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티나 성당서 비밀투표…추기경 133명 바티칸 숙소 입주

가톨릭의 새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가 7일(현지시간)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에서 막을 올렸다. 투표권은 교황의 직위를 뜻하는 ‘사도좌'(sede)가 공석이 되기 전날 기준 만 80세 미만인 추기경들에게 주어진다. 이번 콘클라베에는 5개 대륙 70개국에서 추기경 133명이 참여한다.
당초 투표권자는 135명이었으나 케냐의 존 은주에 추기경과 스페인의 안토니오 카니자레스 로베라 추기경은 건강상 이유로 불참했다.
2013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출된 뒤 12년 만에 열리는 이번 콘클라베는 전쟁과 기후 위기, 이민자, 극우 정치의 도래 등 전 세계적 위기 속에서 가톨릭이 어떤 방향성을 취할 것인지에 대한 중대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 ‘흰 연기’가 나올 때까지…철통 보안 속에 투표
투표권이 있는 추기경들은 이날 오전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열린 특별미사로 콘클라베 일정을 공식 시작했다.
추기경들은 오후 4시30분 다시 모여 마지막으로 기도한 뒤 투표장인 시스티나 성당 예배당으로 자리를 옮겨 한 명씩 비밀을 지키겠다고 서약했다. 투표에 앞서 오후 5시43분 교황청 전례원장인 디에고 라벨리 대주교가 “엑스트라 옴네스”(Extra omnes·모두 나가라)라고 명령했다. 라벨리 대주교는 자신과 선거인단, 묵상을 집전할 추기경 1명만 안에 남기고 직접 문을 걸어 잠가 예배당을 외부와 격리했다.
조반니 바티스타 레 추기경단 단장은 이날 오전 미사 강론에서 “이 어렵고 복잡한 역사적 전환점에 교회와 인류가 필요로 하는 분이 교황으로 선출되도록 성령의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여기 모였다”며 “개인적인 고려를 제쳐두고 투표해달라”고 촉구했다.
콘클라베는 추기경 선거인단의 3분의 2 이상인 최소 89명의 지지를 얻는 후보가 나올 때까지 계속된다. 첫날에는 한 번만 투표한다. 이튿날부터는 오전과 오후에 두 번씩 하루 최대 네 번 투표가 이뤄진다.
외신들은 전례에 비춰 오는 8일 또는 9일 투표에서 교황이 결정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측했다. 최근 열 차례 콘클라베에서 교황 선출에 걸린 기간은 평균 사흘 정도였고 닷새를 넘긴 적은 한 번도 없었다. 2013년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틀째, 다섯 번째 투표에서 선출됐다.
투표 결과는 시스티나 성당 지붕에 설치된 굴뚝의 연기 색깔을 통해 알 수 있다. 검은 연기가 나오면 3분의 2 이상 득표자가 없어서 교황 선출이 불발됐다는 뜻이고 흰 연기가 올라오면 새 교황이 탄생했다는 뜻이다.
새 교황이 선출되면 추기경단 단장이 당선자에게 수락 여부와 새 교황명을 묻는다. 이어 선거인단 수석 추기경이 성 베드로 대성전 발코니에 나가 “하베무스 파팜”(Habemus Papam·우리에게 교황이 있다)을 외쳐 전 세계에 새 교황의 탄생을 알린다. 이후 새 교황이 대중 앞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전 세계인에게 첫 사도적 축복인 ‘우르비 에트 오르비'(Urbi et Orbi·라틴어로 ‘로마와 전 세계에’라는 뜻)를 내린다.
영구적으로 비밀을 유지하겠다고 서약한 추기경들은 개인 휴대전화를 모두 밖에 두고 콘클라베에 들어갔다. 전화와 인터넷, 신문 열람 등이 금지됐다. 엘리베이터 작동 관리자, 의사, 운전사, 요리사, 세탁소 직원 등 지원 인력도 일찌감치 비밀 준수 서약을 마쳤다.
교황청은 콘클라베의 첫 투표를 진행하기 1시간 반 전부터 바티칸 시국 내의 휴대전화 통신 신호 송출 시스템을 비활성화하는 등 보안 유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스티나 성당에선 도청·녹음장치 설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사전 정밀 수색이 이뤄졌다. 드론과 위성을 통해 투표장을 촬영할 수 없도록 교황청은 성당의 모든 창문엔 불투명 필름을 붙였다.
◇ 개혁과 전통 사이…교회의 새로운 방향은
추기경 선거인단 133명은 이틀 전까지 모두 이탈리아 로마에 도착했고 전날 바티칸 내 숙소에 입소했다. 대다수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12년 재임 기간에 머문 바티칸 게스트하우스인 산타 마르타의 집에 묵지만, 객실 부족으로 일부는 바티칸 직원용 숙소인 산타 마르타 베키아에 배정됐다.
콘클라베 기간에 추기경 선거인단은 버스를 타고 시스티나 성당으로 출근해 교황 선출 선거에 참여하게 된다. 이번 콘클라베에 참여하는 추기경 선거인단 133명은 역대 최대 규모이자 국적도 가장 다양하다. 약 80%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직접 임명했다. 이에 따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자신의 개혁 노선을 이어갈 후계 구도를 탄탄히 마련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직접 뽑았다고 해서 모두 개혁 성향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지적한다. 보수 성향의 추기경들은 이번 콘클라베를 교회의 전통적 가치를 회복할 기회로 보고 있다.
지난 2주간 전 세계에서 온 추기경들은 거의 매일 추기경 총회를 열어 가톨릭교회가 직면한 과제와 새 교황에게 필요한 자질을 논의했다. 추기경들은 이 총회에서 ‘3분 발언’을 통해 각자의 비전과 교황상을 공유한다. 공식적인 후보 등록도 없고 선거 유세도 금지된 만큼 이 3분 발언이 표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전해진다.
2013년 콘클라베에서 유력 후보군으로 꼽히지 않았던 프란치스코 교황도 심금을 울리는 3분 발언을 통해 추기경단의 시선을 끌며 반전을 일으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초 투표권자는 135명이었으나 케냐의 존 은주에 추기경과 스페인의 안토니오 카니자레스 로베라 추기경은 건강상 이유로 불참했다.
2013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출된 뒤 12년 만에 열리는 이번 콘클라베는 전쟁과 기후 위기, 이민자, 극우 정치의 도래 등 전 세계적 위기 속에서 가톨릭이 어떤 방향성을 취할 것인지에 대한 중대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 ‘흰 연기’가 나올 때까지…철통 보안 속에 투표
투표권이 있는 추기경들은 이날 오전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열린 특별미사로 콘클라베 일정을 공식 시작했다.
추기경들은 오후 4시30분 다시 모여 마지막으로 기도한 뒤 투표장인 시스티나 성당 예배당으로 자리를 옮겨 한 명씩 비밀을 지키겠다고 서약했다. 투표에 앞서 오후 5시43분 교황청 전례원장인 디에고 라벨리 대주교가 “엑스트라 옴네스”(Extra omnes·모두 나가라)라고 명령했다. 라벨리 대주교는 자신과 선거인단, 묵상을 집전할 추기경 1명만 안에 남기고 직접 문을 걸어 잠가 예배당을 외부와 격리했다.
조반니 바티스타 레 추기경단 단장은 이날 오전 미사 강론에서 “이 어렵고 복잡한 역사적 전환점에 교회와 인류가 필요로 하는 분이 교황으로 선출되도록 성령의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여기 모였다”며 “개인적인 고려를 제쳐두고 투표해달라”고 촉구했다.
콘클라베는 추기경 선거인단의 3분의 2 이상인 최소 89명의 지지를 얻는 후보가 나올 때까지 계속된다. 첫날에는 한 번만 투표한다. 이튿날부터는 오전과 오후에 두 번씩 하루 최대 네 번 투표가 이뤄진다.
외신들은 전례에 비춰 오는 8일 또는 9일 투표에서 교황이 결정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측했다. 최근 열 차례 콘클라베에서 교황 선출에 걸린 기간은 평균 사흘 정도였고 닷새를 넘긴 적은 한 번도 없었다. 2013년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틀째, 다섯 번째 투표에서 선출됐다.
투표 결과는 시스티나 성당 지붕에 설치된 굴뚝의 연기 색깔을 통해 알 수 있다. 검은 연기가 나오면 3분의 2 이상 득표자가 없어서 교황 선출이 불발됐다는 뜻이고 흰 연기가 올라오면 새 교황이 탄생했다는 뜻이다.
새 교황이 선출되면 추기경단 단장이 당선자에게 수락 여부와 새 교황명을 묻는다. 이어 선거인단 수석 추기경이 성 베드로 대성전 발코니에 나가 “하베무스 파팜”(Habemus Papam·우리에게 교황이 있다)을 외쳐 전 세계에 새 교황의 탄생을 알린다. 이후 새 교황이 대중 앞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전 세계인에게 첫 사도적 축복인 ‘우르비 에트 오르비'(Urbi et Orbi·라틴어로 ‘로마와 전 세계에’라는 뜻)를 내린다.
영구적으로 비밀을 유지하겠다고 서약한 추기경들은 개인 휴대전화를 모두 밖에 두고 콘클라베에 들어갔다. 전화와 인터넷, 신문 열람 등이 금지됐다. 엘리베이터 작동 관리자, 의사, 운전사, 요리사, 세탁소 직원 등 지원 인력도 일찌감치 비밀 준수 서약을 마쳤다.
교황청은 콘클라베의 첫 투표를 진행하기 1시간 반 전부터 바티칸 시국 내의 휴대전화 통신 신호 송출 시스템을 비활성화하는 등 보안 유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스티나 성당에선 도청·녹음장치 설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사전 정밀 수색이 이뤄졌다. 드론과 위성을 통해 투표장을 촬영할 수 없도록 교황청은 성당의 모든 창문엔 불투명 필름을 붙였다.
◇ 개혁과 전통 사이…교회의 새로운 방향은
추기경 선거인단 133명은 이틀 전까지 모두 이탈리아 로마에 도착했고 전날 바티칸 내 숙소에 입소했다. 대다수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12년 재임 기간에 머문 바티칸 게스트하우스인 산타 마르타의 집에 묵지만, 객실 부족으로 일부는 바티칸 직원용 숙소인 산타 마르타 베키아에 배정됐다.
콘클라베 기간에 추기경 선거인단은 버스를 타고 시스티나 성당으로 출근해 교황 선출 선거에 참여하게 된다. 이번 콘클라베에 참여하는 추기경 선거인단 133명은 역대 최대 규모이자 국적도 가장 다양하다. 약 80%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직접 임명했다. 이에 따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자신의 개혁 노선을 이어갈 후계 구도를 탄탄히 마련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직접 뽑았다고 해서 모두 개혁 성향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지적한다. 보수 성향의 추기경들은 이번 콘클라베를 교회의 전통적 가치를 회복할 기회로 보고 있다.
지난 2주간 전 세계에서 온 추기경들은 거의 매일 추기경 총회를 열어 가톨릭교회가 직면한 과제와 새 교황에게 필요한 자질을 논의했다. 추기경들은 이 총회에서 ‘3분 발언’을 통해 각자의 비전과 교황상을 공유한다. 공식적인 후보 등록도 없고 선거 유세도 금지된 만큼 이 3분 발언이 표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전해진다.
2013년 콘클라베에서 유력 후보군으로 꼽히지 않았던 프란치스코 교황도 심금을 울리는 3분 발언을 통해 추기경단의 시선을 끌며 반전을 일으킨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