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진 칼럼] ‘청춘예찬’

강현진 새크라멘토 한국학교 이사장.
지금까지 베이뉴스랩에 시사를 주제로 한 칼럼들을 주로 기고해 왔는데 이번에는 주제를 바꿔 글을 쓰고자 한다.

한국에서 교육 받은 사람이라면 고등학교 국어 시간에 ‘청춘예찬’이라는 단원을 배웠을 것이다. 나도 지금부터 60년전 고등학교 시절에 이 단원을 배웠다. 그 때 국어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이 단원을 암기하라고 숙제를 내 주었다. 글 내용이 3페이지나 되는 장문의 글이었기에 우리는 아우성을 치며 숙제가 길다고 소리를 쳤다. 그러나 선생님은 청춘예찬 글을 한 학년이 끝날 때까지 매 수업마다 한 학생을 세워놓고 암기를 시켰다. 그 때 암송하지 못하면 회초리로 손바닥 5대씩 맞았다. 우리는 그 선생님을 청춘이라는 별명으로 불렀다.

그렇게 청춘예찬 수업을 받던 시간도 흘러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도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면서 내가 배웠던 청춘예찬을 학생들에게 들려주며 그 때 국어 선생님의 이야기를 내 학생들에게 자주 하곤 했다. 지금도 나는 종종 청춘예찬을 마음속으로 암송하며 그 때를 추억한다. 청춘예찬은 세월이 흐를 수록 나의 가슴속에서 용솟음 치고 있다. 그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청춘! 이는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다. 청춘! 너의 두 손을 가슴에 대고, 물방아 같은 심장의 고동을 들어 보라. 청춘의 피는 끓는다. 끓는 피에 뛰노는 심장은 거선(巨船)의 기관(汽罐)같이 힘있다. 이것이다. 인류의 역사를 꾸며 내려온 동력은 바로 이것이다. 이성(理性)은 투명하되 얼음과 같으며, 지혜는 날카로우나 갑 속에 든 칼이다. 청춘의 끓는 피가 아니더면, 인간이 얼마나 쓸쓸하랴? -중략- 청춘의 피가 뜨거운지라, 인간의 동산에는 사랑의 풀이 돋고, 이상(理想)의 꽃이 피고, 희망(希望)의 놀고 뜨고, 열락(悅樂)의 새가 운다. 사랑의 풀이 없으면 인간은 사막이다. 오아시스도 없는 사막이다. -중략- 이상! 우리의 청춘이 가장 많이 품고 있는 이상! 이것이야말로 무한한 가치를 가진 것이다. -중략- 보라, 청춘을! 그들의 몸이 얼마나 튼튼하며, 그들의 피부가 얼마나 생생하며, 그들의 눈에 무엇이 타오르고 있는가? -중략- 이것은 피어나기 전인 유소년(幼少年)에게서 구하지 못할 바이며, 시들어 가는 노년(老年)에게서 구하지 못할 바이며, 오직 우리 청춘에서만 구할 수 있는 것이다. 청춘은 인생의 황금 시대(黃金時代)다. 우리는 이 황금 시대의 가치를 충분히 발휘하기 위하여, 이 황금 시대를 영원히 붙잡아 두기 위하여, 힘차게 노래하며 힘차게 약동하자!’

나는 이 글을 10년전에도 모 신문에 기고 했다. 그런데 지금 또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시간이 한참 흐른 지금 나의 꿈과 이상이 어떻게 변했으며 앞으로 나의 삶이 어떻게 변할 것인가를 상상해 보았기 때문이다. 나는 60년이 지난 지금도 젊은 날의 고민 속에서 방황하던 때를 회상하며 나의 남은 여생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상상해 본다. 그러나 지금도 젊은 날의 꿈을 잊지 못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도 이런 글을 쓸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사람은 누구나 시간이 흐르면 과거라는 무서운 함정속에 파묻히게 된다. 그 때 우리는 빨리 그 함정에서 벗어나 자유스럽고 평화스러운 마음으로 돌아가야 한다. 나는 지금도 시간이 날 때면 나의 젊은 날의 고민을 되새기며 나의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한다. 누구나 시간이 있으면 자신의 아름다운 젊은 날의 추억을 회상하며 오늘을 힘차게 살아 나가기를 바란다. 이런 의미에서 청춘예찬은 나에게 큰 희망을 주는 활력소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그 용기와 힘을 준 국어 선생님을 생각한다. 선생님은 정말로 훌륭한 인생의 안내자이고 삶의 용기를 주는 은인이라는 것을 세월이 흐를 수록 더 깊이 느끼게 된다.

오늘날 과학이 발달하고 인공지능(AI)이 사람을 역할을 대신하고 생명을 좌우하는 의학의 영역에까지 그 역할이 미치고 있지만 아직까지 영원한 청춘을 만드는 기술은 없다. 만약 그런 기술이 발명된다면 세상은 어떻게 변할까. 상상의 나래를 펴본다.

독자들에게 청춘예찬의 글을 요약해 싣는 점에 대해 양해를 구한다. 다음은 ‘역사가 주는 교훈’에 대해 글을 쓰고자 한다.

강현진 새크라멘토 한국학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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