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서 열린 6.25 기념식…맥클로스키 전 연방하원의원 “미국의 오판으로 한국 분단돼” 주장

“미국의 5가지 잘못된 판단으로 한국 분단”
피트 맥클로스키 전 KWMF 회장 발표문 통해 주장
윤상수 샌프란시스코 총영사에 사과하기도

샌프란시스코 프리시디오 공원에 세워진 한국전기념비 앞에서 제72주년 6.25 한국전 기념식이 열렸다. 행사 참석자들이 전몰장병들에 대한 추모의 묵념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피트 맥클로스키 전 연방하원의원, 쿠엔틴 콥 한국전기념재단 회장, 윤상수 총영사, 마크 뷰엘 프리시디오 공원관위원회 부의장.
한국전쟁이 발발한지 72주년이 되는 지난 6월 25일 한국전 참전용사들과 지역 한인들이 프리시디오에 세워진 한국전기념비 앞에 모여 목숨 바쳐 자유 민주주의 수호에 앞장선 전몰장병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렸다. 특히 이날 행사에서는 전 연방하원이자 한국전기념재단 회장을 역임했던 피트 맥클로스키 한국전 참전용사가 발표문을 통해 미국의 잘못된 판단이 한국의 분단을 초래했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행사에는 한국전기념재단(KWMF) 쿠엔틴 콥 회장을 비롯해 돈 리드 재무이사, 피트 맥클로스키 초대 KWMF회장 등 미군 참전용사들과 가족들 그리고 남중대 재향군인회 미북서부지회 회장, 최해건 SF-서울 자매도시위원회 위원장, 이진희 이스트베이 한인회장, 윤상수 샌프란시스코 총영사 등 80여 명이 참석했다.

한국전기념재단 설립에 큰 기여를 했던 고 존 스티븐스 사무총장의 미망인인 조디 스티븐스도 기념식에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존 스티븐스 사무총장은 지난해 5월 25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인사말을 전하는 쿠엔틴 콥 한국전기념재단 회장.
기념사를 하고 있는 윤상수 총영사.
쿠엔틴 콥 KWMF 회장은 “한국전기념비 건립으로 인해 한국전 참전용사들을 후세들에게도 알리고 추모할 수 있게 됐다”며 기념비 건립과정에 대해 설명한 뒤 “특히 지역 한인들은 물론 한국 보훈처에서 약 100만 달러를 지원해 기념비 건립이 성사될 수 있었다”고 강조하며 감사인사를 전했다.

윤상수 총영사는 기념사를 통해 “참전용사들의 희생으로 지금의 한국이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며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해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 등 한미동맹은 더욱 굳건해 질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잘못된 판단으로 한국이 분단됐다고 주장한 피트 맥클로스키 전 연방하원의원이 기념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KWMF 설립자이자 초대 회장을 역임했던 피트 맥클로스키 전 연방하원의원은 부산 도착부터 인천상륙작전 등 미 해병대들이 한국전에서 치러야 했던 참혹한 전쟁에 대해 자세히 소개했으며, 한국전기념비가 세워지기까지 과정과 기림비 건립을 허락한 프리시드오 공원관리국 관계자에 대한 감사도 전했다.

특히 이날 맥클로스키 전 회장은 미국의 잘못으로 한국이 분단에 이르렀다는 내용을 담은 발표문을 행사 시작에 앞서 참석자들에게 나눠주기도 했으며, 이런 미국의 오판에 대해 윤상수 총영사에게 사과의 말도 전했다.

맥클로스키 전 회장이 발표문을 통해 밝힌 미국의 잘못된 판단은 모두 5가지다. 첫째 루즈벨트 대통령이 일본의 한국 식민지화를 허용한 것, 둘째는 2차대전 당시 소련의 한국전 참전을 미국이 초래한 점, 셋째는 이승만 대통령의 호전적 성향을 우려해 무기를 전폭 지원하지 않은 점, 넷째는 한국전 당시 소위 애치슨(전 미 국무장관) 라인으로 불리는 미국의 방어선에 한국이 포함되지 않은 것, 마지막은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으로 맥아더 장군이 중국의 경고를 무시하고 중공군의 개입을 초래하게 된 것 등이다.

이날 맥클로스키 전 회장의 발표문에 대해 한국전기념재단은 “맥클로스키 전 회장의 개인의 생각을 적은 것일 뿐 재단의 공식 입장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올해 94세인 맥클로스키 전 회장은 더 시간이 흐르기 전에 자신의 생각을 남겨야 겠다는 생각으로 발표문을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맥클로스키 전 회장은 지난해 작고한 존 스티븐스와 같은 부대원으로 한국전에 함께 참전했으며 이것이 인연이 돼 한국전기념재단 초대 회장을 맡았다. 이후 건강상의 이유로 2017년 회장직에서 물러났으며 쿠엔틴 콥 회장이 그 뒤를 이었다. 스탠퍼드 법대를 졸업한 맥클로스키 전 회장은 1967년부터 1983년까지 연방하원의원으로 정계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아리랑을 부르고 있는 바리톤 강주원.
한편, 이날 기념식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성악가 중 한명인 바리톤 강주원씨가 초청돼 애국가와 미국국가를 불렀으며 기념식 끝에는 한국전통 민요인 ‘아리랑’을 불러 참석자들에게 감동을 전했다. 한인들은 물론 쿠엔틴 콥 회장과 돈 리드 이사, 피트 맥클로스키 전 회장도 아리랑을 따라 부르며 6.25기념식을 마무리 했다. 바리톤 강주원씨는 샌프란시스코 오페라단을 거쳐 지금은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단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다.

행사가 끝난 뒤에는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에서 참석자들을 프리시디오 소셜 클럽으로 초청해 식사를 제공했다.
아리랑을 따라 부르는 참석자들.
돈 리드 한국전기념재단 재무이사(오른쪽)가 미국 국가가 제창되는 동안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행사에 참석한 한국전 참전용사.


최정현 기자 / choi@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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