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로켓에 실려 발사되는 한국군 ‘정찰위성’…내년말 첫발사

800㎏급 위성 5기로 구성…모두 전력화땐 2시간마다 북 주요시설 감시
2025년까지 순차로 우주 올릴 예정…핵·미사일 대응 '킬체인' 핵심전력

스페이스X 팰컨9 로켓 발사. 스페이스X 웹사이트 캡처.
‘한국군의 눈’ 역할을 하게 될 첫 독자 정찰위성이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로켓에 실려 발사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10일(한국시간) 방사청 및 군 관계자 등에 따르면 군 당국은 정찰위성 확보 사업인 이른바 ‘4·25사업’의 일환으로 개발되는 군 정찰위성 5기를 미국 민간 우주탐사기업인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탑재해 우주 궤도에 올릴 예정이다.

이를 위해 작년 공개입찰을 거쳐 스페이스X와 계약을 했고, 이후 지난 2월 미국 정부의 발사체 수출 승인 조처도 완료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내년 말께 미국에서 첫 번째 위성 발사를 시작으로 2025년까지 800㎏급 정찰위성 5기를 지구 궤도에 순차적으로 안착시킨다는 계획이다.

국방과학연구소(ADD) 주관으로 추진되는 4·25사업은 사업비 1조2천억원 이상을 투입해 영상레이더·전자광학·적외선 레이더 등을 갖춘 대형 정찰위성 5기를 확보하는 사업이다. 2013년 합동참모회의를 통해 소요가 결정된 이후 2017년 하반기 사업이 본격화됐다.

5기는 ‘카메라’ 기능을 하는 전자광학(EO)·적외선(IR) 위성과 레이더 전파를 활용해 관측하는 고성능 영상레이더(SAR) 위성으로 구성된다. 특히 EO·IR 위성의 경우 대부분 국내 독자 기술이 적용돼 개발 중이며, SAR 위성은 해외 기술협력을 통해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정찰위성은 사전에 적의 도발 징후를 실시간 정확히 감시·탐지할 수 있는 핵심 자산으로 꼽힌다. 우주에서 북한의 주요 핵심 표적을 감시하는 ‘눈’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으로 군은 기대한다. 내년 말부터 5기가 순차적으로 전력화되면 2시간마다 북한 미사일 기지와 핵실험장 등 주요시설 관련 정보를 수집할 수 있게 된다.
한국군 정찰위성 사업. 국방과학연구소 제공.
사실 군은 그간 독자 정찰위성이 없어 대북 위성정보 80% 이상을 미국 등 해외 정찰자산에 의존해왔다. 이번 사업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에 대비해 한국군 감시정찰 능력 강화를 위한 핵심 사업으로 추진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정찰위성은 북한 핵·미사일을 조기에 탐지·추적·격파하는 일련의 작전개념인 ‘킬체인'(Kill Chain)을 구현하는 데도 핵심 전력으로 꼽힌다. 사업 초반 시제업체 선정 등 과정에서 일부 난항을 겪으며 사업이 다소 지연되긴 했다. 그러나 차기 정부에서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킬체인·대량응징보복(KMPR) 전력으로 구성된 ‘3축 체계’ 개념 부활을 예고한 만큼 정찰위성 전력화와 함께 조기경보 위성 등 추가적인 전력 증강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군은 지난 2020년 7월에도 군사전용 통신위성인 ‘아나시스(Anasis) 2호’를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을 이용해 쏘아 올렸다. 당시 아나시스 2호는 한국군이 F-35A 스텔스 전투기를 도입하면서 록히드마틴사와 맺은 절충교역(무기판매에 따른 기술이전이나 반대급부)으로 제공된 위성으로, 에어버스의 통신위성인 ‘유로스타 E3000’ 기반으로 제작됐다. 발사체로 사용된 스페이스X 로켓 계약도 록히드마틴사에서 주관했다. 반면 4·25사업은 체계개발부터 발사체 계약 체결까지 ADD에서 주관한 첫 위성 사업이라는 점에서 한국군의 우주전력 분야가 한 단계 도약하는 발판이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한편, 군은 이번 4·25사업을 시작으로 향후 초소형(큐빅) 및 소형 정찰위성을 띄우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위성 5기는 정지궤도 특성상 감시 공백이 불가피한 만큼, 이를 메우기 위해 지구 저궤도상에 초소형 위성 등을 군집 형태로 쏘아 올린다는 구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ADD는 지난달 30일 초소형 및 소형위성 탑재에 적합한 고체 추진 우주발사체의 첫 시험발사에 성공한 데 이어 2025년께 전남 고흥 나로호 우주센터에서 실험용 위성을 탑재한 고체 우주발사체의 완성체 발사를 계획하고 있다. 과기정통부에서도 현재 나로호 우주센터에 고체 발사체 발사장 구축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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