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서 일본과 14년 만에 ‘빅뱅’…KBO, 기술위·감독 선임 박차

한국 야구, 부진 탈출에 사활
현역 감독, 대표팀 이끌지 관심 집중

2023 WBC 대회 방식과 조 편성. MLB 홈페이지 캡처.
내년 3월 열리는 5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에서 일본과 14년 만에 ‘빅뱅’이 성사됨에 따라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국이 대회 준비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WBC 조직위원회가 7일 발표한 대회 일정과 조 편성을 보면 한국을 필두로 일본, 호주, 중국, 그리고 예선 통과국 등 5개 나라는 B조에 편성돼 2023년 3월 9∼13일 일본 도쿄돔에서 1라운드를 치른다.

대만과 더불어 아시아 야구 3강을 자부하는 한국과 일본이 WBC 1라운드에서 격돌하는 건 2009년 2회 대회 이래 14년 만이다. 당시 한국은 1라운드 예선에서 일본에 2-14로 크게 졌다가 시드 결정전에서 다시 만나 1-0으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이후 2013년 대회와 2017년 대회에서 한국은 대만과 1라운드에서 맞붙었다. 공교롭게도 두 대회 모두 한국은 1라운드를 통과하지 못하고 체면을 구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 등으로 6년 만에 열리는 5회 WBC를 앞두고 WBC 조직위원회는 흥행 열기를 끌어올리고자 한일전 빅매치를 1라운드부터 전면 배치한 것으로 보인다.

한일전은 2006년 출범한 WBC가 이른 시간에 정착하는 데 크게 기여한 최고의 흥행카드 중 하나다. 올해 취임한 허구연 KBO 총재는 최근 두 차례 WBC의 실패와 지난해 도쿄올림픽에서의 부진을 씻고 한국 야구가 다시 도약할 찬스로 내년 WBC로 삼고 대표팀의 성적에 사활을 걸겠다고 약속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뛰는 선수 중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데인 더닝(텍사스 레인저스) 등 한국계 선수들의 대표팀 승선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타진하는 이유도 이런 목표와 직결된다.

KBO 사무국은 조만간 기술위원회를 새로 꾸리고 대표팀 감독 선임에 속도를 낼 참이다. KBO는 올해 열릴 예정이던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을 위한 기술위원회를 2월에 꾸렸지만, 대회 성격과 참가 선수들이 전혀 다른 만큼 기술위원회도 그에 걸맞게 일신할 참이다.

WBC는 프로 선수들의 독무대라 감독 선임권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아닌 KBO에 있다. 류대환 KBO 사무총장은 “다음주께 기술위원회 명단을 발표하며, 기술위가 감독도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역 프로야구 사령탑이 WBC 대표팀 지휘봉을 잡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2017년 WBC(김인식),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선동열), 2020 도쿄올림픽(김경문) 등 KBO 사무국이 주도적으로 대표팀을 꾸린 최근 국제대회에서는 현역 감독이 아닌 재야인사가 대표팀을 맡았다. 아시안게임 후 중도 하차한 선동열 전 감독은 역대 야구대표팀 최초의 전임 사령탑이었다.

그간 현역 감독들은 시즌 전 또는 중간에 열리는 국제대회에서 대표팀을 이끄는 것에 부담을 나타냈다. 팀 성적과 대표팀 성적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 어렵다며 난색을 보였고, 이에 베테랑 재야인사들이 태극전사를 이끌었다.

그러나 한국 야구 위상 제고와 인기 회복을 위해 내년 5회 WBC가 무척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야구계에 확산하면서 현장을 가장 잘 아는 현역 프로팀 감독이 대표팀을 이끌고 코치진으로도 가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는 것도 사실이다. 기술위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 팬들의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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