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말희 시인의 ‘삶에 시향’] 사랑을 하게 되면

사랑을 하게 되면
– 강말희
사랑을 하게 되면
우리 사이에 오솔길을 내어요
다투어 자신을 드러냄 없이
길섶에 수줍게 고개 내민 들꽃으로
바위 틈사이 빼곡한 돌멩이처럼
조화롭게

사랑을 담게 되면
우리 사이에 강을 놓아요
서로의 마음을 이어 흐르며
아집의 바위에 부딪혀 상처내지 않고
유유히 선회하는 흐름의
아량으로

사랑을 품게 되면
우리 사이에 하늘을 보아요
바람이 부는 대로 구름이 가 듯
더 주고 덜 받음에 구애 됨 없이
한없이 서로의 가슴을 열어 품는
순응으로

사랑을 간직하면
우리 사이에 사이를 두어요
온기를 느낄 수 있는 만큼의 거리에서
함께 오솔길을 걷고 강물도 따라 흐르며
사계의 변화 속에서도 변치않는
영원으로
*시와 함께 게재되는 사진은 강말희 시인이 직접 촬영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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