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로 칸나 연방 하원의원 “일본 오염수 방류 문제 없어…한국인 전용 취업비자 지지”

“오염수 방류 일본 영토에서 일어나는 일” 무대응 시사
“국방비 낭비되고 있어…어린이들 위한 보험 마련돼야”
“한국인 전용 전문직 취업비자 이미 참여의사 밝혀”
혼다 전 의원보다는 한인 커뮤니티 이해 떨어져 ‘아쉬움’

한인 언론인들과 인터뷰를 가진 로 칸나 연방 하원의원.
로 칸나 연방하원의원이 한인 언론인을 만난 자리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서 나오는 방사능 오염수 방류에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로 칸나 의원은 지난 8일 산타클라라에 위치한 자신의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부 방류와 관련해 한인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질문에 “환경 및 과학 전문가들의 의견은 일본에서 방류되는 오염수가 기준치 이하로 해양환경에 끼치는 영향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미국 정부도 같은 입장”이라고 밝혔다.

로 칸나 의원은 지난달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주민들이 일본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는 “이 문제에 대해 램 이매뉴얼 주일미국대사와 연락을 취했고 주민들의 우려를 전달했다”며 “이매뉴얼 대사가 미국을 대표해 오염수 방류 문제를 가장 우선으로 일본 정부와 협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로 칸나 의원은 그러나 일본 오염수 방류에 대해 의회에서 반대 의사를 표명할 의사가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오염수 방류는 일본 영토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며 “전문가들이 이 문제를 계속 지켜볼 것”이라고 밝혀 사실상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향후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을 계획임을 밝혔다.
일본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말하고 있는 로 칸나 의원.
민주당 내에서도 진보 진영으로 분류되는 로 칸나 하원의원은 일본 오염수 방류 문제 외에는 한반도 평화협정을 추진하는 것은 물론 미국 국방비 감축과 전국민 의료보험 가입 추진 등 진보적인 의견들을 밝혔다.

로 칸나 의원은 “미국은 필요 없는 무기들을 너무 많이 만들고 있다”며 “필요하지 않은 무기와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천문학적인 국방비로 세금을 낭비하고 있다”고 현 국방정책을 비판했다. 로 칸나 의원은 지난 2018년 북한 핵 미사일 개발 중단을 조건으로 한미간 군사훈련을 축소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으며, 2019년에는 한국전 종전결의안(HR152)을 대표 발의했으며 북미평화협정도 적극 지지했다. 2021년에도 한인 연방 하원의원인 앤디 김 의원과 함께 ‘한반도 평화법안(HR 3446)’을 발의하기도 했다.

로 칸나 의원은 또한 의료보험 확대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밝혔다. 로 칸나 의원은 “어린이, 청소년들에게는 10달러로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또한 전국민 의료보험 제도도 시행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로 칸나 의원은 한국인 전용 전문직 취업비자 법안에 대해서는 지지의사를 밝혔다. 칸나 의원은 지난 4월 존 오소프 연방 상원의원이 발의한 ‘한국과의 파트너 법안(Partner with Korea Act, S1301)’에 참여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이 법안은 현재 8만개로 한정된 취업비자(H1B) 쿼터와는 관계없이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1만5천개의 전문직 비자 쿼터를 허용하는 내용이 골자다. 하지만 한미FTA 체결 이후 한국인 전용 전문직 취업비자 법안이 계속 발의되고 있지만 의회를 통과한 적은 없다.
로 칸나 의원은 이날 인터뷰에서 한국인 전용 취업비자 법안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로 칸나 의원은 최근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를 통한 삼각동맹이 한일간 역사 인식을 배제한체 미국의 주도로 추진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바이든 행정부의 일”이라고 선을 그으며 발언을 자제했다. 이 과정에서 로 칸나 의원은 한일간의 역사 문제에 대해 기자들에게 질문하며 같은 지역구에서 8선 의원을 지낸 마이크 혼다 전 의원에 비해 한인 커뮤니티에 대한 부족한 인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마이크 혼다 전 의원은 지난 2007년 연방 의회에서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일본의 사과와 책임을 촉구하는 ‘위안부 결의안(HR121)’을 발의해 통과시킨 주역으로 많은 미주 한인들의 지지를 받았다. 또한 한인 음식점에서 소주가 와인과 같은 분류로 ‘하드리커’ 허가가 없어도 판매될 수 있도록 도왔으며, 김밥과 떡 등을 상온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앞장서기도 했다. 한인 커뮤니티 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이뤄지기 어려운 것들이었다.

로 칸나 의원은 끝으로 한인 커뮤니티 인사로는 앤디 김 연방 하원의원을 꼽았다. 앤디 김 의원은 뉴저지주 연방 하원의원으로 같은 민주당 소속인데다 한반도 평화법안을 함께 발의하는 등 의회 활동에서도 뜻을 같이하고 있다.

한편, 로 칸나 의원은 1976년 필라델피아에서 출생한 인도계 이민 2세로 2014년 처음 연방하원의원(가주 17지구)으로 출마해 마이크 혼다에게 패했다. 2년 뒤인 2016년 다시 선거에 나서 마이크 혼다에 승리를 거뒀다. 가주 17지구는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산타클라라, 서니베일, 쿠퍼티노, 밀피타스, 뉴악, 프리몬트, 산호세 지역이 포함돼 있다. 로 칸나는 하원의원에 당선된 뒤 2019년 민주당 진보 진영으로 대선에 출마했던 버니 샌더스를 지지했으며 2020년엔 대선캠프 공동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향후 상원의원 출마설에 대해서는 이날 인터뷰에서 “현재로서는 계획이 없다”며 “내년 상원의원에 도전하는 바바라 리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정현 기자 / choi@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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