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에 대한 장밋빛 기대가 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가속화에 천문학적 규모의 경기부양책이 시행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45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 경제 성장률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예상마저 나오고 있다.
CNN 비즈니스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시행에 들어감에 따라 미국이 2021년 경제성장률에서 중국을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앞지를 수 있다고 12일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올해 성장률 목표치로 ‘6% 이상‘을 제시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미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984년 이후 가장 높은 6.9%로 전망했고, 모건스탠리는 7.3%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금융데이터업체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 컨센서스가 8.4%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최소한 미국이 중국에 필적하거나 능가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세계은행 통계에 따르면 미국의 성장률이 중국을 능가한 것은 1976년이 마지막이다. 그나마 가장 근접했던 것은 닷컴 붐이 일었던 1999년으로, 미국과 중국의 성장률은 각각 4.8%와 7.7%였다.
높은 경제성장률은 더 많은 일자리가 생긴다는 것을 의미한다. 모건스탠리는 미국의 실업률이 올 연말 5% 밑으로 떨어지고 내년 말에는 4% 밑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전에는 경제 위기에서 회복하더라도 중국 경제의 속도가 미국보다 빨랐다. 2000년대 말 금융위기를 겪은 뒤 회복에 들어간 2010년 중국 경제는 10.6% 성장해 미국의 4배에 달했고,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인 2019년에도 성장률 격차는 거의 3배에 가까웠다.
올해 미국 경제의 높은 성장률 전망 요인 중 하나는 우선 백신 접종 확산으로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크게 줄면서 예상보다 빠르게 경제가 회복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입법작업이 완료된 코로나19 부양법안의 규모가 1조9천억 달러에 달해 지난해 대선 이전이나 올 초에 예상했던 것 보다 커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올해 경제 성장률 측면에서 미국이 중국을 앞서지 못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미국의 백신 프로그램에 차질이 발생할 수도 있고, 변이 바이러스 등 새로운 장애물이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설령 미국이 중국을 추월하더라도 이는 올해 한 해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인구통계학적으로나 생산성 측면에서 더 젊은 중국 경제가 성숙한 미국 경제보다 중장기적으로 더 빨리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CNN 비즈니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만큼은 중국이 아닌 미국이 세계 경제 성장을 이끄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