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교육위원 주민소환 투표 ‘압도적 표차로 통과’…3명 해임

15일 실시된 리콜 투표…70%넘는 찬성표 쏟아져
로페즈 의장과 콜린스, 몰리가 위원 물러나게 돼

샌프란시스코 교육위원들에 대한 주민소환 투표가 압도적 표차로 통과됐다. 이 투표로 3명의 교육위원들이 해임됐다. 사진은 교육위원 주민소환 투표 소식을 전하는 뉴스. CBS 뉴스 캡처.
샌프란시스코 교육위원회 소속 위원에 대한 ‘주민소환(recall)’ 투표가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되며 투표에 회부됐던 교육위원 3명이 해임되게 됐다.

15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실시된 주민소환 특별 선거는 지난해부터 문제가 됐던 샌프란시스코 교육위원회 소속 가브리엘라 로페즈 의장과 파우가 몰리가, 앨리슨 콜린스 등 3명의 교육위원에 대한 주민소환(해임)을 결정하는 것으로 이들 모두 70%가 넘는 찬성으로 교육위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이날 실시된 주민소환 투표에는 예상보다 많은 주민들이 참여했다. 주민소환 대상인 가브리엘 로페즈 교육위원회 의장은 총 12만5천267명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이 중 9만4천692명(75%)이 찬성표를 던지며 해임이 결정됐다.

앨리슨 콜린스 위원은 총 12만6천616명이 참여 9만9천555명(78.6%)이 해임에 찬성의사를 표했으며, 파우가 몰리가 위원은 12만6천108명이 투표에 참여 9만977명(72.1%)이 주민소환에 동의해 모두 교육위원에서 물러나게 됐다.

이들 교육위원들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온라인 수업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을 위해 학교 정상화 노력을 기울이기 보다는 관할 교육구 소속 학교 이름 변경과 로웰 고등학교 입시제도 변경 등 학교 정상화와 관계없는 일들을 추진하다 학부모 등 주민들의 반발을 샀고 주민소환 투표에까지 회부가 됐다.

팬데믹 기간 동안 가장 먼저 학부모들과 주민들의 반발을 사게된 계기는 학교 이름 변경이었다. 교육위원회는 팬데믹 기간 중 교육구 내 인종차별과 성차별 등 불공정한 공인들의 이름이 사용된 44개 학교들의 이름을 변경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들 학교들의 이름에는 조지 워싱턴, 에이브러햄 링컨, 캘리포니아 상원의원인 다이앤 파인스타인과 같은 이름이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교육위원회의 이런 시도는 주민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고 결국 무산됐다. 일부 언론들은 팬데믹 기간에 온라인으로 진행되던 수업으로 여러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기에 교육위원들이 학부모들의 고충을 고려하지 않고 엉뚱한 일을 벌였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교육위원회에 반발하는 주민들은 학교 정상화에 미온적인 교육위원들을 상대로 학교 수업을 조속히 정상화 하도록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로웰고 입시제도 변경도 문제가 됐다. 교육위원회가 로웰고 입시제도를 ‘추첨제’로 변경한 것은 학부모들과 동문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며 주민소환 투표가 실시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교육위원회는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유일하게 전국적으로 손꼽히는 명문고등학교인 로웰고등학교는 기존의 학생 선발 기준인 성적 기반에서 코로나 팬데믹 이후 온라인 수업 실시 등으로 정확한 성적을 산출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2020~2021 학년도에 한해 추첨을 통해 학생을 선발하도록 했다.

하지만 히스패닉계 교육위원들은 한 학년도만 실시하기로 한 ‘추첨’ 방식의 학생 선발제도를 영구적으로 실시하는 방안을 추진했고 결국 지난해 2월 갑자기 로웰고 입시제도를 영구적으로 ‘추첨’을 통해 선발하도록 제도를 바꾸는데 앞장섰다.

히스패닉계 교육위원들이 로웰고 입시제도 변경을 추진한 이유는 간단하다. 샌프란시스코 내 히스패닉계 학생 비율은 32%에 달하지만 누구나 가고 싶어하는 명문학교인 로웰고교 입학 비율은 11.5%로 절반에도 못 미친다. 결국 이런 불만이 쌓여있던 히스패닉계 교육위원들은 ‘학생 구성원의 다양성 부족’이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추첨’으로 학생을 선발하도록 하는 졸속 입시제도 변경에 적극 나서게 된다.

당시 교육위원회를 장악하고 있던 히스패닉계 위원인 가브리엘라 로페즈 의장과 파우가 몰리가, 마크 산체즈 위원 모두 로웰고 입시제도 변경에 찬성표를 던졌다. 유일한 아시아계 위원인 제니 램과 흑인계인 케빈 보게스가 반대표를 던졌지만 제도 변경을 막지는 못했다.

이 결정은 그렇지 않아도 불만이 고조되던 학부모들은 물론 미 서부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로웰고 동문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게 됐고 주민소환 투표로 이어지는 계기가 됐다. 당시 로웰 재단과 동문회, 아시안 법률 재단 등 지역 시민단체들은 교육위원회의 결정에 반대해 입시제도 변경을 무효화하는 소송을 제기하는 등 교육위원회에 정면으로 맞섰다.

여기에 더해 교육위원회 부의장을 맡고 있던 앨리슨 콜린스는 아시아계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증오범죄’가 폭증하던 시기 과거 SNS에 게재한 인종차별적 발언도 문제가 됐다. 이 일로 콜린스 부의장은 아시아계 주민들의 거센 반발과 함께 사퇴 압력을 받았다.

하지만 콜린스 부의장은 사퇴압박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잘못이 없다는 내용의 변명만을 늘어놓으며 사임을 거부했다. 교육위원회에서 부의장 직을 박탈까지 했지만 교육위원 자리에서 끝내 물러나지 않았다. 콜린스 부의장의 이런 태도는 아시아계 주민들을 주민소환 투표에 적극 참여하도록 하는 동기를 부여하게 된다.

주민소환 투표가 결정된 뒤 이들 3명의 교육위원들은 여러 차례 입장을 발표하며 자신들의 결정이 합리적이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물론, 주민소환 투표가 보수주의자들에 의해 정치적 이유로 추진됐다는 이유를 내놓기도 했지만 런던 브리드 시장 조차 문제가 됐던 교육위원들의 사퇴를 권유하고 주민소환 투표를 지지하는 등 지역 주민들로부터 외면을 당했다.

한편, 주민소환 투표 결과로 해임된 3명의 교육위원들은 임시 교육위원으로 대체된다. 임시 교육위원은 런던 브리드 시장이 임명한다.


Bay News Lab / editor@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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