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노인회 “협의 없는 한인회관 공사 반대…강력한 조치 취할 수도”

“한인회관은 한인회와 노인회 공동 소유…노인회도 권리 있어”
“곽정연 회장 그동안 한 차례 상의도 없어…법적 대응도 고려”

기자회견에 참석한 샌프란시스코 한미 노인회 이경희 회장과 임원들. (앞줄 오른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금자 이사, 이경희 회장, 이돈응 부회장, 정절자 이사, 토마스 김 이사장, 주근숙, 이영순, 김한주, 김영언, 김성오 이사.
샌프란시스코 한인회관 개보수 공사를 둘러싸고 SF 한인회(이하 한인회)와 갈등을 빚고 있는 샌프란시스코 한미노인회(이하 노인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혔다. 10일 오클랜드 오가네식당에서 있은 기자회견에는 이경희 회장을 비롯해 토마스 김 이사장과 이돈응 부회장과 노인회 이사 등 10명이 참석해 노인회는 배제된 채 진행되고 있는 한인회관 개보수 공사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은 물론 공사를 빌미로 임기를 연장한 곽정연 회장이 이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경희 회장은 기자회견 발표문을 통해 “한인회는 한인회관 개보수를 앞두고 단 한 차례의 설명과 협의도 없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11월 2일 노인회에 보낸 서한에는 11월 4일까지 노인회 사무실을 비우라는 일방적 통보만 해왔다”고 지금까지의 진행상황을 설명했다. 이 회장은 이어 “노인회는 한인회관 개보수 공사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다만 한인회관 공동소유주로서 공사에 대한 설명과 함께 협의를 통해 공사 이후 한인회관 사용 범위를 의논 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그동안 노인회와 한인회가 아무런 문제없이 한인회관에서 잘 지내왔는데 곽정연 회장 취임 후 노인회를 무시하는 듯한 태도와 적대적인 발언으로 여러 차례 문제가 있어 왔다”고 밝히며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은 물론 코로나와 한인회관 공사를 핑계로 세 차례나 임기를 연장한 곽 회장은 임기를 연장하지 말고 즉각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이경희 회장은 “한인회가 한인회관 공사에 대한 설명과 협의에 나서지 않을 경우 한인회관 공동 건물 소유주의 자격으로 노인회의 권리를 방어하기 위해 보다 강력한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이며 법적 대응에 나설 수도 있다고 밝혔다.
노인회가 제시한 한인회관 등기서류.
기자회견에 참석한 토마스 김 노인회 이사장은 “김성곤 이사장과의 간담회에 참석해보니 이미 한인회관 공사를 위한 설계도가 나와 있었다”며 “설계도까지 만들었다면 공사에 앞서 한인회관을 함께 사용하고 있는 노인회에 어떤 설명이라도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노인회 이사들도 한인회가 일방적으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불만을 표했다. 이사들은 “노인회 사무실을 비워달라고 하면 언제부터 언제까지인지 설명도 없다”며 “한인회관에 대한 보수공사가 한인들을 위한 것이라는데 누구를 위한 공사인지 알 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회견에 앞서 이경희 회장을 비롯해 토마스 김 이사장과 이돈응 회장은 지난 8일 열린 김성곤 재외동포재단 이사장과의 간담회 자리에 참석해 한인회가 노인회와 협의하지 않고 한인회관 공사를 독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문제제기를 한 바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곽정연 샌프란시스코 한인회장은 “한인회와 노인회가 공동으로 건물 등기 서류에 이름이 올라간 것은 맞지만 노인회는 과거 한인회와의 협정서를 통해 소유권이 없는 것”이라고 설망한 뒤 “공사를 앞두고 여러 차례 노인회와의 만남을 요청했지만 노인회에서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곽 회장은 이어 “김성곤 재외동포재단 이사장도 간담회 이후 한인회와 노인회 간 문제에 대해 총영사관에 진행상황을 알려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분규 단체가 될 경우 지원금을 받지 못해 개보수 공사가 무산되면 한인회 뿐만 아니라 노인회를 비롯한 지역 한인 커뮤니티 전체의 손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인회와 노인회는 총영사관의 주선으로 12일 곽정연 회장과 이경희 회장을 비롯한 두 단체 임원들이 만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정현 기자 / choi@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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