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의회, 문대통령 방미중에 ‘종전선언·평화협정 촉구’ 법안발의

브래드 셔먼 하원의원 등 4명
"전쟁상태 지속은 도움 안돼"
"군사대치 회피 노력 다해야"

브래드 셔먼 연방 하원 민주당 의원.
연방 의회에서 한국전쟁 종전선언 및 평화협정 체결, 북미 연락사무소 설치를 촉구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하원 외교위원회 소속 브래드 셔먼 민주당 의원은 20일 이런 내용을 담은 ‘한반도 평화 법안'(Peace on the Korean Peninsula Act)을 발의했다. 같은당 로 칸나, 그레이스 멍, 한국계 앤디 김 하원의원도 발의자에 이름을 올렸다.

연방 의회가 한미동맹 강화나 종전선언 추진 등을 위한 결의안을 추진하거나 처리한 적은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법안 형태로 의회에 제출된 것은 처음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외교를 통한 대북 정책을 공식화한 상황에서 의회에서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법안이 발의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한반도 비핵화 입구로써의 종전선언을 강조해온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기간에 법안이 발의되면서 ‘한반도 평화시계’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법안의 핵심은 한국전쟁 종전과 평화협정 체결 요구다. 법안은 “정전협정의 평화협정으로의 대체와 항구적이고 굳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미국이 관여하는 회담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남북정상의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약속을 감안하면, 국무장관은 북한과 남한, 미국 사이의 전쟁 상태에 대한 공식적이고 최종적인 종식을 구성하는 구속력 있는 평화협정을 위해 남북과 긴급한 외교적 관여를 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국무장관이 법률 제정 180일 이내에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협정 달성을 위한 명확한 로드맵을 기술한 보고서를 상원과 하원 외교위에 제출하도록 했다.

법안은 또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평화와 번영을 위한 양국 국민의 염원에 따라 새로운 북미 관계를 수립한다’는 합의가 포함된 미북 간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고려하면, 국무장관은 북미 수도에 연락사무소를 설치하기 위한 북한과의 협상에 돌입하려 노력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산상봉 위한 미국인 방북 허용 요구
의회 강경론 여전 통과 가능성 미지수

앤디 김 연방 하원 민주당 의원.
법안은 “정전협정은 전쟁을 공식적으로 끝낸 것도 아니고, 평화적인 최종 해결을 뜻하지도 않는다”며 “전쟁 상태 지속은 미국과 동맹 국익에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정부는 대북 정책에서 한반도 평화를 목표로 삼는 싱가포르 합의 틀에 대해 지지를 표명했다”며 “미국은 한국전쟁 종식을 위해 지속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외교적 절차를 추구해야 하며, 북한과의 군사적 대치를 피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행정부의 북한 여행 금지 조처가 북한에 친척을 둔 한국계 미국인의 인도주의적 방북에 영향을 주고 있다면서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법안은 약 10만 명의 미국인이 북한에 친척을 두고 있다며 “한국전쟁 지속의 주요 결과 중 하나는 미국이 북한과 공식 관계를 맺지 못해 북한에 친척을 둔 한국계 미국인들이 가족을 볼 수 없게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법안은 방북의 미 국익 부합 여부와 인도주의적 고려사항 등이 검토되어야 한다면서, 특히 미국 국적자 친척의 장례 등에 대한 참석을 위한 방북을 위해 특별인증여권 발급 등 자격을 줄지를 행정부가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셔먼 의원은 “한반도의 계속되는 전쟁 상태는 미국은 물론 한국과 북한에 친척을 둔 주민들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법안의 상정과 통과에 이르기까지 적잖은 난관이 예상된다. 의회를 통과하면 구속력을 지녀 행정부가 이를 정책화해야 하는데, 특히 공화당을 중심으로 대북 강경론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당시인 2019년 2월 하원에서 발의된 종전선언 결의안에는 52명이나 서명했지만 정식 안건으로 채택되지 못한 채 폐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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