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코로나 하루 입원 14만명 돌파…곳곳 일손부족 아우성

1년 만에 입원환자 최대치…의료진 격리에 병상 돌볼 사람 없어
고교생 채용·임원이 직접 배달…기업체, 일손 메우기 고육지책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면서 일손 부족 사태가 사회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하루 입원 환자 수가 1년 만에 최다를 기록한 가운데 병원을 비롯해 항공사, 제조업체 등 곳곳에서 신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병원과 기업들은 고육지책을 동원해 위기를 넘기는 데 부심하고 있다.

◇ 하루 입원환자 14만명…작년 1월 이후 최대 워싱턴포스트(WP)는 존스홉킨스대와 각 주 보건 당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데이터를 집계한 결과 10일 하루 미 전역에서 14만1385명이 코로나19로 입원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1월 14일 14만2273명을 기록한 이래 가장 많은 숫자다. 일일 입원자 수가 14만명을 넘어선 것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두 번째다. 이 중 중환자실 입원 환자는 2만3524명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입원자 수가 급증한 원인으로 오미크론 변이의 빠른 전파력을 지목했다. 워싱턴대 연구팀은 오는 25일께 확산세가 정점을 찍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때 입원 환자는 27만3천명에 달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컬럼비아대 전염병 연구자 제프리 셔먼도 27일께 입원 환자가 30만〜35만명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날 기준 미국의 지난 7일 평균 일일 확진자는 71만4681명으로, 1주 전보다 74% 늘었다. 같은 기간 평균 사망자는 1674명으로 이 역시 전주보다 6% 증가했다.

◇ 의료진 감염도 늘어…의료 붕괴 위기

거침없는 코로나19 확산세에 미국 곳곳에선 인력 부족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의사와 간호사가 감염돼 격리되면서 환자는 늘어나는 데 중환자 병상은 돌볼 사람이 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의과대학협회(AAMC)는 전체 직원의 5〜7%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밝혔다. 감염 의료진이 업무에서 이탈하자 의료 과부하가 발생했고, 일부 병원은 환자들을 최대한 빨리 퇴원시키거나 의료진 근무 시간을 연장했다. 임시직을 고용하거나 주 방위군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의료진의 공백을 완전히 채우는 데는 역부족으로, 위태로운 수준의 인력 부족 상황을 정부에 보고한 병원은 지난 6일 기준 1285곳으로 1주일 전보다 9% 늘었다. 검진 인력도 부족하긴 마찬가지다. 일부 검진 기관은 어쩔 수 없이 코로나19 유증상자와 수술 전 환자, 의료진 등으로 검사 대상을 선별하기도 한다.

◇ 교통망도 차질…기상천외 아이디어 동원하는 기업들

항공기를 비롯해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 운행도 취소되거나 차질을 빚으면서 시민들도 불편을 겪었다. 항공편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9일과 10일 취소된 미국 국내·국제선 여객기는 각각 1335편, 876편에 달했다. 작년 연말에 시작된 항공 대란이 보름 넘게 계속되는 것이다. 성탄절 이후 취소된 항공편은 수만 편에 달한다.

주요 도시의 버스·지하철도 운행이 축소됐다. 뉴욕시에선 지하철 3개 노선의 운행이 중지됐다. 지하철 근무자의 6%가 병가를 낸 영향이다. 워싱턴DC에선 메트로버스가 이번 주 주중 운행 스케줄을 토요일 스케줄로 바꿔 운영하기로 했다. 평소보다 운행 빈도를 25% 줄인 셈이다. 디트로이트에서도 버스 서비스의 20〜25%가 취소되거나 지연 운행되고 있다.

일반 기업들은 기상천외한 방법을 동원해 일손을 메우고 있다. WSJ은 임원이 직접 물건을 배달하거나 차로 8시간 떨어진 공장의 직원들을 수송해 일하도록 하고, 정 안되면 고등학생을 임시 고용하는 등 각종 아이디어로 일손 공백 사태에 대응하는 기업들의 사례를 보도했다.

열관리 솔루션 업체 모딘매뉴팩처링은 약 550마일 떨어진 테네시주 공장의 여유 인력 약 30명을 버스로 8시간 걸려 태워 와 호텔에 머물게 하면서 버지니아주 공장에서 일하도록 했다.

금속부품 제조업체인 처치 메탈 스피닝은 고등학생과 대학생을 파트타임으로 채용했고, 보스턴 센터리스는 작년 말 부서 절반이 코로나19로 결근하는 바람에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직접 배달을 하기도 했다. 발전설비 제조업체 제네락은 인력을 끌어모으기 위해 초봉을 2020년엔 20% 이상, 지난해엔 30% 가까이 인상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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