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령 노벨상’ 배터리 선구자 존 구디너프 별세…향년 100세

리튬이온 배터리 소재 개발에 혁신적 성과…90대에도 연구실 출근

배터리를 들고 있는 존 구디너프 교수. 오스틴 텍사스대(The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제공.
2019년 97세의 나이에 노벨화학상을 수상해 역대 최고령 노벨상 수상자로 기록된 화학자 존 구디너프 교수가 별세했다. 향년 100세.

구디너프 교수가 1986년부터 37년간 재직한 오스틴 텍사스대학교는 26일 성명을 통해 구디너프 교수가 전날 타계했다고 밝혔다. 제이 하트젤 텍사스대 총장은 “뛰어난 과학자로서 존이 남긴 유산은 헤아릴 수 없이 많고, 그의 발견은 전 세계 수십억 명의 삶을 개선했다”며 구디너프 교수의 별세를 애도했다.

구디너프 교수는 텍사스대 재임 기간 내내 배터리 재료에 초점을 맞추고 차세대 충전식 배터리를 만들기 위한 과학적 기반을 다지는 연구에 몰두했다. 1979년 그의 연구팀은 리튬 코발트 산화물을 리튬-이온 충전식 배터리에 사용하면 다른 양극재와 함께 고밀도의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이는 리튬 이온 배터리에 쓰이는 안정적인 소재 개발로 이어졌다.

구디너프 교수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리튬이온 배터리 개발을 진전시킨 다른 2명의 화학자 스탠리 휘팅엄(영국), 요시노 아키라(吉野彰·일본)와 함께 2019년 노벨화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당시 상을 수여한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가볍고 재충전 가능하며 강력한 리튬이온 배터리는 휴대전화부터 노트북, 전기자동차까지 모든 제품에 쓰인다”며 “1991년 출시된 이래 우리의 일상을 혁신했다”고 평가했다. 또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은 태양력과 풍력 같은 에너지를 다량으로 저장할 수 있어서 화석연료 없는 세상을 가능하게 한다”고 덧붙였다.

1922년 독일에서 미국인 부모 슬하에 태어난 그는 미 북동부로 이주해 성장기를 보냈으며, 1944년 예일대 수학과를 졸업한 뒤 시카고대학교에서 물리학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1952년 매사추세츠공대(MIT)의 링컨연구소에서 경력을 시작해 24년 동안 근무하며 컴퓨터용 램(RAM) 개발의 토대를 마련했다. 또 궤도 물리학과 현대 자성 이론 분야에서 두드러진 연구 성과를 내며 통신 관련 기기 개발에도 기여했다.

텍사스대에 부임하기 전에는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의 무기화학 연구소 소장을 지내기도 했다. 그는 텍사스대에서 배터리 혁신 기술 개발·연구 활동과 함께 후학 양성에도 열정적이었다고 학교 측은 전했다. 각종 수상으로 받은 상금을 수시로 대학에 기부해 후배 공학도들을 지원했다. 또 90대의 나이에도 여전히 학교에 출근하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너무 일찍 은퇴하지 말라”고 조언했다고 한다.

그는 아내와 70년 넘게 해로하다 2016년 사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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