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영화감독 스파이크 리가 9·11 테러 음모론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가 된서리를 맞았다. 연방정부 기관과 전문가의 조사와 검증을 거쳐 결론을 낸 9·11 테러 사건과 관련해 음모론자의 시각을 빌려 의문을 제기하려다 거센 비판을 받은 것이다.
스파이크 리는 9·11 테러 20주년을 앞두고 제작한 다큐멘터리의 일부 내용을 재편집했다고 27일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케이블 채널 HBO를 통해 방영되고 있는 8부작 다큐멘터리는 지난 20년간 뉴욕 시민들이 9·11 테러의 상처를 어떻게 견뎌냈는지 등에 초점을 맞춰 제작됐다.
하지만, 9·11 테러 20주년에 방영될 마지막 에피소드가 문제가 됐다. 국제 테러 조직 알카에다 공격으로 뉴욕 맨해튼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이 붕괴한 것과 관련해 음모론자 주장을 반영해 문제를 제기하려 했기 때문이다. 스파이크 리는 ‘9·11 진실을 위한 건축가와 엔지니어들’이라는 음모론 단체를 인터뷰해 다큐멘터리 8회분에 상당 부분 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