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민주평통, 라종일 교수 초청 강연회 개최….“사람이 중심되는 ‘바른통일’ 이뤄야”

“독일, 일본 통일이후 국민들 전쟁으로 내몰리며 희생돼”
“통일 되더라도 국민 모두가 잘 사는 ‘바른통일’ 돼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샌프란시스코협의회가 주최한 강연회에서 '백봉 라용균 선생의 정치사상과 평화통일'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는 라종일 가천대 석좌교수.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샌프란시스코협의회(회장 김상언)가 정치학자이자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시절 북한문제와 국가안보, 영국과 일본 대사를 역임한 라종일 가천대 석좌교수를 초청해 강연을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

지난 7월 13일 샌프란시스코 공항 웨스틴 호텔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라종일 석좌교수는 ‘백봉 라용균 선생의 정치사상과 평화통일’을 주제로 강연을 했으며, 김상언 회장을 비롯한 자문위원들과 지역 한인들 그리고 정광용 부총영사 등 50여 명이 참석해 라 교수의 강연을 경청했다.

백봉 라용균 선생은 라종일 석좌교수의 선친으로 일본 유학시절 3.1 운동에 앞서 2.8 독립선언을 주도한 독립운동가다. 이후 상해 임시정부에도 참여했으며 해방이후에는 국회부의장을 지내는 등 한국 근대 정치 발전에도 큰 족적을 남겼다. 국회는 1999년 백봉 선생의 업적을 기려 ‘백봉 신사상’을 제정했으며 지금도 우수 국회의원을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강연하고 있는 라종일 가천대 석좌교수.
라 교수는 강연에서 “사람이 중심이 되는 통일이 돼야 한다”며 “이것이 선친이셨던 백봉 라용균 선생께서 강조하셨던 것”이라고 역설했다. 라 교수는 사람 중심의 통일에 대해 “통일이 다 좋은 것인가?”라는 물음을 화두로 던지며 “통일이 되더라도 국민 모두가 잘 살게되는 ‘바른통일’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라 교수는 “일본은 메이지 유신을 통해 일본을 통일하고 세계적인 강대국으로 발돋움 했지만 대동아 전쟁과 태평양 전쟁 등으로 국민들이 희생되는 것은 물론 주변국들에게도 엄청난 피해를 끼쳤다”며 “과연 이런 통일을 ‘바른통일’이라고 할 수 있겠냐”고 말했다.

라 교수는 이어 “19세기 독일을 통일로 이끈 비스마르크도 국민들을 1차대전의 화염으로 내몰았고 2차대전까지 일으켜 계속 전쟁에 시달리는 상황으로 내몰렸다”고 밝힌 뒤 “베트남의 경우에도 공산화로 통일을 이루었지만 수백만의 국민들이 보트피플로 나라를 잃어버리고 떠돌이 삶을 살아야 했다”며 “남북이 분단된 우리나라도 무조건적인 통일이 아닌 ‘바른통일’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강연회 참석자들이 라종일 석좌교수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라종일 교수는 ‘바른통일’에 대한 예시로는 오스트리아를 들었다. 라 교수는 “오스트리아는 2차대전 패전국으로 전쟁이 끝난 뒤 미국, 소련, 영국, 프랑스 등 강대국들로부터 분할 점령을 당해 분단의 아픔을 맛봐야 했지만, 오스트리아는 국민들과 지도자들의 단합으로 분할 점령에도 단일 행정체제를 갖출 수 있었고 서로의 사상이 달랐지만 연립정부를 구성하는데 성공했다”며 “이런 노력으로 불과 10년만에 분할 점령을 하고 있던 강대국들이 모두 철수했고 주권 회복과 함께 완전한 통일을 이뤄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라 교수는 “오스트리아 통일은 국민적 합의를 통한 최고의 외교정책을 통해 이뤄낸 성과”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라 교수는 이어 “우리나라의 경우 일본에 대항하는 통합된 독립운동세력이 없어 2차대전 이후 승전국 지위를 인정받지 못했고 이것이 분단으로 가는 결과가 됐다”고 아쉬움을 드러낸 뒤 “백봉 선생께서는 훌륭한 정치를 ‘골프’에 비유하셨다”며 “골프를 함께 치는 플레이어를 적이 아닌 동반자로 생각하면 좋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남북문제도 적대적이 아닌 동반자로 바라보며 문제를 풀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라종일 교수는 “남북간 통일을 민족의 문제로 바라보는 관점이 있다. 하지만 꼭 같은 민족이 한 국가를 이뤄야 하는가는 생각해 봐야 할 문제”라며 “남북통일도 민족문제가 아닌 사람이 중심이 되는 통일이 돼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강연에 앞서 김상언 회장과 정광용 부총영사가 축사를 전했으며, 이정순 전 미주한인회총연합회 회장도 참석해 강연을 경청했다.
강연에 앞서 인사말을 전하고 있는 김상언 SF민주평통 회장.
축사 전하는 정광용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 부총영사.


최정현 기자 / choi@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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