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명 희생 헛되지 않게”…안산서 세월호참사 9주기 기억식

유족·시민·여야 대표 등 2천여명 참석…10주기 준비위원회 발족 선언

16일 오후(한국시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9주기 기억식'에서 416 합창단과 시민합창단이 기억합창을 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9주기인 16일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서 단원고 학생들을 비롯한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행사가 열렸다.

4·16재단이 주최하고 4·16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교육부, 경기도, 경기도교육청, 안산시 등이 주관한 기억식에는 유가족, 여야 정치인, 시민 등 2천여명이 참석해 참사를 기억하고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기억식은 단원고 학생 250명을 포함한 304명의 희생자에 대한 묵념을 시작으로 추도사, 304명 대합창, 10주기 위원회 발족선언문 낭독, 기억영상 상영, 약속편지 낭독 등이 이어졌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참석하지 않은 가운데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박홍근 원내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와 이은주 원내대표, 조승환 해양수산부장관과 이민근 안산시장 등이 참석했다.

조 장관은 추도사에서 “세월호 참사가 남긴 아픈 상처와 국민의 질책을 가슴에 새기고 더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도 “학생과 선생님이 마음 놓고 교육활동을 펼치도록 지원하고, 학부모들이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도록 힘쓰겠다”라고 약속했다.
세월호 참사 9주기인 16일(한국시간) 전남 진도군 팽목기억관 앞에서 한 어린이가 리본 모양의 스티커를 부착하고 있다.
해외출장중인 김동연 경기지사는 염태영 경제부지사의 추도사 대독을 통해 “참사를 대하는 태도에서 그 사회의 품격이 드러나는데 정권이 바뀌어도 안전과 인권의 가치가 달라질 수는 없다”며 “4·16 생명안전공원이 차질 없이 준공되도록 경기도가 방법을 찾겠다”라고 밝혔다.

4·16재단과 희생자 유족들은 세월호 참사의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강조했다. 김광준 4·16재단 이사장은 “세월호 참사의 온전한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소리높여 외쳤지만 9년이 지난 오늘날 어느 하나 이뤄진 게 없다”고 지적하면서 “이제부터라도 힘을 모아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어 세월호 참사의 희생이 헛되지 않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김종기 운영위원장도 “참사가 일어난 지 벌써 9년이지만 눈을 뜨고 있어도 감고 있어도 생각나고 보고 싶은 우리 아이들인데, 왜 1명도 구조받지 못했고 그 큰 배가 침몰했는지 여전히 알지 못한다”라며 “국가가 참사를 예방하지 못했다면 당연히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대책 마련에 힘써야 한다”라고 말했다.

추도사 이후에는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안산마을활동가, 생존 학생 등 10명이 세월호 참사 10주기 준비위원회 발족 선언문을 낭독했다. 준비위원회는 5월 발족해 모두가 안전하게 살아갈 권리를 제도적으로 확립하는 역할 등에 힘쓸 것으로 알려졌다.

단원고 희생자 이영만 학생의 형 영수 씨는 단상에 올라 “모두가 조금은 알아줬으면 한다. 너희의 죽음만 특별하게 기억하려는 게 아니라 모든 죽음이 위로받을 일이고 모든 생명이 귀하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다”라며 동생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했다. 그가 “‘시간이 약’이라고 하는데 내가 보기엔 아주 틀린 말 같다”며 “살아있을 때 억지로라도 잘 못했던 말을 이제 한다, 사랑하고 많이 보고 싶다”라고 말하자 참석자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날 기억식은 오후 4시 16분에 맞춰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사이렌이 1분간 울리는 것으로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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