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스타산 빙하 올해 가장 많이 녹았다…”만년설 절반 ‘증발'”

올여름 이상 고온과 가뭄이 영향 미친 탓
"곡빙하 녹아 홍수 우려·호수는 줄어 물 부족"

만년설이 녹은 샤스타산 모습. 연방지질조사국 홈페이지 캡쳐.
북가주 지역을 대표하는 산인 샤스타산 만년설과 빙하가 올해 가장 많이 녹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지역에 거주했던 원주민의 이름을 따 지은 해발고도 1만4천179피트의 샤스타산은 빙하곡이 발달해 있는 북가주 지역의 대표적인 산이다.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큰 빙하가 있는 이곳은 해발고도를 고려하면 1년 내내 눈으로 덮여 있기 마련이지만 올해는 다르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5일 보도했다.

샤스타 스키 공원은 지난달 말 “샤스타산 정상은 1년 내내 눈으로 덮여 있지만, 올해는 그렇지 않다”라며 “산 북쪽 정상에서 보이는 빙하가 매우 빠른 속도로 녹고 있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올해는 여름 중반부터 산 정상의 눈이 녹기 시작했다. 통상 여름이 끝나가거나 가을이 시작될 때 눈이 녹았지만, 이미 7〜8월에 눈이 녹아서 산이 녹색으로 변화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눈이 조기에 녹기 시작한 원인은 올여름 이상 고온과 가뭄이 영향을 끼친 탓이라고 WP가 전했다.
샤스타산 인근 산불.
지난 6월 태평양 연안의 북서부에는 기록적 폭염이 덮쳤다. 이에 따라 캘리포니아를 포함한 서부 주는 역대 최고 기온까지 올라가며 여름 내내 자연재해가 끊이질 않았다. 또 샤스타산 남서부 쪽으로 5마일 떨어진 마을의 기온도 16일 동안 고온이 이어졌다. 이 중 이틀은 최고 기록인 105도에 육박하는 103에 달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캘리포니아 최대 빙하인 ‘휘트니’는 15〜20% 정도 크기가 줄었으며, 심지어 둘로 나뉘었다. ‘호틀럼’ 빙하도 녹아 작은 조각으로 떨어져 나갔다고 한다.

니콜스대 마우리 펠토 지질빙하학 교수는 “보통 9월 말 2〜3일 정도 눈이 녹아야 하는데 7월 중순부터 녹았으니 얼마나 많이 녹았겠느냐”라며 “샤스타산의 빙하가 21세기 들어 50%가량 줄었다”라고 말했다. 펠토 교수는 “녹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으며, 한 해 기준으로는 올해가 가장 많이 녹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저수량이 눈에 띄게 줄어든 샤스타 호수.
눈이 녹으면 빙하가 태양광을 직접 흡수해 역시 녹는 속도가 빨라진다. 이렇게 빙하가 녹으면 산의 각종 잔해가 댐 역할을 하면서 협곡에 물이 모였다가 한꺼번에 산 아래로 쏟아져 재해로 이어지기도 한다. 한 산악 관리인은 “이미 몇 개 산악 도로가 무너져 차가 다닐 수도 없다”라고 밝혔다.

이와는 반대로 물 부족에 따른 문제도 심각하다. 샤스타 호수는 캘리포니아 최대 저수지이지만 지난 13일 현재 저수 용량의 25%만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하루 6인치 이상 저수면이 내려가고 있다고 한다.

샤스타산뿐만 아니라 워싱턴주의 수력 발전에 주요 물 공급원인 베이커산이나 애덤스산에서도 이와 유사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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