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김하성 맞대결…신혼여행중 경기장 찾은 한국인 부부 나란히 응원 ‘눈길’

샌디에이고 홈경기 탓에 응원은 일방적…“하성 킴” 연호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 유기철·김지은 씨 부부가 김하성과 이정후의 이니셜이 적힌 유니폼을 입고 응원하는 모습.
이정후와 김하성이 28일 메이저리그(MLB) 개막전 맞대결을 벌인 샌디에이고 펫코파크.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홈구장인 이날 펫코파크에는 경기 시작 3시간 전부터 관중들이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러던 것이 ‘어퍼 데크'(upper deck)라고 하는 7층 높이의 꼭대기 층까지 약 4만명의 관중으로 가득 찼다. 겨우내 기다린 MLB 개막전을 보러 오기 위해서였지만, 꽉 들어찬 펫코파크는 이정후와 김하성 두 한국인 출신 선수의 맞대결에 대한 흥미도 높이는 듯했다.

샌디에이고 홈구장인 탓에 관중들은 1루는 물론, 원정팀 응원석인 3루 할 것 없이 대부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유니폼 물결이었다. 경기장 곳곳에는 김하성의 얼굴이 담긴 대형 배너가 다른 홈팀 선수들과 함께 내걸려 있었다. 이 때문에 응원도 김하성에 일방적이었다. 김하성은 선수 소개부터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팬들의 우렁찬 박수를 받았다.

관중들은 김하성이 타석에 들어설 때면 마치 준비라도 한 듯 ‘하성 킴’을 연호했다. 5회 말 중견 안타를 치며 득점 찬스를 만들 때는 기립 박수를 보냈다. MLB 4년 차를 맞아 이제 샌디에이고 팬이라면 누구나 아는 선수가 된 김하성의 이름이나 이니셜이 적힌 유니폼을 입은 관중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오랜 팬이라는 딜런(33) 씨도 그중 한 명이었다. 딜런 씨는 “김하성은 매우 특별한(unique) 선수다. 그는 전천후(all-round) 플레이어로 파드리스에는 꼭 필요하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정후는 이날 경기가 그동안 꿈꿔왔던 빅리그 첫 무대였지만, 원정 경기인 탓에 관중들의 큰 성원은 받지 못했다. 5회 일본인 유명 투수인 다루빗슈 유로부터 세 번째 만에 MLB 첫 안타를 신고했지만, 펫코파크에서는 함께 기뻐해 줄 관중은 많지 않았다. 오히려 안타 뒤 다루빗슈에 견제사당했을 때 더 큰 박수가 쏟아졌다.

그래도 방송에서는 이정후 타석 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계약, 2022년 한국프로야구 MVP’ 등의 경력을 화면에 보내며 소개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유니폼은 홈팀 물결에 묻혀 쉽게 잘 눈에 띄지 않았다. 이정후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은 더더욱 그랬다.

신혼여행 중인 유기철, 김지은 씨 부부도 펫코파크를 찾았다. 유기철 씨는 “마침 신혼여행 기간과 맞아서 이곳을 찾았다”며 “김하성과 이정후의 개막전 맞대결이라는 역사적 경기를 볼 수 있어서 기쁘다”고 즐거워했다. 유 씨는 이어 “샌프란시스코든, 샌디에이고든 어느 팀이 이겨도 상관없다”며 “키움 팬으로서 이들이 자랑스러울 뿐”이라고 말했다.

김하성과 이정후는 MLB에 진출하기 전에 한국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첫 맞대결은 나란히 안타 1개씩을 기록하고 이정후는 MLB 첫 타점, 김하성은 시즌 첫 득점을 기록했으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6-4로 승리하며 김하성이 판정승을 거뒀다.

이정후와 김하성은 29일에는 야간 경기로 2차전을 치른다. 두 선수는 이날 경기를 시작으로 31일까지 4연전을 치른 뒤 내달 5일부터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홈구장으로 자리를 옮겨 맞대결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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