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3국 정상이 만나 ‘3자 협의에 대한 공약(commitment to Consult)’, ‘캠프 데이비드 정신(The spirit of Camp David)’, ‘캠프 데이비드 원칙(Camp Daivid Principles)’ 등 3건의 합의문을 채택했다. 대통령실은 이를 두고 “인태(인도태평양) 지역의 지정학을 바꾼 8시간”이라고 자평하며 이도윤 대변인은 “3국 회의를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대응력을 더 강하게 만들어 가고 있다고 평가한다”고 브리핑을 통해 말했다. 대부분의 언론들은 한미일 협력의 다중적 제도화, 대중 견제 공조, 미사일 방어 협력, 우크라이나 지원과 대러 경제 제재 공조, 한미일 군사 훈련 정례화 등을 명시한 이번 회담이 사실상 군사동맹을 선언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이 이미 구성한 오커스(AUKUS: 미국, 영국, 호주 동맹) 및 쿼드(QUAD: 미국. 일본, 호주, 인도 안보협의체) 등의 기존 대중국 포위망을 이번 협의를 통해 한 층 더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
흥미로운 것은 앞의 합의들이 기존의 한미 동맹이나 미일 동맹의 공약을 침해하지 않고, 국제법 또는 국내법에 규정된 권리 또는 의무를 새롭게 만들지는 않는다고 부연한 점이다. 기존의 한미 상호방위조약은 그 조약의 범위를 “타 당사국에 대한 태평양 지역에서의 무력 공격”으로 제한하고 있으나 이번 합의는 인도태평양 수역에서의 어떤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로 확대, 추후 중국의 대만 침공이나 남중국해에서의 분쟁도 협의의 대상이 될 수 있도록 명시했다. 앞에 언급한 이 부연이 여태까지의 윤석열 정부의 외교 행태로 볼 때 한국 정부의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보기는 힘들다고 한다면 어느 국가의 주장이 받아들여진 것인지 궁금하다. 미국 정부 고위 관련자들은 해당 문건에 “의무(duty)”를 명기하려는 노력을 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빅터 차 한국 석좌 교수는 명칭에 상관없이 새로운 3국 간 군사동맹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일본인데 일본의 조심스러운 외교 행보의 이유는 무엇일까?
이번 협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전쟁이 진행되고 있고 중국의 대만 침공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한국에 우크라이나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필자 혼자일까? 2014년 유로마이단 쿠데타 이후 친서방 정권이 들어서서 지속적으로 반 러시아 행보를 보인 우크라이나는 법대 출신 코미디언 젤렌스키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후 러시아의 계속되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나토 가입을 추진하고 돈바스 지역에서 러시아계 주민에 대한 탄압을 멈추지 않았다. 그 결과는 전 세계가 지켜보는 대로 우크라이나 전 국토가 전쟁으로 폐허가 되고 일부 언론의 추산으로는 30만명 이상의 전사자가 발생하는 비극이었다. 불행하게도 세계 정세는 누구의 주장대로 가치외교 노선을 따르지 않는다. 현실정치학의 대가 시카고대학 존 미어샤이머 (John Mearsheimer) 교수는 러시아가 더 이상 미국에 위협이 되지 못한다고 보며 (https://www.youtube.com/watch?v=PLBc2KWTrck) 미국이 쿠바에 대하여 영향권을 인정받았던 것처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영향권 (Sphere of Influence)을 인정해주고 나토의 팽창을 추구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GDP 규모가 나토 구성국 프랑스 한 나라의 그것에 80%정도에 그치는 러시아는 경제력에 비해 군사비 지출 비중이 높아서 구소련 체제는 미국 레이건 대통령이 80년대에 추구한 군비경쟁으로 무너졌다는 평가가 많다. 군비 경쟁을 견딜 수 없던 러시아는 구소련 붕괴와 바르샤바 조약 기구 해체 이후 “리스본에서부터 블라디보스톡까지”라는 표어로 유럽 미국과의 경제 안보 공동체를 추구하여 왔으나 미국의 반대로 그 뜻을 이루지 못한다. 핵무기 감축조약인 START와 NEW START 외 다른 중요한 군축 협상인 러시아와 북대서양조약기구 (NATO)사이의 재래식 무기 군축협상 (Conventional Armed Forces in Europe Treaty: CFE Treaty)도 쌍방 간의 협정 위반 비난 속에 2015년 파기 또는 정지되어 서방권과 러시아의 군사 대치 상황은 점점 악화되어가는 과정이었다.
이후 서방과 러시아의 관계를 더욱 악화시키는 사태가 발생한다. 핵 군비 통제 역사에서 가장 성공적이었다고 평가받는 중거리 핵전력 조약 (Intermediate-Range Nuclear Forces Treaty: INF)은 1987년 레이건 미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합의한 이후 사거리 500-5500km 사이의 모든 지상 발사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및 지원체계를 냉전 체제의 무기 창고에서 제외시키는 역할을 수행했다. 하지만 2018년 10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INF조약을 준수하지 않고 신흥 핵강국인 중국이 조약 당사국이 아님을 이유로 들며 불평을 표현한 후 2019년 2월 1일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조약 이행 중단을 선언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하루 후인 2월 2일 INF 이행 중단을 선언 이 조약은 2019년 8월 1일을 기해 소멸되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나토의 동진/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문제는 쿠바 미사일 위기 때와는 반대로 러시아의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하게 되었고 자신의 앞마당이라고 간주하던 우크라이나에 중거리 핵미사일 배치라는 큰 위기를 느낀 러시아는 서방 세계의 비난과 경제 제재를 무릅쓰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게 된다.
흥미로운 것은 앞의 합의들이 기존의 한미 동맹이나 미일 동맹의 공약을 침해하지 않고, 국제법 또는 국내법에 규정된 권리 또는 의무를 새롭게 만들지는 않는다고 부연한 점이다. 기존의 한미 상호방위조약은 그 조약의 범위를 “타 당사국에 대한 태평양 지역에서의 무력 공격”으로 제한하고 있으나 이번 합의는 인도태평양 수역에서의 어떤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로 확대, 추후 중국의 대만 침공이나 남중국해에서의 분쟁도 협의의 대상이 될 수 있도록 명시했다. 앞에 언급한 이 부연이 여태까지의 윤석열 정부의 외교 행태로 볼 때 한국 정부의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보기는 힘들다고 한다면 어느 국가의 주장이 받아들여진 것인지 궁금하다. 미국 정부 고위 관련자들은 해당 문건에 “의무(duty)”를 명기하려는 노력을 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빅터 차 한국 석좌 교수는 명칭에 상관없이 새로운 3국 간 군사동맹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일본인데 일본의 조심스러운 외교 행보의 이유는 무엇일까?
이번 협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전쟁이 진행되고 있고 중국의 대만 침공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한국에 우크라이나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필자 혼자일까? 2014년 유로마이단 쿠데타 이후 친서방 정권이 들어서서 지속적으로 반 러시아 행보를 보인 우크라이나는 법대 출신 코미디언 젤렌스키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후 러시아의 계속되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나토 가입을 추진하고 돈바스 지역에서 러시아계 주민에 대한 탄압을 멈추지 않았다. 그 결과는 전 세계가 지켜보는 대로 우크라이나 전 국토가 전쟁으로 폐허가 되고 일부 언론의 추산으로는 30만명 이상의 전사자가 발생하는 비극이었다. 불행하게도 세계 정세는 누구의 주장대로 가치외교 노선을 따르지 않는다. 현실정치학의 대가 시카고대학 존 미어샤이머 (John Mearsheimer) 교수는 러시아가 더 이상 미국에 위협이 되지 못한다고 보며 (https://www.youtube.com/watch?v=PLBc2KWTrck) 미국이 쿠바에 대하여 영향권을 인정받았던 것처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영향권 (Sphere of Influence)을 인정해주고 나토의 팽창을 추구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GDP 규모가 나토 구성국 프랑스 한 나라의 그것에 80%정도에 그치는 러시아는 경제력에 비해 군사비 지출 비중이 높아서 구소련 체제는 미국 레이건 대통령이 80년대에 추구한 군비경쟁으로 무너졌다는 평가가 많다. 군비 경쟁을 견딜 수 없던 러시아는 구소련 붕괴와 바르샤바 조약 기구 해체 이후 “리스본에서부터 블라디보스톡까지”라는 표어로 유럽 미국과의 경제 안보 공동체를 추구하여 왔으나 미국의 반대로 그 뜻을 이루지 못한다. 핵무기 감축조약인 START와 NEW START 외 다른 중요한 군축 협상인 러시아와 북대서양조약기구 (NATO)사이의 재래식 무기 군축협상 (Conventional Armed Forces in Europe Treaty: CFE Treaty)도 쌍방 간의 협정 위반 비난 속에 2015년 파기 또는 정지되어 서방권과 러시아의 군사 대치 상황은 점점 악화되어가는 과정이었다.
이후 서방과 러시아의 관계를 더욱 악화시키는 사태가 발생한다. 핵 군비 통제 역사에서 가장 성공적이었다고 평가받는 중거리 핵전력 조약 (Intermediate-Range Nuclear Forces Treaty: INF)은 1987년 레이건 미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합의한 이후 사거리 500-5500km 사이의 모든 지상 발사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및 지원체계를 냉전 체제의 무기 창고에서 제외시키는 역할을 수행했다. 하지만 2018년 10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INF조약을 준수하지 않고 신흥 핵강국인 중국이 조약 당사국이 아님을 이유로 들며 불평을 표현한 후 2019년 2월 1일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조약 이행 중단을 선언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하루 후인 2월 2일 INF 이행 중단을 선언 이 조약은 2019년 8월 1일을 기해 소멸되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나토의 동진/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문제는 쿠바 미사일 위기 때와는 반대로 러시아의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하게 되었고 자신의 앞마당이라고 간주하던 우크라이나에 중거리 핵미사일 배치라는 큰 위기를 느낀 러시아는 서방 세계의 비난과 경제 제재를 무릅쓰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게 된다.
지난 국치일에 제주 남방 공해상에서 한미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대응을 위한 해상 미사일 방어훈련을 실시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뒤 다섯 번째 한미일 해상 미사일 방어훈련이다. 캠프 데이비드 회동에서 윤석열 정부는 올 해안에 미사일 경보 정보가 실시간 공유될 것이며 북한 위협에 대응하는 연례 연합 방어훈련도 정례화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치일에 일본 자위대와의 합동 훈련은 무슨 뜻이었을까? 대한 해협에서의 한미일 합동 군사 훈련에 대해 러시아는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혹시 러일 전쟁 때의 쓰시마 해전의 쓰라린 기억을 떠 올리지는 않았을까?
100여년이 지난 지금 대한 해협이나 동해 항로는 1905년 러일 전쟁 때 만큼이나 중요한 국가 이익이 걸린 항로이다. 기후 온난화로 인한 북극항로 (Northern Sea Route: NSR)의 개발로 동해 항로는 수에즈 운하 정도로 중요해질 수 있다. 예로 들면 부산에서 로테르담 항로의 경우 수에즈 운하를 통과할 경우 40일이 걸리지만 북극항로, 자세하게 얘기하자면 북동 항로를 이용하면 28일이면 충분하다. (북극해 항로는 북미 유럽을 잇는 캐나다 해역의 북서항로, 아시아 유럽을 잇는 러시아 해역의 북동항로로 나뉜다. 북동항로가 작은 섬들이 많아 운항에 어려움이 많은 북서항로보다 선호된다.) 브릭스 (BRICS) 국가 간의 무역을 위해서 러시아는 수에즈 운하보다 러시아 해역의 북동항로을 이용해 동해 항로를 통과 중국, 인도 등과 연결되는 것이 이득이 될 수 있다. 동해 항로가 러시아에게는 북동항로와 연결되어 생존이 걸린 전략적 항로라는 이야기다. 이와 관련 한국도 현재 북동항로를 통해 무르만스크 항에서 울산항까지 많은 원자재를 운송하고 있으면 러시아 기업과 합작회사 설립 등을 통해 쇄빙선 사업 및 LNG 운반선 등 조선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부산항과 연계한 북극항로 개발은 한국의 미래 전략의 기본이 되어야 할 백년대계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한미일 3국 이지스 함대가 미사일 가상의 탄도미사일 표적에 대해 탐지, 추적 및 정보공유 등,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체계의 연내 가동을 위한 공유체계 점검을 실시한 것을 남한에 대한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훈련이라고 묵인해 줄 주변 강대국이 있을까? 100년전 도고 제독의 연합함대가 기다리고 있던 대한 해협에 배치된 한미일 연합 함대를 부릅뜬 눈으로 지켜보고 있지 않을까?
주한 미군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THAAD) 도입으로 미국 미사일 방어체계 (MD)에 이미 사실상 사전 편입된 한국에 미사일 정보 실시간 공유체계 연내연동으로 MD를 현실화 한다면 이전 사드 사태와는 비견도 되지 않을 후폭풍이 휘몰아칠 가능성도 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1일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당사국은 소집단에 집착하며 한반도 문제를 핑계로 군사 협력을 강화하고 지정학적 이익을 도모하고 있다”며 “이는 지역의 지역대결 위험을 격화시킬 뿐으로, 당사국의 취약한 상호신뢰를 파과하고 다른 나라의 전략적 안보 이익을 파괴할 뿐”이라고 말했다.
다시 되돌아가 트럼프 시절 국방장관 마크 에스퍼는 2019년 12월 12일 캘리포니아 주 반덴버그 공군 기지 인근에서 지상발사형 중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이후 “우리가 중거리 미사일을 개발하고 나서 사령관들이 필요로 하면 우리는 유럽과 아시아 등의 우리 동맹국들과 배치 가능성을 긴밀히 상의하고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 동안 문재인 정부의 사드 3불 정책을 통해 사드 추가 배치,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와 한미일 군사동맹의 불참을 유지해 왔던 한국의 전략적 자세가 윤석열 정부에 의해 변경된다면 앞으로의 한중 한러 관계는 파국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군사 동맹에 준하는 조약은 헌법 제60조 1항에 의해 국회 동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번 캠프 데이비드 협의는 헌법 제60조1항을 교묘히 피해가며 대통령실의 표현대로 두고 “인태(인도태평양) 지역의 지정학을 바꾼 8시간”이었는지 모르겠다. 그 바뀐 지정학적 요소가 대한민국에 우크라이나의 그림자를 드리운 것은 아니었는지 걱정이다.
때마침 윤석열 정부가 독립운동 영웅 5인의 흉상을 육사 교정에서 철거한다는 뉴스가 들린다. 이회영, 김좌진, 홍범도, 이범석, 지청천 선생의 흉상을 철거하고 간도특설대 출신 백선엽의 흉상을 설치한다고 한다. 국치일을 전후해서 상상을 초월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윤석열 정부는 민주 자유주의와 공산전체주의와의 싸움을 강조하고 있다. “제왕적 대통령”으로 유명한 아더 슐레진저는 불가결한 중도 (“Vital Center”)라는 저서를 통해서 공산주의로 대변되는 좌파 전체주의는 물론 나치 독일이 대표했던 우파 전체주의도 경계했다. 현재 한국 여권은 “자유민주주의”라는 미사여구에 대한 아무런 성찰도 없이 우파 전체주의에 빠져 있는 듯하다. 진정한 자유가 무엇인지 진정한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진지한 고민이 없다면 현재 다가오고 있는 지정학적 위기는 우리의 몫이다.
김지수 변호사
100여년이 지난 지금 대한 해협이나 동해 항로는 1905년 러일 전쟁 때 만큼이나 중요한 국가 이익이 걸린 항로이다. 기후 온난화로 인한 북극항로 (Northern Sea Route: NSR)의 개발로 동해 항로는 수에즈 운하 정도로 중요해질 수 있다. 예로 들면 부산에서 로테르담 항로의 경우 수에즈 운하를 통과할 경우 40일이 걸리지만 북극항로, 자세하게 얘기하자면 북동 항로를 이용하면 28일이면 충분하다. (북극해 항로는 북미 유럽을 잇는 캐나다 해역의 북서항로, 아시아 유럽을 잇는 러시아 해역의 북동항로로 나뉜다. 북동항로가 작은 섬들이 많아 운항에 어려움이 많은 북서항로보다 선호된다.) 브릭스 (BRICS) 국가 간의 무역을 위해서 러시아는 수에즈 운하보다 러시아 해역의 북동항로을 이용해 동해 항로를 통과 중국, 인도 등과 연결되는 것이 이득이 될 수 있다. 동해 항로가 러시아에게는 북동항로와 연결되어 생존이 걸린 전략적 항로라는 이야기다. 이와 관련 한국도 현재 북동항로를 통해 무르만스크 항에서 울산항까지 많은 원자재를 운송하고 있으면 러시아 기업과 합작회사 설립 등을 통해 쇄빙선 사업 및 LNG 운반선 등 조선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부산항과 연계한 북극항로 개발은 한국의 미래 전략의 기본이 되어야 할 백년대계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한미일 3국 이지스 함대가 미사일 가상의 탄도미사일 표적에 대해 탐지, 추적 및 정보공유 등,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체계의 연내 가동을 위한 공유체계 점검을 실시한 것을 남한에 대한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훈련이라고 묵인해 줄 주변 강대국이 있을까? 100년전 도고 제독의 연합함대가 기다리고 있던 대한 해협에 배치된 한미일 연합 함대를 부릅뜬 눈으로 지켜보고 있지 않을까?
주한 미군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THAAD) 도입으로 미국 미사일 방어체계 (MD)에 이미 사실상 사전 편입된 한국에 미사일 정보 실시간 공유체계 연내연동으로 MD를 현실화 한다면 이전 사드 사태와는 비견도 되지 않을 후폭풍이 휘몰아칠 가능성도 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1일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당사국은 소집단에 집착하며 한반도 문제를 핑계로 군사 협력을 강화하고 지정학적 이익을 도모하고 있다”며 “이는 지역의 지역대결 위험을 격화시킬 뿐으로, 당사국의 취약한 상호신뢰를 파과하고 다른 나라의 전략적 안보 이익을 파괴할 뿐”이라고 말했다.
다시 되돌아가 트럼프 시절 국방장관 마크 에스퍼는 2019년 12월 12일 캘리포니아 주 반덴버그 공군 기지 인근에서 지상발사형 중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이후 “우리가 중거리 미사일을 개발하고 나서 사령관들이 필요로 하면 우리는 유럽과 아시아 등의 우리 동맹국들과 배치 가능성을 긴밀히 상의하고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 동안 문재인 정부의 사드 3불 정책을 통해 사드 추가 배치,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와 한미일 군사동맹의 불참을 유지해 왔던 한국의 전략적 자세가 윤석열 정부에 의해 변경된다면 앞으로의 한중 한러 관계는 파국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군사 동맹에 준하는 조약은 헌법 제60조 1항에 의해 국회 동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번 캠프 데이비드 협의는 헌법 제60조1항을 교묘히 피해가며 대통령실의 표현대로 두고 “인태(인도태평양) 지역의 지정학을 바꾼 8시간”이었는지 모르겠다. 그 바뀐 지정학적 요소가 대한민국에 우크라이나의 그림자를 드리운 것은 아니었는지 걱정이다.
때마침 윤석열 정부가 독립운동 영웅 5인의 흉상을 육사 교정에서 철거한다는 뉴스가 들린다. 이회영, 김좌진, 홍범도, 이범석, 지청천 선생의 흉상을 철거하고 간도특설대 출신 백선엽의 흉상을 설치한다고 한다. 국치일을 전후해서 상상을 초월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윤석열 정부는 민주 자유주의와 공산전체주의와의 싸움을 강조하고 있다. “제왕적 대통령”으로 유명한 아더 슐레진저는 불가결한 중도 (“Vital Center”)라는 저서를 통해서 공산주의로 대변되는 좌파 전체주의는 물론 나치 독일이 대표했던 우파 전체주의도 경계했다. 현재 한국 여권은 “자유민주주의”라는 미사여구에 대한 아무런 성찰도 없이 우파 전체주의에 빠져 있는 듯하다. 진정한 자유가 무엇인지 진정한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진지한 고민이 없다면 현재 다가오고 있는 지정학적 위기는 우리의 몫이다.
김지수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