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구 합구' 대치…야 "획정위 원안 처리" 초강수에 여 "무책임" 반발
여 "기합의한 4개 구역조정안 수용해야", 야 "선거구 협상은 패키지"
4·10 총선이 불과 47일 남은 가운데 여야의 ‘선거구 획정’ 협상은 여전히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지역구 분구·합구 문제는 물론 여야가 특례로 정할 수 있는 일부 구역조정을 두고도 평행대치를 이어가면서 역대 최악의 ‘깜깜이 선거’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여야는 오는 29일(한국시간) 열리는 2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선거구 획정안을 처리하겠다는 생각이지만 합의에 도달할 뾰족한 수는 부재한 상태다. 양당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간사는 이날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았지만, 견해차만 확인하고 헤어진 뒤 네 탓 공방만 되풀이했다.
민주당은 협상이 더 진척되지 않으면 ‘획정위 원안’을 처리하겠다는 초강수를 뒀고, 이에 국민의힘은 야당의 유권자 기만행위라며 비판했다.
◇ 최대 쟁점은 지역구 합구…’전북·부천 -1석’ 두고 평행대치
애초 선거구 획정 협상의 쟁점은 여야 각자의 ‘텃밭’인 일부 지역구의 합구 문제였다. 민주당은 지난해 12월 5일 국회에 제출된 중앙선관위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 획정안 가운데 경기 부천과 전북이 각각 1석 감소한 것을 가장 문제 삼았다.
의원 1인당 인구수가 적은 지역구 가운데 3위인 서울 강남(17만6천명)과 4위인 대구 달서(17만9천명)는 현행 지역구 수를 유지했지만, 5위인 경기 부천(19만7천명)만 1석 줄이도록 한 것은 ‘여당 편향적’이라는 주장이었다. 그러면서 서울 강남도 1석을 줄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전북에서 1석을 줄인 획정안 역시 ‘수용 불가’ 입장을 이어왔다.
아울러 형평성을 맞추려면 부산에서 1석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도 곁들였다. 인구 300만명인 인천이 지역구 13개에 불과한데 인구 330만명인 부산에 지역구 18개가 배당된 것은 불합리하다는 논리였다.
민주당 정개특위 간사인 김영배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선거 협상 역사로 볼 때 전북을 줄이려면 부산도 줄이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그러나 국민의힘은 어떤 진전된 안도 내놓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협상 초반부터 지역구 합구 문제만큼은 획정위 안을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아울러 자당 우세지역인 서울 강남과 부산에서 1석씩 줄이자는 민주당 요구에 일찌감치 선을 그었고, 협상은 파행을 거듭했다.
◇ ‘4개 구역조정’ 원점 회귀 위기…여 “합의파기” 야 “적반하장”
지역구 합구 문제를 둘러싼 협상이 결렬 수순을 밟으면서 기존에 공감대를 이뤘던 서울·경기·강원·전남 4개 지역의 구역조정도 원래대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다.
앞서 정개특위는 서울 종로와 중·성동갑, 중·성동을로 나뉜 현행 지역구를 유지하고, 강원도도 춘천을 비롯한 8개 선거구를 현행대로 유지하는 내용 등의 4개 구역조정에 의견을 함께했고, 이 안을 선관위에 미리 전달한 바 있다. 당초 획정위 안에는 서울 종로, 중성동갑, 중성동을 등 3개 지역구를 종로중구, 성동갑, 성동을로 바꾸는 내용 등이 담겼으나 이는 여야가 특례로 별도 조정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획정위 원안 처리 주장은 4개 지역 특례안에 대한 ‘잠정 합의’를 걷어찬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여당 정개특위 간사인 김상훈 의원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합의 과정의 일방적 파기는 민주당의 전매특허냐”며 “선관위 획정 데드라인(2월 21일)이 지난 시점에서 그간의 합의 과정을 모두 무시한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국민의힘은 특히 획정위 원안대로 선거가 치러질 경우 강원도에 6개 시·군(속초·철원·화천·양구·인제·고성)을 아우르는 기형적 초대형 선거구가 들어선다며 원상회복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김 의원은 “획정위 원안대로라면 강원 북부권에 서울 면적의 8배짜리 선거구가 탄생한다. 1명의 국회의원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은 포천시와 연천군, 가평군을 한데 묶은 획정위 원안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며 민주당의 입장 선회를 촉구했다.
반면 민주당은 ‘야당이 4개 구역조정 특례안 합의를 파기했다’는 여당 주장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김영배 의원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여당이 어떤 전향적인 안도 제시하지 않으면서 일부분만 뽑아 마치 합의됐던 것처럼 말하는 것은 후안무치이고 적반하장”이라며 “부산 1석 감소는 안 된다면서 자기들에게 유리한 구역조정만 해달라는 소리냐”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4개 구역조정 특례안’에 일부 의견 접근은 이뤘지만, 다른 쟁점 사안이 해소되지 않으면 별도 합의 처리는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 의원은 “선거구 획정 협상은 패키지로 이뤄진다. 가지가 몸통을 흔들 수는 없다”며 “핵심적인 사안에 대해 국민의힘이 책임 있게 해줄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당 지도부는 최대 쟁점인 지역구 합구 합의는 사실상 어렵다고 판단, 원활한 선거 진행을 위해 기존 선관위 획정위 원안을 유지하는 쪽으로 기운 상태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러 고민 끝에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원칙을 지키면서 가는 것이 맞는다고 판단했다”며 “어제 국민의힘에 획정위 원안을 그대로 받아서 29일 본회의에서 통과시키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정개특위는 재협상을 통해 선거구 재획정안이 타결될 경우 오는 26일 전체회의에서 의결할 계획이다. 끝내 협상이 불발되면 본회의 하루 전날인 28일 획정위 원안이 의결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오는 29일(한국시간) 열리는 2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선거구 획정안을 처리하겠다는 생각이지만 합의에 도달할 뾰족한 수는 부재한 상태다. 양당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간사는 이날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았지만, 견해차만 확인하고 헤어진 뒤 네 탓 공방만 되풀이했다.
민주당은 협상이 더 진척되지 않으면 ‘획정위 원안’을 처리하겠다는 초강수를 뒀고, 이에 국민의힘은 야당의 유권자 기만행위라며 비판했다.
◇ 최대 쟁점은 지역구 합구…’전북·부천 -1석’ 두고 평행대치
애초 선거구 획정 협상의 쟁점은 여야 각자의 ‘텃밭’인 일부 지역구의 합구 문제였다. 민주당은 지난해 12월 5일 국회에 제출된 중앙선관위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 획정안 가운데 경기 부천과 전북이 각각 1석 감소한 것을 가장 문제 삼았다.
의원 1인당 인구수가 적은 지역구 가운데 3위인 서울 강남(17만6천명)과 4위인 대구 달서(17만9천명)는 현행 지역구 수를 유지했지만, 5위인 경기 부천(19만7천명)만 1석 줄이도록 한 것은 ‘여당 편향적’이라는 주장이었다. 그러면서 서울 강남도 1석을 줄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전북에서 1석을 줄인 획정안 역시 ‘수용 불가’ 입장을 이어왔다.
아울러 형평성을 맞추려면 부산에서 1석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도 곁들였다. 인구 300만명인 인천이 지역구 13개에 불과한데 인구 330만명인 부산에 지역구 18개가 배당된 것은 불합리하다는 논리였다.
민주당 정개특위 간사인 김영배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선거 협상 역사로 볼 때 전북을 줄이려면 부산도 줄이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그러나 국민의힘은 어떤 진전된 안도 내놓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협상 초반부터 지역구 합구 문제만큼은 획정위 안을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아울러 자당 우세지역인 서울 강남과 부산에서 1석씩 줄이자는 민주당 요구에 일찌감치 선을 그었고, 협상은 파행을 거듭했다.
◇ ‘4개 구역조정’ 원점 회귀 위기…여 “합의파기” 야 “적반하장”
지역구 합구 문제를 둘러싼 협상이 결렬 수순을 밟으면서 기존에 공감대를 이뤘던 서울·경기·강원·전남 4개 지역의 구역조정도 원래대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다.
앞서 정개특위는 서울 종로와 중·성동갑, 중·성동을로 나뉜 현행 지역구를 유지하고, 강원도도 춘천을 비롯한 8개 선거구를 현행대로 유지하는 내용 등의 4개 구역조정에 의견을 함께했고, 이 안을 선관위에 미리 전달한 바 있다. 당초 획정위 안에는 서울 종로, 중성동갑, 중성동을 등 3개 지역구를 종로중구, 성동갑, 성동을로 바꾸는 내용 등이 담겼으나 이는 여야가 특례로 별도 조정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획정위 원안 처리 주장은 4개 지역 특례안에 대한 ‘잠정 합의’를 걷어찬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여당 정개특위 간사인 김상훈 의원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합의 과정의 일방적 파기는 민주당의 전매특허냐”며 “선관위 획정 데드라인(2월 21일)이 지난 시점에서 그간의 합의 과정을 모두 무시한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국민의힘은 특히 획정위 원안대로 선거가 치러질 경우 강원도에 6개 시·군(속초·철원·화천·양구·인제·고성)을 아우르는 기형적 초대형 선거구가 들어선다며 원상회복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김 의원은 “획정위 원안대로라면 강원 북부권에 서울 면적의 8배짜리 선거구가 탄생한다. 1명의 국회의원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은 포천시와 연천군, 가평군을 한데 묶은 획정위 원안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며 민주당의 입장 선회를 촉구했다.
반면 민주당은 ‘야당이 4개 구역조정 특례안 합의를 파기했다’는 여당 주장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김영배 의원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여당이 어떤 전향적인 안도 제시하지 않으면서 일부분만 뽑아 마치 합의됐던 것처럼 말하는 것은 후안무치이고 적반하장”이라며 “부산 1석 감소는 안 된다면서 자기들에게 유리한 구역조정만 해달라는 소리냐”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4개 구역조정 특례안’에 일부 의견 접근은 이뤘지만, 다른 쟁점 사안이 해소되지 않으면 별도 합의 처리는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 의원은 “선거구 획정 협상은 패키지로 이뤄진다. 가지가 몸통을 흔들 수는 없다”며 “핵심적인 사안에 대해 국민의힘이 책임 있게 해줄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당 지도부는 최대 쟁점인 지역구 합구 합의는 사실상 어렵다고 판단, 원활한 선거 진행을 위해 기존 선관위 획정위 원안을 유지하는 쪽으로 기운 상태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러 고민 끝에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원칙을 지키면서 가는 것이 맞는다고 판단했다”며 “어제 국민의힘에 획정위 원안을 그대로 받아서 29일 본회의에서 통과시키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정개특위는 재협상을 통해 선거구 재획정안이 타결될 경우 오는 26일 전체회의에서 의결할 계획이다. 끝내 협상이 불발되면 본회의 하루 전날인 28일 획정위 원안이 의결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