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교육 봉사자에게 감사드린다

서재은 새크라멘토 한국학교 부이사장.
나는 몇 년 동안 새크라멘토에 거주하면서도 한인 커뮤니티나 교육과 관련된 일은 하지 않았다. 그런데 딸이 한국학교에 다니면서 학교와 관련된 일을 보게 되었다. 그것도 내가 원해서가 아니라 학부모님들의 권유에 의하여 학부모 회장을 맡게 되면서부터다.

학부모 회장은 학기가 마치면 회장의 임기도 끝나는데 마침 새로운 이사장이 선임되면서 나에게 부이사장직을 제안했다. 나는 완강히 제의를 거절했지만 강현진 이사장님은 여러 차례에 걸쳐 간곡한 부탁을 해왔고 형식적으로 제의를 받아들였다.

그 후 이사회가 열릴 때면 자리를 채우는 흉내를 내다 임기가 끝나면 그 직을 마치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사회에 몇 번 참석하다 보니 내 책임감과 직책에 대한 의무감을 느끼면서 점점 이사회의 직책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이제는 그 직을 맡은 지도 1년이 되었다. 나는 그 직책을 맡으면서 내가 살아가는 의미, 한인 사회속의 구성원으로 사명감을 느끼게 되었다. 지금까지 나는 의사로써 내 임무가 환자를 치료하고 병을 고쳐주는 것이 나에게 주어진 최고의 목표라고 생각했는데, 현실에 와서는 내 삶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다 주었다.

그 첫째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 의학자인 히포크라테스가 말한 것처럼 이 세상에서 가장 존경받아 마땅한 사람이 의사라고 했는데 그 보다 더 존경받아 마땅한 사람은 교사라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물론 히포크라테스는 의사와 교사라고 했지만 나는 교사의 존경에 대한 의미를 깊이 생각지 못해서인지 지금까지 나는 많은 교육을 받고 의사가 된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지만 교사들의 헌신적 노력에 대한 감사함은 별로 느끼지 못했는데, 지금 학교일에 관여를 하다 보니 정말로 교사들의 노고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됐고 내가 맡은 직책에 충실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다음으로 교육은 배우는 학생이 주체가 아니라 가르치는 교사가 주체이고 주인공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면서 교육을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교육의 주체로서 도와주어야 한다는 것을 깊이 느꼈다. 그리고 그들에게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것을 약속했다.

그리고 또 하나는 교육봉사자 못지 않게 학교를 후원하는 한인들 그리고 이사들의 헌신적 봉사정신을 보면서 미약하나마 학교에 보탬이 되는 일이라면 최선을 다해야 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

새크라멘토 한국학교는 타 학교와 달리 자체 건물이 있기 때문에 학생들이나 학교 관계자들이 어떤 제한을 받지 않고 교육활동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건물 관리를 위한 재정적 뒷받침이 따라야 한다는 애로점도 있다. 그러나 학교 관계자, 학교장, 교사 그리고 이사진 모두가 합심하여 노력한 결과 오늘날 새크라멘토 한국학교는 북가주 지역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은 자타가 공인하고 있다.

특히 새크라멘토 한국학교는 세계적으로 열풍으로 일으키는 한류문화를 보급하는 선봉에 서기 위하여 BTS반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는 25명의 학생들이 격주 화요일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진행되는 수업에 참석해 음악과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현재 학생수가 135명에 달하고 대기 학생도 5명이나 되며 영상 교육 등 다양한 특별활동까지 진행되고 있다.

이런 발전은 학교 관계자들이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여러분들도 알겠지만 2세 교육은 장기간 걸쳐 진행되는 사업이다. 특히 미국 속에서 진행되는 한국어 교육은 학문적으로나 방법론적으로 미숙한 단계에 있다. 그러나 학교 관계자들은 우리의 2세들이 한국계 미국인(Korean American)이라는 주체성(Identity)을 심어 주는 막중한 임무를 가지고 현장에서 뛰고 있다.

우리 이민 1세들은 다음 세대에게 우리의 역사를 일깨워주고 한국인의 자부심을 심어주는 막중한 임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맡은 바 책무를 마쳐야 된다는 것을 느끼며, 나 또한 이민 1세이자 부이사장으로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서재은 새크라멘토 한국학교 부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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