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독립운동 역사, 세계에 알린다…SF한인회·반크 ‘글로벌 웹사이트’ 개설

SF한인회·반크·김진덕정경식재단 공동 추진
독립운동가 7인 삶과 업적 디지털 전시
7인 다큐 영상으로 독립운동 발자취 조명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 한인회,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 김진덕정경식재단이 공동 추진해 개설한 글로벌 웹사이트 화면. 이 웹사이트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활동했던 도산 안창호, 장인환, 전명운 의사, 이대위 목사, 김종림 선생, 유일한 박사, 우당 이회영 선생 등의 다큐영상을 포함한 독립운동가들의 삶과 활동이 소개돼 있다. 사진=코리아 히어로즈 웹사이트 캡처.

120여 년 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했던 한인 이민 선조들의 역사를 전 세계에 알리는 글로벌 웹사이트가 구축됐다. 샌프란시스코 한인회관에 전시된 독립운동가들의 삶과 활동을 디지털 공간으로 확장해, 세계 어디에서나 미주 독립운동의 역사를 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 한인회(회장 김한일)는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단장 박기태), 김진덕·정경식재단(대표 김한일·이사장 김순란)과 공동으로 미주 독립운동의 역사를 소개하는 글로벌 웹사이트 ‘코리아 히어로즈’(https://koreaheroes.com)를 구축해 공개했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 한인회가 한인회관에 조성한 독립운동 역사 전시를 온라인으로 확장하고, 샌프란시스코와 캘리포니아를 중심으로 펼쳐진 미주 독립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차세대 한인과 전 세계 재외동포, 일반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추진됐다.

특히 샌프란시스코가 단순한 초기 한인 이민 정착지가 아니라, 120여 년 전 조국의 독립을 위한 조직이 결성되고 독립운동 자금이 모였으며 한국인의 독립 의지가 세계에 알려진 역사적 도시라는 점에 주목했다. 이를 통해 샌프란시스코를 대한민국 ‘독립운동의 성지’로 조명한다는 취지다.

웹사이트는 ‘미국 땅에서 조국의 자유를 위해 싸운 영웅들’이라는 주제 아래 샌프란시스코 한인회관에 전시된 주요 독립운동가 7명의 생애와 활동을 소개한다. 도산 안창호 선생을 비롯해 장인환·전명운 의사, 이대위 목사, 김종림 선생, 유일한 박사, 우당 이회영 선생 등 미주 독립운동사와 대한민국 독립운동의 주요 인물들이 그 주인공이다.

도산 안창호 선생은 1905년 샌프란시스코에서 공립협회를 결성해 초기 한인사회의 조직적 기반을 마련했다. 이후 흥사단을 창립하고 민족의식 고취와 독립운동에 헌신한 지도자로 소개된다.

장인환·전명운 의사는 1908년 샌프란시스코 페리빌딩에서 일본의 한국 침략을 옹호했던 미국인 외교고문 더럼 스티븐스를 저격한 인물들이다. 두 의사의 의거는 일제의 침략에 저항하는 한국인의 독립 의지를 미국 사회에 알린 역사적 사건으로 평가된다.

이대위 목사는 상항한인연합감리교회 목사이자 대한인국민회 총회장으로 활동하며 미주 한인들의 권익 보호와 독립운동 자금 모금에 앞장섰다. ‘백미대왕’으로 불린 김종림 선생은 캘리포니아에서 벼농사로 축적한 재산을 독립운동에 지원하고 대한민국 임시정부 비행학교 설립을 주도했다.

유한양행 창업자인 유일한 박사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전략정보국의 냅코 작전에 참여해 조국의 독립을 위한 활동에 나섰다. 우당 이회영 선생은 전 재산을 독립운동에 바치고 신흥무관학교 설립을 통해 만주지역 무장 독립투쟁의 기반을 마련했다. 이회영 선생의 주요 활동 무대는 만주와 중국이었지만, 가문의 재산과 기득권을 포기하고 조국의 독립에 헌신한 정신을 차세대에 전한다는 취지에서 이번 전시에 포함됐다.

이번 웹사이트의 특징은 독립운동가들의 생애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도와 다큐멘터리 영상을 활용해 미주 독립운동의 역사를 입체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이다. 웹사이트는 크게 독립운동가 7인의 생애와 업적을 소개하는 인물 콘텐츠, 미국 내 독립운동 활동 거점과 이동 경로를 살펴보는 지도 기반 콘텐츠, 인물별 역사 다큐멘터리 영상으로 구성됐다.

독자들은 인물 소개를 통해 각 독립운동가가 어떤 시대적 배경에서 활동했는지 살펴볼 수 있다. 지도 콘텐츠에서는 미국 내 주요 활동 장소와 이동 경로를 통해 독립운동이 특정 인물이나 한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도시와 한인 공동체를 연결하며 전개됐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샌프란시스코를 중심으로 초기 한인사회가 형성되고, 독립운동 조직과 자금 지원 활동이 미국 각 지역으로 확산된 과정을 지리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이 의미 있다. 독립운동가들의 생애와 활동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상도 마련돼 한글학교 학생과 차세대 한인 청소년들의 역사 교육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김한일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 한인회장은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샌프란시스코 한인회관에 모셔진 선열들의 기록을 이제 디지털 공간으로 확장해 전 세계 어디에서나 접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매우 뜻깊은 사업”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오늘날 대한민국의 번영과 미주 한인사회의 발전은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모든 것을 내놓았던 선열들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그분들의 역사를 기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 아이들에게 전하고 세계에 알리는 것이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미국에서 태어나고 성장하는 차세대 한인들이 자신들이 살고 있는 샌프란시스코와 캘리포니아 곳곳이 대한민국 독립운동의 중요한 역사적 현장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기를 바란다”며 “자신이 살아가는 지역의 역사 속에서 한인으로서의 뿌리와 정체성을 발견할 수 있도록 한인회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박기태 반크 단장도 샌프란시스코의 역사적 의미를 강조했다. 박 단장은 “샌프란시스코는 도산 안창호 선생의 공립협회 결성부터 장인환·전명운 의사의 의거, 이대위 목사와 김종림 선생의 헌신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독립운동의 중요한 역사가 시작되고 이어진 독립운동의 성지”라고 평가했다.

박 단장은 “120년 전 이름 없는 한인 노동자들이 피땀 흘려 모은 기부금과 편지 한 장, 그리고 목숨을 건 행동들이 대한민국 독립의 든든한 초석이 됐다”며 이번 웹사이트가 전 세계 재외동포에게는 자긍심과 역사적 뿌리를, 세계 시민들에게는 자유와 정의의 가치를 전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순란 김진덕·정경식재단 이사장은 미주 독립운동의 역사가 유명 독립운동가 몇몇의 업적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미주 독립운동의 역사는 몇몇 독립운동가만의 역사가 아니라 낯선 땅에서 고된 노동을 하면서도 조국의 독립을 위해 자신의 삶과 재산을 기꺼이 내놓았던 수많은 한인들의 역사”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미주 한인사회가 선조들의 역사를 기념하고 역사적 현장을 보존하는 데 힘써왔다면 이제는 그 역사를 다음 세대가 자신의 이야기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연결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차세대 한인들이 자신이 살아가는 지역에서 독립운동의 흔적을 발견하는 것이 정체성 확립에도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반크 권소영 연구원은 “미주 독립운동은 대한민국 독립운동사의 중요한 한 축임에도 일부 유명 인물을 제외하면 그 규모와 의미가 충분히 알려지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독립운동가 개개인의 업적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들이 미국의 어떤 공간에서 서로 연결되고 한인사회와 어떤 관계를 맺으며 독립운동을 이어갔는지를 보여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구승현 반크 연구원도 “안창호 선생의 공립협회 결성, 장인환·전명운 의사의 의거, 김종림 선생의 독립운동 자금 지원 등 서로 다른 활동을 하나의 흐름으로 살펴보면 미주 독립운동이 사람과 조직, 자금과 행동이 함께 만들어낸 한인 공동체의 역사였다는 점이 분명하게 드러난다”고 밝혔다.

이번 웹사이트 구축은 샌프란시스코 한인회관의 역사·문화적 역할을 확대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 한인회는 한인회관에 마련된 독립운동 역사 전시를 통해 초기 미주 한인사회의 독립운동을 소개해 왔으며,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한인회관을 직접 방문해야만 접할 수 있었던 역사 자료와 인물 이야기를 온라인으로 확장하게 됐다.

세 기관은 앞으로 전 세계 180여 개국 재외동포 사회를 비롯해 한글학교, 현지 정규학교, 도서관 등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웹사이트와 다큐멘터리 영상 자료를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이다.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 한인회도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한인회관을 지역 커뮤니티의 활동 공간을 넘어 미주 한인 이민사와 독립운동의 역사를 보존하고 교육하는 역사·문화 공간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

무엇보다 이번 사업은 초기 한인 이민 선조들의 희생과 헌신을 과거의 기록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미국에서 태어나 성장하는 한인 청소년들이 자신들의 역사와 정체성을 발견할 수 있도록 연결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가 금문교와 같은 세계적 관광명소뿐 아니라 대한민국 독립운동의 중요한 역사가 시작되고 이어진 도시로 세계인들에게 기억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정현 기자 / choi@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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