권에 제공한 미결 대출액은 1천395억 달러를 기록, 전주 1천487억 달러보다 줄었다.

구체적으로 연준의 전통적인 재할인창구 대출액은 12일까지 일주일간 676억 달러로, 전주 697억 달러보다 감소했다. 은행기간대출프로그램(BTFP)의 경우 718억 달러로 전주 790억 달러보다 줄었다. 유동성이 부족한 금융기관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달 만든 BTFP의 대출이 감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최근 “아직 (은행권에) 이상이 없다고 선언하기는 이르지만 이러한 위험을 더 잘 파악되고 진정세가 회복되고 있다는 희망적 신호들이 있다”고 말했다. 월가 투자자문사 에버코어 ISI의 애널리스트 크리슈나 구하는 “현 은행권 불안의 급성 단계가 계속 서서히 감소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평가했다.

고금리와 예금 인출 흐름에 직면했던 실리콘밸리은행(SVB)은 보유 채권의 평가 가치 하락 후 자금 마련을 위해 손실을 확정했고 결국 지난달 10일 무너진 바 있다. 이후 뉴욕주 소재 시그니처은행이 같은달 12일 연이어 무너졌고, 미 당국은 서둘러 위기 확산을 막기 위해 이들 은행의 모든 예금을 보호하기로 하는 등 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이러한 가운데 스탠퍼드대·사우스캐롤라이나대·컬럼비아대·노스웨스턴대 소속 경제학자들은 지난해까지의 미 당국 자료를 근거로 지난해 기준금리 인상으로 미국 은행 수백곳이 대차대조표상으로 위험한 수준으로 악화한 상태였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당국의 조치가 없었으면 은행 붕괴가 확산하고 대출이 줄면서 중소기업과 미국 전역의 경제활동에 문제가 발생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내 많은 지역의 경우 비교적 소수의 금융기관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취약 은행에 문제가 생기면 해당 지역의 전체 대출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오피스 빌딩·상가 등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중소은행들의 대출이 금융 불안의 또 다른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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