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 아르헨티나·프랑스와 두 차례 평가전서 1무 1패
김학범호가 2020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치른 모의고사에서 수비 불안을 노출하며 프랑스에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남자축구 올림픽 대표팀은 16일(한국시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랑스와 친선경기에서 1-2로 졌다.
후반 18분 권창훈(수원)의 페널티킥 골로 리드했으나 후반 38분 랑달 콜로 무아니에게 동점 골을 내준 뒤 후반 44분 나타나엘 음부쿠의 중거리 슛을 골키퍼 송범근(전북)이 가랑이 사이로 빠트리는 바람에 역전 결승골을 헌납했다. 지난 13일 아르헨티나와 평가전에서 2-2로 비겼던 한국 대표팀은 22명의 도쿄올림픽 최종엔트리를 확정한 후 치른 두 차례 공식전을 1무 1패로 마감했다. 프랑스와 23세 이하(U-23) 올림픽대표팀(도쿄 대회는 24세 이하) 간 역대 전적에서는 1무 2패로 열세를 이어갔다.
한국 대표팀은 17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결전지 일본으로 떠난다. 도쿄올림픽 조별리그 B조에 속한 한국은 오는 22일 오후 5시 가시마의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뉴질랜드와 1차전을 치른다. 이후 25일 루마니아(가시마 스타디움), 28일 온두라스(요코하마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와 차례로 맞붙어 8강행을 가린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우승국인 프랑스는 도쿄올림픽 예선을 겸해 열린 2019 유럽축구연맹(UEFA) 21세 이하(U-21) 챔피언십에서 스페인, 독일에 이어 3위를 차지해 본선 진출 티켓을 따냈다. 도쿄에서는 개최국 일본을 비롯해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함께 A조에 편성됐다. 우리나라와 프랑스 모두 조별리그를 통과한다면 8강전에서 격돌할 가능성도 있다.
우리나라를 가상의 일본으로 여길 프랑스를 맞아 김학범 감독은 와일드카드 황의조(보르도), 권창훈에 24세 이하 선수 중 유일한 해외파인 이강인(발렌시아)을 모두 선발로 내보내 정예로 맞섰다. 4-2-3-1 포메이션에서 황의조가 최전방에 서고 공격 2선에 권창훈, 이강인, 엄원상(광주)이 배치됐다.
정승원(대구)과 김동현(강원)이 중원에서 호흡을 맞추고 강윤성(제주)과 이유현(전북)이 좌우 풀백, 정태욱(대구)과 이상민(이랜드)이 센터백으로 수비라인을 구축했다. 골문은 송범근이 지켰다. 아르헨티나전 선발 멤버 중에서는 엄원상, 김동현, 정태욱을 제외하고 8명이 바뀌었다. 전력 노출을 줄이고자 선수들은 아르헨티나전에 이어 이날도 등 번호를 대거 바꿔 달고 뛰었다.
한국은 전반 내내 프랑스와 대등하게 맞섰다. 전반 14분 코너킥 기회에서 이상민의 헤딩슛이 골키퍼 정면을 향했다. 프랑스는 전반 17분 앙드레–피에르 지냑의 헤딩슛을 송범근이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지냑의 오른발슛이 빗나갔다. 2분 뒤 플로리앙 토뱅이 페널티아크 오른쪽에서 날린 왼발슛도 골대를 벗어났다.
한국은 전반 26분 황의조가 페널티아크에서 오른발 터닝슛을 시도했으나 다시 골키퍼 품에 안겼다. 전반 35분에는 프리킥 상황에서 정승원이 상대 미드필드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에 황의조가 골 지역 왼쪽으로 쇄도하며 머리를 갖다 댔지만 골문 밖으로 나갔다. 프랑스도 전반 막판 토뱅의 연이은 슈팅이 골대를 벗어나거나 송범근에게 잡혔다.
전반을 득점 없이 마친 뒤 김 감독은 후반전을 시작하며 이강인, 엄원상, 김동현을 빼고 송민규(포항), 이동준, 원두재(이상 울산)를 투입했다. 송민규는 왼쪽 윙포워드로 뛰고 전반에 그 자리를 맡았던 권창훈이 중앙으로 이동했다.
균형이 무너진 것은 후반 18분이었다. 앞서 상대 수비 뒷공간을 침투해 페널티지역 안 오른쪽으로 파고든 이동준이 뒤늦게 따라붙은 모디보 사냥에게 걸려 넘어졌고, 주심은 비디오판독심판(VAR)과 교신 후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권창훈은 상대 골키퍼를 속이고 왼발로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선제골이 터진 후 곧바로 한국은 권창훈, 정승원을 이동경(울산), 김진규(부산)로 교체했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후반 22분 송민규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중앙으로 내준 공을 이동경이 왼발 논스톱슛으로 연결했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후 프랑스도 교체 카드를 활용하며 만회를 노렸다. 한국은 리드를 지키는 상황을 점검하려 한 듯 후반 37분 황의조를 빼고 풀백 자원인 김진야(서울)를 투입했다.
하지만 경기는 한국의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후반 38분 한순간에 수비 집중력이 흔들리면서 무아니에게 동점골을 내주더니 후반 44분에는 음부쿠의 중거리 슛이 송범근의 어이없는 실책으로 골문 안으로 들어가며 역전패의 멍에를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