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진 칼럼] 만나보면 그 사람을 알리라

강현진 새크라멘토 한국학교 이사장.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부모를 만나게 되고 형제도 만나고 조국과도 만나게 된다. 이런 만남은 자기의 의사와 상관없이 필연적이고 자연적 관계 속에서 만나는 관계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성장하면서 이웃과 만나게 되고 친구와도 만나고 이성과도 만나게 된다. 이런 만남은 인과적 만남이라고도 하고 상관관계라고도 한다.

인간은 필연적 만남이든 인과적 만남이든 만나서 같이 살기 마련이다. 이런 만남을 불교에서는 인연이라고 말한다. 인연은 전생에 맺어진 관계가 현세에 다시 나타나 인연을 맺으며 산다고 말한다. 그래서 좋은 인연은 오랫동안 관계를 맺으며 살고 좋지 못한 인연은 빨리 버려야 한다고 말한다.

한국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사람이라면 삼강오륜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들었을 것이다. 삼강오륜의 근본 사상도 만남의 관계를 어떻게 유지하고 좋게 끌어 나가야 하는가를 가르쳐 주는 교훈이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만남이다.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누구와 어떻게 관계를 맺으며 사느냐가 그 사람의 인생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는 만남을 통해 행복해 질 수도 있고 불행해 질 수도 있기 때문에 좋은 성장과정 속에서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예의와 상하존중 그리고 애국심 등을 배우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그 사람이 사회 생활을 하면서 어떻게 사느냐, 또 누구와 만나 관계를 유지하느냐 하는 것은 가정에서 부모 형제와 국가 속의 한 인격체로 성장하는 바로미터가 된다. 인격은 품격이고 인간관계는 그 사람의 품위다.

오늘날 젊은 세대들은 나와 부모 형제, 조국에 대한 관계를 가볍게 생각하고 자신이 태어난 조국에 대하여 어떻게 봉사할 것인가를 생각하지 않고 자기 중심으로 생활하기 때문에 오늘날 한국 사회는 무질서한 사회로 전락되어 가고 있다. 요즘 우리 사회를 보면 나와 부모, 형제관계란 각기 떨어진 객체로서 존립하기 때문에 효도하는 것이나 애국심 갖은 것은 생각하지 않고 살아간다. 이런 비윤리적이고 반 사회적 가치관 때문에 부모를 버리고 조국에 배신하는 젊은이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반성해야 한다.

특히 미국에서 살아가고 있는 젊은이들 일수록 부모형제 관계나 이웃, 친구, 동족에 대한 관계를 소홀히 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물론 미국에서 살다 보면 개인주의적 자기 중심의 사고방식에 익숙해 진 것도 사실이지만 그래도 한국인의 예의범절을 알고 그 예의에 따라 이웃 간 또 친구 간의 인격도 존중하는 것을 배워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의 외로운 이민 생활에 위안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만났다 하면 남을 욕하고 헐뜯는 말을 하는 사람들을 종종 보게 된다. 이웃을 욕하고 친구를 욕하는 사람일수록 자신의 행동이 지저분하고 비 도덕적 행동을 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우리는 만나면 좋은 이야기를 하자.

스페인의 유명한 교사이자 성직자였던 발타자르 그라시안의 저서 ‘세상을 보는 지혜’를 보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은 자신을 모르고 남을 비방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잃을 것이 없는 사람과 싸우지 말라고 했다. 특히, 그는 다른 사람의 잘못을 들추는 사람을 자신의 결함을 감추고 자신의 거짓된 행동을 정당화 시키려고 하기 대문에 절대로 상대하지 말라고 했다.

오늘날 미국에서 사는 한인들에게 가장 중요하게 알아야 할 문제는 이웃간의 좋은 관계, 친구간의 좋은 우정을 가지고 정답게 사는 한인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우리는 어느곳에서 살더라도 동족이라는 특수관계를 잊지 말고 서로 이해하고 용서하는 따뜻한 한인사회를 만들도록 하자. 그러면 우리 한인사회는 아름다워지고 살맛나는 이웃관계가 이루어 질 것이다. 사람과의 만남, 대화는 그 사람의 인격을 나타낸다. 공연히 남을 헐뜯는 말로 자신의 인격이 떨어지는 인간관계를 가지지 말기를 당부한다.

끝으로 그라시안의 글 하나만 쓰겠다. “말하라 그러면 내가 너를 알리라. 그리고 너와 관계있는 사람들도 알리라.” 정말 가슴에 새길 명언이다. 독자들에게 그라시안의 ‘세상을 보는 지혜’를 꼭 일독하길 권한다.

강현진 새크라멘토 한국학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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