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선조들의 뜨거운 조국애 담은 ‘독립운동가 동상’ 1년여 제작 끝에 SF한인회관에 세워져

도산 안창호, 우당 이회영, 유일한 박사 입상에
이대위 목사, 김종림 선생 흉상도 새로 설치돼
“선조들의 위대한 업적 후세들에 전할 수 있어 기뻐”

샌프란시스코 한인회관에 독립운동가 동상 5점이 새로 설치됐다. 사진은 우당 이회영 선생(왼쪽)과 유일한 박사 입상 모습.
지난 1년여간 한국에서 제작돼 왔던 독립운동가 동상이 드디어 샌프란시스코 한인회관에 세워졌다. 이민 120주년과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샌프란시스코 지역 한인회가 한인회관 보수공사와 함께 한인 이민 역사박물관 설치의 일환으로 추진했던 도산 안창호, 유일한 박사, 우당 이회영, 이대위 목사, 김종림 선생의 동상이 완공돼 한인회관 코트야드에 자리를 잡은 것이다.

샌프란시스코 지역 한인회(회장 김한일)은 지난 2일 한인회관에서 한인들과 언론인 등을 초청해 동상설치와 관련한 설명회를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한인회 임원들을 비롯해 지난 동상을 제작해 한인회관에 설치한 한국의 공간미술 박상규 대표, 동상을 제작한 조각가 유재흥 교수, 그리고 홍성찬 부장도 자리를 함께했다. 특별히 LA에 거주하는 우당 이회영 선생의 증손녀인 이혜진 씨도 이날 행사에 참석했다.

김한일 회장은 “이민 선조들께서 조국의 독립을 위해 애쓰셨던 위대한 업적들을 새로 설치된 동상들을 통해 기억하고 후세들에게 전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며 “동상들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AR, VR을 통해 선조들의 뜨거운 조국애를 가슴에 새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순란 한인회관 건축위원장은 “오늘 설치된 동상들은 모두 우리 조국인 대한민국을 지켜주신 독립운동가 분들”이라며 “이분들께서 활동하셨던 곳에서 같이 숨을 쉬고 애국애족의 정신을 이어 나갈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너무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동상제작을 총괄한 공간미술 박상규 대표는 “미국에서 이렇게 좋은 장소에 독립운동가 동상을 세울 수 있다는 것이 새삼 자랑스럽고 또 고맙다”며 “이렇게 좋은 일에 앞장서신 김한일 한인회장님과 한인회 관계자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동상을 직접 제작한 조각가 유재흥 교수는 “샌프란시스코 한인회관에 설치된 독립운동가 동상은 근엄하면서도 친근하고 바라보는 것만이 아닌 함께 앉아보고 악수도 나누며 하이파이브를 할 수 있도록 소통에도 중점을 뒀다”며 “동상의 의미가 큰 만큼 열정적으로 작업을 했고 저의 자녀들에게도 자랑할 만큼 자부심이 생기는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이날 샌프란시스코 한인회관에서 모습을 드러낸 동상은 모두 5점이다. 샌프란시스코 지역에서 독립운동을 펼치셨던 도산 안창호 선생은 의자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모습으로 옆에 함께 앉아 볼 수 있으며, 우당 이회영 선생은 손을 잡고 악수를, 스탠퍼드에서 수학하셨던 유일한 박사는 하이파이브를 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이외에도 상항한인감리교회 창립에 참여하고 공립협회와 대한인 국민회 총회장을 역임하는 등 샌프란시스코에서 도산 안창호와 함께 독립운동을 활발히 펼치셨던 이대위 목사와 쌀농사로 거부가 된 뒤 독립운동을 지원하고 흥사단 참여는 물론 노백린 장군과 함께 새크라멘토 인근 윌로우스에 비행사 양성소를 설립한 김종림 선생의 흉상도 새로 자리를 잡았다.

이대위 목사와 김종림 선생의 흉상은 샌프란시스코 한인회관에 이미 설치되어 있던 장인환, 전명운 의사의 흉상과 같은 형태로 제작돼 통일성을 기했다. 또한 장인환, 전명운 의사의 동상은 그대로 유지하되 좌대는 새로 제작해 역시 새로 설치된 동상과 통일성을 갖도록 했다.

입상인 경우 동상 옆에 별도의 안내판을 설치해 관람자의 이해를 돕도록 했으며 흉상인 경우 좌대 옆에 설명을 음각으로 새겨 넣었다.

샌프란시스코 한인회가 이날 독립운동가 동상 5점을 새로 설치하며 한인회관에 세워진 동상은 장인환, 전명운 의사의 흉상을 합해 모두 7점으로 늘어났다.

이날 설명회 참석자들은 한인회와 공간미술 관계자의 설명을 들은 뒤 도산 안창호 선생 동상 옆에 앉아보고, 우당 이회영 선생의 손을 잡고 유일한 박사와 하이파이브를 하는 등 독립운동가들의 숨결을 느껴보는 시간을 가졌다. 증조부인 우당 이회영 선생의 동상 앞에선 이혜진 씨는 “감격스럽다”고 밝혔으며, 한인감리교회 교인인 조종애 SF라인온스 클럽 회장은 이대위 목사 흉상 앞에서 “누군가는 했어야 하는 일인데 샌프란시스코 한인회에서 이런 일을 앞장서 해 주시니 감사한 마음”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김한일 회장은 내년 1월 경 공식적인 한인회관 개관식을 개최한 뒤 동상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으며 앞으로 샌프란시스코 한인회관은 지역에 관계없이 북가주 모든 한인들이 이용하는 공간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임도 함께 밝혔다.
동상 설치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김한일 회장.
새로 설치된 도산 안창호 선생 동상. 동상은 의자와 함께 제작돼 보는 것 뿐만 아니라 앉을 수도 있도록 했다.
새로 설치된 도산 안창호 선생 동상. 동상은 의자와 함께 제작돼 보는 것 뿐만 아니라 앉을 수도 있도록 했다.
새로 설치된 도산 안창호 선생 동상. 동상은 의자와 함께 제작돼 보는 것 뿐만 아니라 앉을 수도 있도록 했다.
우당 이회영 선생 동상. 동상 오른쪽으로 설명이 적힌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유일한 박사 동상.
이대위 목사 흉상. 아래 좌대 왼쪽으로 동상에 대한 안내글이 새겨져 있다.
김종림 선생 흉상. 아래 좌대 왼쪽으로 동상에 대한 안내글이 새겨져 있다.
한인회관 대강당 안에 설치된 장인환 의사 흉상. 동상은 지난 2003년 6월 9일 설치됐으며, 아래 좌대는 이번에 새로 설치가 됐다.
한인회관 대강당 안에 설치된 전명운 의사 흉상. 동상은 지난 2003년 6월 9일 설치됐으며, 아래 좌대는 이번에 새로 설치가 됐다.
동상 설치 소감을 밝히고 있는 김순란 건축위원장.
우당 이회영 선생의 증손녀인 이혜진 씨.
동상을 제작을 총괄한 한국의 공간미술 박상규 대표.
동상을 제작한 조각가 유재흥 교수.
새로 설치된 동상 옆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참석자들.
안창호 동상 옆에 앉아 사진 촬영을 하고 있는 참석자들.
설명회가 끝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참석자들.


최정현 기자 / choi@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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