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역사 문제 관련 “한국 선 넘어 일본 명예 훼손” 억지 주장

일본 우익 성향 월간지 '하나다' 7월호에 게재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사진.
과거 침략전쟁에 따른 일본의 가해 책임을 외면하는 역사수정주의를 추구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역사 문제에서 “한국이 선을 넘어 일본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베 전 총리는 26일(현지시간) 발매된 일본 우익 성향 월간지 ‘하나다’ 최신호(7월)와의 인터뷰에서 위안부 문제 등과 관련, “일본 국민 전체가 한국에 대해 컵이 꽉 찰 만큼 참고 있는 상태일 것”이라며 “한국 측에도 그렇게 전해왔다”고 말했다.

아베의 이 발언은 현 일본 정부가 뒷받침할 근거가 없다고 실체를 인정하지 않는 위안부 강제 연행 문제를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계속 제기하고 있다고 비판한 것이다. 일본 정부는 아베 집권 때인 2016년 2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에서 스기야마 신스케 당시 외무성 심의관을 앞세워 ‘위안부 강제연행을 뒷받침할 자료가 없다’고 주장하는 등 1993년 8월의 ‘고노 담화’를 통해 인정했던 강제연행을 부인하는 태도로 돌아섰다.

아베 전 총리는 자신의 뒤를 이은 스가 요시히데 총리 내각이 일본 교과서에서 ‘종군위안부’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지난 4월 각의결정 방식으로 사실상 고노 담화를 부인하는 입장을 정리한 것에 대해선 “매우 잘한 판단이라고 생각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또 현재 한일관계의 장애가 되는 것으로 징용 피해자 문제를 거론하면서 “이것(일본 기업을 상대로 한 한국대법원의 징용피해자 배상 판결)은 국제법 위반이기 때문에 일본은 한 발짝도 물러서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에게는 몇 번이나 한국의 대응이 이상하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과의 역사 문제를 놓고 일본 정부가 ‘어른스러운 대응’을 해 왔다는 억지 주장을 펴기도 했다.

지금까지 한일 관계에서 일본은 식민통치에 대한 ‘속죄의식’을 갖고 있어 ‘한국이 말하는 것에 잘못된 점이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대로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뿐만 아니라 어느 나라라도 일본 명예를 훼손하는 행동이나 언동을 하는 것에는 명확하게 반론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자신의 총리 재임 중에는) 모든 대사에게 반론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아베 신조 전 총리와의 인터뷰를 게재한 일본 우익 성향 월간지 '하나다' 최신호(7월호) 표지.
한편 아베 전 총리는 이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스가 총리의 뒤를 이을 차기 후보군으로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 시모무라 하쿠분 자민당 정조회장, 기시다 후미오 전 외무상 순으로 꼽았다. 그는 자신의 총리 재등판 가능성에 대해선 웃으면서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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