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로보택시, 24시간 영업개시 후 구급차량 방해사례 급증 ‘우려’

올들어 로보택시의 긴급차량 방해 70건…24시간 운행허용 20일간 18%

샌프란시스코에서 영업을 시작한 로보택시. 사진 NBC Bay Area 뉴스 캡처.
샌프란시스코에서 운행 중인 자율주행 택시(로보 택시)가 긴급 구조차량의 운행을 방해하는 사례가 올해 70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로보 택시들이 24시간 운행을 시작한 후 방해 사례는 급증했다.

4일 샌프란시스코 소방 당국이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로보 택시가 본격 시범 운행을 시작한 지난해 4월부터 지난달까지 소방차 및 구급차가 이 무인 자율주행 택시로부터 방해를 받은 사례는 73건에 달했다.

이 중 올해에만 전체의 대부분인 70건이 발생했다. 특히, 24시간 영업이 전면 허가된 지난달 9일 이후 약 20일 동안에는 13건이 발생해 올해 발생 건수의 약 18%를 차지했다. 경찰에 접수된 일반 교통 방해 사례 등을 합치면 건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

미국 최대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 자회사 크루즈와 구글의 자율주행 계열사인 웨이모는 각각 작년 2월과 3월부터 로보택시 시범 운행을 시작했다. 이들 로보 택시는 시범 운행기간엔 밤에만 운행해오다가 지난달 9일 캘리포니아주 당국으로부터 24시간 영업 허가를 받았고, 이에 운행 차량도 확대했다.

크루즈와 웨이모는 총 550대의 차량을 운행 중이다. 그러나 사고 건수가 늘어나면서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달 14일 오후 10시 45분께에는 샌프란시스코 시내에서 크루즈 2대가 택시에 친 한 보행자를 이송하려던 구급 차량을 방해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환자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병원 도착 20∼30분 만에 사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로보택시의 긴급 구조차량 방해 여부에 대해선 양쪽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소방 당국은 “크루즈가 길을 막고 있어 진입과 이송이 어려웠다”고 주장했으나 크루즈 측은 “동영상 확인 결과 방해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지난 17일 오후 10시께에는 시내 텐더로인 지역의 한 교차로에서 승객을 태우고 이동하던 로보택시 크루즈가 파란불을 보고 교차로에 진입했을 때 때마침 사고 신고를 받고 긴급 출동 중이던 소방차와 충돌하기도 했다. 이 사고로 승객 1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고, 크루즈는 소방차에 오른쪽 옆 부분을 들이받힌 뒤 멈춰 섰다.

지난 11일에는 크루즈 택시 10대가 해변의 한 거리에 멈춰 서 있어 15분 이상 차량 정체를 일으키는가 하면, 한 공사장 주변에서는 크루즈 택시가 꿈쩍도 못 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그동안 샌프란시스코 소방 당국과 경찰은 로보 택시가 긴급 차량에 대한 인식이 떨어진다는 이유 등으로 도입을 꾸준히 반대해 왔다. 캘리포니아주 정부는 조만간 로보 택시 운행에 대한 새로운 규제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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