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신 파장’에 처벌 강화 목소리…학폭 생기부 기재 강화될까

전학 조치 기재, 졸업 후 2년→10년 연장 법안…대입·취업에도 불이익
교육계 "학생 진로·사회진출 방해 우려"…교육부 "종합적으로 검토"

'자녀 학폭 논란'으로 사퇴한 정순신 전 국가수사본부장.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다가 아들 학교폭력(학폭) 전력으로 정순신 변호사가 낙마한 것을 두고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 조치 사항의 학교생활기록부 기재를 강화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1일(한국시간) 교육계에 따르면 현재 국회에는 학폭위 조치 사항의 생활기록부 보존을 강화하는 내용의 ‘초·중등 교육법’ 일부 개정법률안이 계류돼 있다.

현재 초·중등교육법 시행규칙에 명시된 학폭위 조치 사항의 생활기록부 보존 기간을 법률로 규정해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하고, 생활기록부 기재 기한도 연장하는 내용이 개정안의 핵심이다.

현재 학폭위 조치 1호(피해 학생에 대한 서면사과), 2호(피해 학생 및 신고·고발 학생에 대한 접촉, 협박 및 보복행위의 금지), 3호(학교에서의 봉사)는 생활기록부에 기재됐더라도 졸업과 동시에 삭제된다.

4호(사회봉사), 5호(학내외 전문가에 의한 특별 교육 이수 또는 심리치료), 6호(출석정지), 7호(학급교체)는 졸업 후 2년간 기록이 보존됐다가 삭제되지만, 심의를 거쳐 졸업과 함께 삭제가 가능하다. 8호(전학)의 경우 예외 없이 졸업 후 2년간 보존됐다가 삭제되고, 9호(퇴학)는 예외적으로 삭제되지 않는다.

개정안은 1·2호는 여전히 졸업과 동시에 삭제하도록 하지만 3·4호는 졸업 후 2년, 5·6호는 졸업 후 5년, 7·8호는 졸업 후 10년간 학교생활기록부에 학폭위 조치 사항을 기재하도록 규정했다. 삭제가 불가능한 9호를 제외하면 학폭위 조치 사항이 졸업 후 최대 2년에서 최대 10년까지 생활기록부에 남겨져 대입은 물론 취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정순신 변호사 아들이 중대한 학폭에 해당하는 8호 전학 조치를 받고도 서울대에 입학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가해자 처벌 강화를 위해 생활기록부 기재 기간 연장이 필요하다는 요구도 확대되는 모양새다.

법안을 대표 발의한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실 관계자는 “학폭 근절을 위해 여러 조치를 해왔지만 이렇다 할 실효성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가장 현실적인 대입에 문제가 되도록 하는 것이 학폭 경각심을 고취할 방안”이라고 말했다.

정부 역시 학폭위 조치를 대입 정시모집에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어서 학폭 생활기록부 기재 기간 연장에 힘이 실릴 가능성도 있다.

학폭위 조치가 현행처럼 2년 후 삭제될 경우 정부가 정시에 학폭위 조치를 반영하도록 제도를 변경하더라도 이른바 ‘n수’를 하는 등의 편법으로 아무런 제재 없이 대학에 입학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육계에선 지나친 규제라며 신중론이 강하다. 조 의원 대표발의안에 대한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17개 시·도 교육청 가운데 서울, 부산, 대구 등 11곳이 ‘얻어지는 공익에 비해 학생의 진로 설계, 사회 진출 방해 등으로 학생이 입게 되는 피해가 현저히 크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

학교폭력 가해 학생이라는 낙인을 찍을 우려가 있고 직업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행정심판, 소송, 민원이 증가할 수 있다고도 봤다.

교육부는 여러 의견을 검토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교육부 관계자는 “종합적으로 현장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이달 말) 학교폭력 근절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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