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잠항심도 200m, 실제 700m면 찌그러졌을 것"
40년 된 독일산 '낭갈라'함…대우조선해양이 성능개량
53명이 탑승한 인도네시아 해군 잠수함 ‘낭갈라‘(Nanggala·402)함이 발리섬 인근 해역에서 실종된 지 이틀째에 접어들었다. 인도네시아 군 당국은 최대 잠수 가능 깊이가 200여m인 낭갈라함이 해저 600〜700m에서 마지막으로 포착됐다고 밝혀 ‘참사‘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22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해군 발표 등에 따르면 낭갈라함은 전날 오전 3시께 발리 해역에서 어뢰 훈련을 위해 잠수한 뒤 연락이 끊겼고, 그로부터 24시간이 넘게 지났다. 낭갈라함은 40년 전인 1980년 건조된 독일산 재래식 1천400t급 잠수함으로, 대우조선해양이 9년 전인 2012년 성능개량 작업을 해 준 잠수함이다.
낭갈라함의 정원은 34명이지만 훈련에는 53명이 탑승했다. 해당 잠수함이 마지막 포착된 지점은 해저 600〜700m 지점으로 발표됐다. 사고 잠수함이 기동하던 곳으로 추정되는 해역에서는 유출된 기름이 발견됐다.
현지 매체들은 낭갈라함이 잠수 중 침수가 발생하면서 전력이 끊기고, 통제력을 잃어 가라앉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AFP통신은 “낭갈라함은 재래식 잠수함이라서 최대 잠수 가능 깊이가 250m이다. 700m까지 내려갔으면 부서졌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다른 잠수함 전문가도 “현존하는 최신 잠수함의 최대 잠항심도가 700〜800m 정도“라며 “낭갈라함은 건조한 지 40년이 된 재래함이어서 150〜200m 안팎이 잠수 한도 최대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잠수함의 경우 침수되는 상태로 심해로 가라앉으면 선체가 찌그러졌을 가능성이 있다“며 “심해 700m에서 동력을 잃은 잠수함을 물 밖으로 끌어 올릴 방법은 없다“고 덧붙였다.
올해 1월 자카르타 앞바다에는 62명이 탑승한 인도네시아 스리위자야항공 국내선 여객기가 추락해 전원 사망했으며, 당시 사고기가 산산조각 난 수심은 23m 정도였다.
인도네시아 군 당국은 전날 오후 낭갈라함의 연락 두절 사실을 공개하고, 실종 예상지점에 음파탐지 장비를 갖춘 군함 두 척, 해저 광산 탐지선 등을 포함해 400여명의 인력을 투입해 수색 중이다.
인도네시아 해군은 “싱가포르, 호주, 인도 등 여러 국가에서 수색 작업에 협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 군 당국은 실종된 승선원 53명의 명단을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훈련을 참관하기 위한 현지 언론인 등 민간인이 섞였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또, 당시 어뢰 훈련에 대우조선해양과 인도네시아 국영 PAL조선소가 공동 건조한 잠수함 ‘알루고로(Alugoro)’함 등이 참여했다는 소식도 전해진다.인도네시아 군 당국은 이날 오전 낭갈라함 수색 상황에 관해 브리핑할 예정이다.
한편, 실종된 낭갈라함은 209급 잠수함으로, 인도네시아는 1980년 독일에서 건조된 209급 잠수함 두 척을 1981년 인도받아 각각 ‘짜끄라‘, ‘낭갈라‘라는 이름을 붙였다. 대우조선해양은 2004〜2006년 짜끄라함 성능개선 작업을 했고, 낭갈라함은 2009년 12월 인수해 전투체계, 레이더, 음파 탐지기 등 주요 장비를 신형으로 교체하고 선체를 절단해 탑재장비를 정비한 뒤 2012년 1월 인도네시아에 인도했다.
인도네시아 현지 매체들은 실종된 낭갈라함을 한국 업체가 개량했다는 점도 함께 보도하고 있으나 개량 작업 후 9년이 지났고, 대우조선해양이 인도 후 추가 정비 등에는 관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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