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서 ‘반 APEC’ 대규모 시위 예고…경계강화

12일부터 100개 단체 '반APEC' 연합 2만명 참석…15∼17일에

지난해 방콕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 당시 시위 모습. 자료사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가 개막한 샌프란시스코에 대규모 시위도 예고돼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12일 ABC 뉴스 등에 따르면 100개 이상의 단체로 구성된 ‘APEC 반대'(No to APEC) 연합은 이날부터 APEC 회의 기간 내에 샌프란시스코 시내와 행사장 주변에서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대부분 환경 및 노동 단체들로 구성된 이 연합은 APEC과 같은 정상회의에서 체결된 무역 협정이 노동자와 그 가족을 착취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시위대에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 등에 항의하는 친팔레스타인 시위대도 가세했다. 팔레스타인 청년 운동 단체의 수잰 알리는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에서 이스라엘에 무기를 공급한 것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시위대는 총 2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시위는 21개 회원국 정상이 대거 참석하는 15∼17일에 회의장인 모스코니센터 주변을 중심으로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샌프란시스코시와 경찰은 행사장 주변에 3m 높이의 철제 울타리를 설치하고, 행사장 일대 도로를 전면 폐쇄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또 철도역과 공항 등에서 검문검색도 강화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가 개막한 11일 샌프란시스코 회의장인 모스코니센터 주변에 철제 울타리가 세워져 있다.
빌 스콧 샌프란시스코 경찰서장은 “하루에도 몇 번의 시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다만, 얼마나 많은 시위가 있을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위대의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경고했다. 그는 “시위대가 샌프란시스코에서 헌법상의 권리를 행사하는 것을 환영하지만, 폭력 행위 등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필요시 체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APEC 정상회의 등 국제행사를 앞두고 대규모 시위에 따른 충돌은 빈번하게 있어 왔다. 1999년 시애틀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총회 기간 약 5만명의 시위대가 경제 자유화에 반대하는 격렬한 시위를 벌여 회의 시작이 지연되기도 했다.

2019년 칠레에서는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지하철 요금 인상에 대한 불만이 사회 불평등에 대한 분노로 번지면서 대규모 시위가 열흘 넘게 이어졌다. 이에 혼란을 틈탄 방화와 상점 약탈 등으로 치안이 불안해지면서 APEC 정상회의가 결국 취소됐다.

지난해 태국 방콕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 때에는 회의 반대 및 반정부 시위 등이 벌어지며 시위대가 경찰 간 물리적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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