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말희 시인의 ‘삶에 시향’] 칠월이 띄우는 푸른 엽서


칠월이 띄우는 푸른 엽서
– 강말희

그대여
꽃잎이 진다고
행여 고개를 떨구지 마세요
바다에 이는 큰 파도 이랑처럼
청색 보리밭을 출렁일게요

그대여
화덕 같은 떙볕에
행여 푸름마저 태우지는 마세요
퍼붓는 한줄기 소나기로
초원의 생기를 일깨울게요

그대여
초여름 풋열매가 떫다고
행여 외면은 하지 마세요
단맛 알알이 스민 청포도로
햇살이 빛은 과육을 스며줄게요

그대여
내 숨결이 무덥다고
행여 목말라 하지 마세요
갓 길어 올린 깊은 샘물로
뼛속까지 찬기를 부어줄게요

그대여
피지 못한 사랑으로
행여 외로워하지 마세요
창공에 활짝 핀 해바라기 꽃처럼
오직 당신 바라는 마음 전해줄게요
*시와 함께 게재되는 사진은 강말희 시인이 직접 촬영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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