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1%의 자산은 못건드린 민주당…상속세 손보기도 포기

워싱턴DC 의사당.
민주당이 하원에서 추진 중인 증세안은 ‘부자 증세’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뉴욕타임스(NYT)는 14일 최상위 부유층의 자산이 아닌 소득에 대해서만 부담을 늘린 민주당 소속 리처드 닐 하원 세입위원장의 증세안이 당내 진보세력을 실망시켰다고 보도했다.

NYT는 세계 최고 부자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를 예로 들었다. 지난해 베이조스가 아마존에서 받은 급여는 8만1천840달러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연간 52만3천 달러 이상 소득에 대한 최고세율을 37%에서 39.6%로 인상하고, 500만 달러 이상 개인소득에 3%포인트 가산세를 물리겠다는 증세안은 베이조스에게 별다른 부담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상속 관련 세제를 강화하겠다는 목표도 증세안에 반영되지 않았다. 당초 민주당은 상속 처분과 관련한 미국 특유의 세제인 ‘스텝업 베이시스(Step-up Basisㆍ세금기준 상환조정)’를 손보겠다는 계획이었다.

스텝업 베이시스는 부모 사망시 자녀가 부동산이나 주식을 유산으로 받은 뒤 처분할 경우 자산을 구매할 때 가격이 아닌 상속 당시의 가격으로 양도소득세를 물리는 제도다. 부모가 생전에 사들인 부동산 가격이 상속 시점에 수백 배 이상 뛰었다고 하더라도, 자녀는 부모 생존시 오른 자산 가치에 대해서는 양도 소득세를 물지 않게 된다는 이야기다.

미국의 연방 상속세 면세 한도는 올해 기준으로 1천170만 달러다. 이 때문에 스텝업 베이시스 제도를 이용하면 면세 한도 이하의 자산은 세금 부담 없이 상속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진보파는 이 제도를 자산이 많은 부자에게만 유리한 제도라고 지목하고 철폐를 주장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하이디 하이트캠프 전 상원의원 등 민주당 전직 정치인들이 스텝업 베이시스 제도 존치를 위한 로비스트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제개혁을 위한 시민단체인 ‘패트리어틱 밀리어네어스’를 이끄는 에리카 페인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세제안에 대해 “미국의 억만장자들은 오늘 밤 샴페인을 터뜨릴 것”이라고 비판했다.


Bay News Lab /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 Posts

의견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